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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42330032
· 쪽수 : 356쪽
· 출판일 : 2025-09-17
책 소개
목차
I
제로섬
끈적끈적 아저씨
상사병
참새
한기
저 데려가세요, 공짜예요
II
자살자
III
베이비 모니터
괴물둥이
사망 전후 이론
실제 상황입니다
M A R T H E : 국민투표
감사의 말 • 355
리뷰
책속에서

그녀는 여전히 탁월했고 오히려 전보다 자신감이 충만했다. 수업 시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M의 도발적인 질문에 답했다. 한번은 다른 학생들은 알 가능성이 작고 심지어 M 교수조차 (어쩌면) 잊었을 수 있는 그의 예전 견해를 과감하게 언급한 적도 있었다. (…중략…) 하지만 얼마나 대담한 질문인지는 M만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었다. 그는 다시 한번 얘기해달라고 하더니 마치 못 들은 사람처럼,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광택이 거의 죽은 테이블 저쪽 끝에서 그녀를 빤히 쳐다보기만 했다. 눈가에 주름이 잡혔다가 다정했던 눈빛이 점점 해석할 수 없는 무표정한 눈빛으로 바뀌었다. 그는 입가를 실룩였지만,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어색한 정적 속에서 모두가 침묵을 지켰다. 바위를 스치듯 흐르는 물처럼 그 순간이 지나갔다.
하지만 서서히 변화가 일어났다. 이후 몇 주 동안 M은 K에게 매주 제출하는 서평 보고서를 다시는 낭독해달라고 하지 않았다. M의 시선은 오크 테이블 이쪽, 저쪽을 가차 없이 움직였지만, 그의 눈에 K는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제로섬> 중에서
우리 뱃속에 풀처럼 들러붙은 소문. 없어지지 않을 소문. 우리를 자극하고 뒷덜미 털을 솟게 만드는 소문.
그런 동요 속에서― 끈적끈적 아저씨가 등장했다.
우리는 학교 구내식당에서 고개를 숙이고 너풀거리는 긴 머리를 한데 모았다. 뜨겁고 축축한 손바닥으로 끈적끈적한 테이블을 내리치며 울분을 터뜨렸다. 토 나올 것 같아! 변태들! 감정을 억누르고 격한 표현을 삼켰다.
우리 중 한 명이, 가장 나이가 많지는 않지만 가장 분개했고, 얼마 전에 아버지에게 온 가족이 버림당한 (“아빠는 그걸 다르게 표현할 방법이 있었을 거라고 확신해.”) 친구가 볼펜을 집더니 공책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돼지들! 멱을 따도 할 말 없어.
고추가 잘려도 할 말 없어.
그러고는 배꼽을 잡고 미친 듯이 웃었다. ‘여성’스럽지도 ‘소녀’답지도 않게 천박하게 껄껄대며 웃었다.
-<끈적끈적 아저씨>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