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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2219358
· 쪽수 : 136쪽
· 출판일 : 2012-04-10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봄눈/ 자반고등어/ 골목이라 부르는 저녁/ 플라스틱 트리/ 노끈/ 풀어 다시 짤 수 없는 옷/ 그늘 속/ 길 밖의 모텔/ 폐가, 대통밥집 고양이/ 탈색/ 첫눈/ 청성淸聲자진한잎/ 한지에 수묵/ 화선지에 수묵담채/ 그 저녁의 흐느낌처럼
제2부
휴머노이드/ 다우너/ 새김꾼/ 완창/ 관솔옹이傳/ 월동/ 낡은 구두를 신은 기간요원/ 민오름 사진/ 옛길/ 불편한 죽음/ 아이스 카빙/ 사글세 들다/ 민들레/ 오래된 종소리/ 스캔들/ 종이 재생 공장에서
제3부
토담이 무너지는 동안/ 마당을 길러낸 집/ 이제 꽃피면 안 되겠다/ 노란 주전자/ 겨우살이/ 성묘/ 당신의 수하/ 발굴/ 무인판매상점에서/ 무화과를 먹는 저녁/ 못에 옷을 걸었다/ 뼈다귀해장국에 대하여/ 땅끝에서는 맞잡을 손이 필요해요/ 사십 년도 더 된 가구
제4부
태풍/ 한낮의 그림자/ 나무 밑동/ 고백/ 저 구석에 노을이/ 홀로 싸우다/ 가족/ 머리가 있는 토르소/ 고무지우개, 화이트 그리고 Del키/ 문장/ 지삿개를 말하다/ 옹알이
저자소개
책속에서
자반고등어
오래 소장하고 싶다면
이 책은 표지만 읽어야 한다
첫 쪽을 쓰다가 고스란히 백지로 남겨둔
이 육신을 눈으로만 읽어야 한다
이면과 내지가 한 몸인 그를
몇 장 넘겨보기도 했지만
뒤집을 때마다 생살 타는 냄새가 나는
이 책은 너무 오래 읽어서는 안 된다
그 기록은 물로 쓰고 소금으로 새겨져서
팍팍하고 짤 뿐만 아니라 비릿한
등 푸른 언어와 유선형 문장은 쉽게 타버린다
쉽게 부서지고 쉽게 헤져서
가시와 살점이 지글지글 뿜어내는 푸른 바다와
바다의 내밀한 구전을 다 읽지 못하게 된다
슬쩍 넘기다 우연히 본
온몸 빼곡히 쌓아둔 흰 종이들
그를 읽을 때는 그 백지마저 조심스레
젓가락으로 한장 한장 넘겨 보아야한다
육신을 제본했던 스테이플러 같은 가시가
목구멍에 컥 걸리기도 하는
난해한 이 책은
붉은 혓바닥으로 받들어 읽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