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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기타 국가 소설
· ISBN : 9788992036900
· 쪽수 : 380쪽
· 출판일 : 2009-07-08
책 소개
목차
의과대학에 입학하는 방법, 1부
머피의 모든 것을 꺼내라
의과대학에 입학하는 방법, 2부
청색경보
기나긴 이동
윈스턴
엘리
그 후
집요한 파도
야간비행
접촉자 추적
동이 트기 전
용어 해설
감사의 말
옮긴이의 글
리뷰
책속에서
“됐어요.”
“이제 가망 없습니다.”
내가 말한다. 비행복 밑으로 땀이 흐른다.
“그만 하세요.”
나는 기수 쪽으로 가서 말한다.
“됐어요, 이제 그만합니다.”
니키가 CPR를 멈추자 애미엘 씨는 내내 자력으로 생명으로 유지할 수 없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모니터에 완벽한 일직선이 뜬다.
마커스가 말한다.
“10분 전부터 수평 비행 중이었어요. 방해가 될까봐 이야기하지 않았고요.”
내가 대답한다.
“고맙습니다. 모두 고맙습니다.”
시트를 가슴까지 덮어 깔끔하게 싸맨다. 내가 시트를 얼굴 위로 끌어올리려고 하자 니키가 말린다.
“부인한테 얼굴 덮어도 되느냐고 물어봐야죠. 싫어하는 사람도 있는데.”
내가 다시 뒤쪽으로 걸어간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두 분이서 조용히 보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드릴까요?”
“작별 인사는 이미 며칠 전에 했어요.”
애미엘 부인이 말한다. 그녀는 허탈한 표정이지만, 기다리던 사태가 벌어졌으니 마음이 놓인 듯 좀 더 느긋해진 표정이기도 하다.
“시신의 얼굴을 덮을까요, 말까요?”
“알아서 해주세요. 가장 괜찮은 쪽으로.”
- '야간 비행' 중에서
스리는 접힌 부분이 누렇게 변색되었고 힘줄처럼 축축한 그물 조직의 덮개를 자르기 시작했다. 냄새가 고약했다. 먼저 스리는 뼈가 달린 고기를 자를 때처럼 검지를 기울여 아래쪽으로 메스를 움직였다. 덮개에 자국이 남기는 했지만, 벌어지기는 커녕 안쪽으로 불룩해졌다. 스리는 메스 날을 위로 돌리고, 덮개의 가장자리를 들어 메스를 안으로 넣었다. 톱질하듯 메스를 앞뒤로 움직이자 덮개가 잘리면서 실이 꼬였다.
천이 속삭였다.
"가위를 쓰면 어떨까?"
해부학 실습 조교인 해리슨 선생이 세 사람의 테이블로 다가와 의학계로 입문한 것을 축하하며 말했다.
"이 근사한 시체가 너희들에게 첫 번째 환자다. 따라서 품위 있고 예의 바른 태도로 대하기 바란다. 너희들은 주어진 재능을 늘 명심하고 환자를 귀하게 대해야 한다."
- 41~42쪽, '머피의 모든 것을 꺼내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