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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30670898
· 쪽수 : 488쪽
· 출판일 : 2025-09-29
책 소개
목차
우노
두에
트레
콰트로
작가의 말
감사의 말
책속에서
추워서 파랗게 질렸고 뭔지 모를 동물 발톱에 온몸을 긁힌 아이가 안에서 마지막 숨을 몰아쉬고 있다. 구멍을 통과하기에는 덩치가 너무 커 보인다. 그녀는 심호흡을 하고 손가락을 아이의 목에 대보지만 맥이 잡히지 않는다. 그녀는 아이의 눈을 아주 조심스럽게 감기고 천을 들어서 얼굴을 덮어준다.
이 광경이면 충분하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것이 어린애 장난일지 몰라도 안나 마리아에게는 아니다. 이 아이들이 본능적으로 아는 것들이 있다. 어떤 아이들은 자기가 불같이 화를 낼 수 있다는 걸 안다. 어떤 아이들은 권력이란 잡는 사람이 임자라는 걸 안다. 어떤 아이들은 이른 나이에 잔인한 죽음을 맞을 수도 있다는 걸 안다. 또 어떤 아이들은 자기가 위대한 인물이 될 운명을 타고났다는 걸 안다. 안나 마리아 델라 피에타는 위대한 인물이 될 운명을 타고났다.
안나 마리아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그녀는 앞에 놓인 바이올린에 달려들어 그 매끈한 나무를 턱 아래에 괸다. 그 느낌에 온몸이 떨리는 희열을 느낀다. 마치 몸의 일부 같다. 그녀는 더듬더듬 손으로 모양을 잡고 현을 세게 누른다. 콧구멍을 벌렁거리고 입술을 앙 다물어가며 집중해 그가 남긴 빛깔의 흔적을 좇는다. 빨강, 노랑, 초록 그리고 파랑. 빨강, 빨강, 파랑, 초록, 파랑, 초록, 파랑. 이제는 바이올린도 사라진다. 안나 마리아도 사라진다. 그저 빛깔과 소리와 어떤 감정만 남을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