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영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92036740
· 쪽수 : 607쪽
· 출판일 : 2009-01-14
책 소개
목차
1. 1841년 6월 26일, 깊은 밤
2. 올드 제이컵
3. 살인
4. 표류하는 사체
5. 도시의 두뇌
6. '초록 거북이'의 소굴
7. 살인 사건 뉴스
8. 수사의 시작
9. 공터
10. 존 컬트
11. 살인 후
12. 대니얼 페인의 죽음
13. 그의 무모함은 걷잡을 수 없어라
14. 머나먼 그곳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가
15. 일요예배
16. 사형수
17. 탄식의 다리
18. 툼스 교도소
19. 프리티 핫 콘 걸의 동생
20. 루비 펄의 비행
.
.
.
60. 팔라스 여신의 흉상 아래서
61. 살인유희
62. 그가 아니라면 누구란 말인가
63. 갈가마구를 잡아라, 그러면 우리 모두 차를 마시게 될 테니
64. 검은 새
65. 앤 런치의 사교 모임
66. 다시 '초록 거북이'의 소굴로
67. 시인이 꾸는 꿈
68. 터틀 베이
69. 죽은 자는 잠시 움직임이 없다
70. 종소리
71. 그리고 마침내 생존이라는 신열이 가라앉다
작가의 말
감사의 말
리뷰
책속에서
“네버모어(Nevermore).”
포가 말했다. 헤이스로는 이해할 수 없는 말이었다.
“에버모어(Evermore).”
그러고는 다시 한 번 말했다.
“네버모어.”
포는 계속해서 그렇게 중얼거리고 있었다. 헤이스는 뭔가에 사로잡힌 이 남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그의 이름을 세 차례나 반복해서 불러야 했다.
“잘 들으시오. 얼마 전 감방에 있을 때, 존 콜트가 선생이 쓰신 <마리 로제의 미스터리>가 실린 잡지를 내게 주었소. 후속편은 딸이 구해주었지요. 1, 2부 모두 매우 흥미롭게 읽은 터라 마지막 결말과 선생이 내놓을 범죄 해결책을 기다리고 있소이다. 지금까지 나를 괴롭히고 있는 범죄와 그 범죄의 해결책 말이오. 포 선생, 메리 로저스 양을 아시오?”
헤이스는 답을 기다린다. 이 남자, 그의 당혹스런 얼굴, 명백하게 드러나는 고통. 결국 아무런 대답이 없자 헤이스가 말한다.
“포 선생, 경고할 테니 잘 들으시오. 용의자가 얼마나 영리한지 얼마나 어리석은지, 얼마나 선량한지 얼마나 사악한지 확신이 필요할 때, 얼굴표정과 일치하는 상대의 생각이 무엇인지 알아야 할 때, 나는 내 자신의 얼굴 위에 최대한 근접하게 그자의 인상을 얹어봅니다. 그런 다음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지요. 내 머릿속에 어떤 생각과 감정이 떠오르는지 볼 수 있을 때까지 말이오. 어떨 때는 마치 맞춘 것처럼 나의 심장이 내가 알고 싶은 바로 그자의 심장과 통하기도 한다오.”
그러자 포가 절망적인 눈을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머리는 여전히 축 늘어뜨린 상태였지만, 헤이스는 그의 마음의 창에서부터 흘러나오는 고통을 느낄 수 있었다.
“알았습니다.”
포가 중얼거리듯 말했다.
“그녀를 알았습니다.”
“내 딸의 말로는 소설 마지막 회에 로저스 양의 살인자를 밝힐 계획이라고 하더군요.”
포는 이제 가까스로 몸을 일으켜 똑바로 앉았다.
“다시 한 번 말하겠소. 선생과 메리 로저스는 어떤 관계였소?”
“우리는......”
포는 우물거릴 뿐 대답을 못한다.
“메리는....... 나는......”
순간 상급 치안관의 귓가에 총소리가 들려왔다. 적어도 열두 번은 됐다. 멀리서 메아리쳐 들려오는 소리였다. 수면 위를 흐르는 바람에 실려 나무가 자란 대지와 물 흐르는 강을 건너 들려오는 소리, 먼 거리에서부터 숨죽인 채 들려오는 탕 소리, 철컥 소리. 어둑한 새벽 공기가 흐느끼듯 떨려왔다.
헤이스는 총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추정되는 서쪽을 향해 신경을 집중했다.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아무것도 없었다.
새벽은 다시, 강물 소리만 출렁거리는 정적과 침묵의 시간으로 돌아왔다.
헤이스는 보이지 않는 것, 수 마일이나 떨어진 곳에 있어 볼 수 없는 것을 보기 위해 애쓰며, 온통 어둠뿐인 나무와 숲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고개를 돌렸을 땐, 바지선이 맥없이, 이백 년 전 처음 그곳에 발을 디딘 네덜란드인의 이름을 따 지은 스파이튼 다이빌(Spuyten Duyvil)을 향해 가고 있었다.
‘악마를 물리치고(In spite of the dev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