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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디자인/공예 > 디자인이론/비평/역사
· ISBN : 9788992214650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09-01-19
책 소개
목차
머리말
1. 전쟁과 디자인: 정보의 병참학
프라모델의 세계
전쟁과 디자인?
OSS의 전쟁상황실 프로젝트
명령의 오페라
SAGE 시스템의 인터페이스
2. 분산의 다이어그램: 신경망 도시, 구치 땅굴, 세미라티스
거대 시공간 기계
포스트-히로시마 시대의 도시 계획
이글루 화이트 작전 대 구치 땅굴
분산 네트워크와 세미라티스
3. 포촘킨 파사드: 벤투리와 고다르
예카트리나의 욕망
고속도로의 탄야 빌보드
하이퍼 리얼리티의 인터페이스
점프 컷과 수평트래킹 숏
정보화 시대의 포촘킨 파사드
4. 몰입의 인터페이스: 이반 서덜랜드의 스케치패드와 HMD
편집증적 망상과 사이버스페이스
가상세계의 시뮬레이션 엔진
궁극의 디스플레이
서덜랜드 가문의 계보
파노라마와 바그너의 극장, 마비로서의 몰입?
5. 인간과 컴퓨터의 공진화: 앨런 케이의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
한없이 산만한 인터랙션
GUI의 역사적 기원
메타미디어로서의 컴퓨터
인지적 몽타주: 윈도우와 마우스
사용자 친화적 접근?
6. 디자인의 모델링 인터페이스: 투시도법과 CAD 프로그램
디자인 도구 대 모델링 인터페이스
투시도법의 모델링 인터페이스
CAD 프로그램의 모델링 인터페이스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
7. 스크린, 디자인의 숭고한 대상
이행의 윈도우
스크린의 계보학
스크린의 포르트 다 놀이
순수외관: 아이맥과 <미래의 비전>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뒤를 잇는 또 다른 타자
후기
8. 기이한 인터페이스들의 복마전
디자인의 10년, 위기의 10년
비평적 디자인?
홍승표의 <가면시민 X>
크리스핀 존스의 <소셜 모바일>
피터 앨런과 칼라 머레이의 <스킨테틱>
MVRDV의 <돼지 도시>
암중모색의 기록
外傳 우리, 파시스트: 테크놀로지의 강철폭풍
저자소개
책속에서
디자이너들은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개별 모델링 기법에 내재한 조작 원리를 체화하고 지속적인 인터랙션을 통해 자신의 신체적 감각을 재배치한다. 20세기 초반에 발터 벤야민이 핀볼 게임기를 조작하는 도박사에 관해 기술했던 것처럼, 모델링 인터페이스 상의 디자이너는 “신체의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섬광 같은 도약을 촉발하고, 시시각각 이 기관에서 다시 저 기관으로 운동을 부과하며, 존재 전체를 집중하고 재단하고 압축”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는 더 이상 탈신체화된 시선의 주체에 머무르지 않고, 눈과 손과 두뇌의 역동적 관계가 창출하는 분산 인지의 행위자로 거듭나게 된다.
-152쪽 중에서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점은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의 기호 체계가 하드웨어의 물리적 작동이 아니라 시뮬레이션의 가상적 기능을 지시한다는 것이다. 아이콘들은 CPU의 작동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어플리케이션 프로그램과 폴더와 휴지통을 재현할 뿐이다. 물론 사용자는 마우스로 폴더 아이콘을 클릭할 때, 그것이 실제의 폴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폴더의 리얼리티 효과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사용자가 폴더를 더블 클릭한 이후 발생하는 ‘사건들’이다. 즉 사용자가 납득하고 예측할 수 있는 방향으로 그 사건들이 전개될 때, 아이콘의 리얼리티가 강화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과성의 원리’는 인터페이스 디자인의 핵심 원리라고 할 수 있다. 이를테면 극장의 은유로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를 재정의하려 했던 브렌다 로렐은 인간-컴퓨터 인터랙션이 사용자의 직접적인 참여를 독려하는 “디자인된 경험”으로 간주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디자인된 경험의 의미가 언제나 ‘확실성의 원리’에 근거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여기서 확실성이란 인과성의 원리를 좀 더 명료하게 표현한 것인데, 이에 따르면 인터페이스에는 우연의 요인이 끼어들 자리가 없다.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시스템 오류의 결과일 뿐이다.
-174쪽 중에서
이 세대의 디자이너들은 1990년대 중반 이후 닷컴 열풍에 힘입어 한때나마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청사진에 흠뻑 빠져들기도 했다. 실제로 영미권 디자인 산업의 위기는 ‘MIT 미디어랩’으로 표상되는 디지털 디자인의 탈산업적 미래상에 의해 가려지곤 했다. 그러나 거품은 금방 빠지게 마련이다. 버추얼 리얼리티, 탠저블 인터페이스, 유비쿼터스 컴퓨팅 같은 갖가지 유행어들이 디자인계에 유령처럼 떠돌았지만, 전통적인 디자인 장르에서 벗어나 방향 전환을 모색하던 디자이너들이 마침내 안착한 곳은, 인터넷 덕분에 “거대 브랜드의 광고 진열대”로 변모한 스크린의 표면이었다.
-202쪽 중에서
SAGE 프로젝트에서 스크린 기반 인터페이스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던 릭라이더는 실시간 응답이 가능한 메인프레임 컴퓨터의 등장에 힘입어 “인간과 컴퓨터의 공생”을 내세우며 컴퓨터의 개념을 재정의하려 했다. 기존의 관례대로 컴퓨터를 거대 시스템의 연산 기계 장치로 간주하는 한, 인간 사용자는 오퍼레이터의 지위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릭라이더는 이러한 상황의 반전을 꾀하고자 부시의 제안에 내포된 의미를 재해석해, 컴퓨터가 인간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상대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달리 말하자면 인간과 컴퓨터의 관계는 지배와 종속의 일방적 관계가 아니라 ‘공생’의 파트너십으로 재정의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100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