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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2219709
· 쪽수 : 120쪽
· 출판일 : 2017-08-30
책 소개
목차
제1부
해파리는요/ 노을/ 복자 언니/ 부적符籍/ 숙주宿主/ 팔자/ 11월의 저녁 식사/ 수장水葬/ 소낙비/ 추석/ 마지막 연하장/ 쉰 살/ 생흔화석
제2부
누가 더 불쌍한가/ 다시, 구만리/ 꿈일 뿐이었을까/ 참 나쁜 위로/ 작명/ 방생일화/ 칸나의 자살법/ 짝다리/ 오래전 열쇠를 잃었다/ 사램이 고래만 같으믄/ 골방블루스/ 원기소에 대한 기억/ 서로/ 비상구
제3부
꽃마차는 울며 간다/ 빈집/ 뜨거운 말/ 종기를 짜는 일도 쉽지 않아/ 적조赤潮/ 폐교/ 물고기도 운다/ 쨍/ 구름의 손목/ 충분한 슬픔/ 태풍/ 갱년기/ 거짓말
제4부
둘째 발톱/ 가을, 구룡포/ 씨바씨바/ 돌림노래/ 어떤 배려/ 목포집 덩실이/ 관풍대/ 과메기/ 암연?然/ 흉어기/ 알뜰수선 그 너머/ 오해를 풀다/ 숙희 이야기/ 꼬리
저자소개
책속에서
영기가 면도칼로 손목 세 군데나 긋고
수술에서 깨어났을 때
큰형 팔뚝 움켜잡고 했다던 말
나 좀 살려줘,
형
둘째 영기가 이제는 맘 잡겠다고
오른쪽 새끼손가락 자르고
퇴원하던 날
두 손을 두 손에 가두고 했다던 엄마 말
니는 죽은 니 아부지와 내가 만든
고귀한 선물이다 이 상노무 새끼야
― 「뜨거운 말」 전문
주점 문 밀고 들어서니
흰털에 노랑무늬 두렁두렁 박힌 개 한 마리
누워 비키지 않습디다
피해가려다 괘씸하여
버릇없다 툭툭 차며 나무랐지요
꿈쩍도 않습디다
들썩도 못합디다
올해 스무 살이랑께
서방으로 새끼로 왔당께
살아도 너무 살아 죽은 만 못하네만
죽을 때를 못 붙잡아서 저 모냥잉께
타박 말랑께, 말랑께
한때는 덩실덩실 앞발 들고
짓이 나서 핥아대며 새끼처럼 굴었겠지요
엄한 놈 수작 떨면 물어뜯을 기세로
당당하게 서방 노릇도 하였겠지요
산 사람 덕분에 죽을 수 없는 개
털썩 누운 생이 저릿저릿합디다
― 「목포집 덩실이」 전문
그물과 그물 사이로
고통을 지나 온 여자와
슬픔에게로 걸어가는 고양이
고양이를 뒤쫓는 개와
개를 쫓아내는 여자가 오가는 동안
노랗게 햇살 까고 모퉁이가 휘어진다
우기와 땡볕 사이
군용담요처럼 깔린 바다로
척척 화투장만 던지던 사람들
난파된 선박의 관절 다시 조이고
스쿠류 타고 노는 아비로
돌아가는 길이다
가슴 쫙 편 수부와 수부 사이
서너 근 돼지고기 정도는 우습게 끊는
대목장 설 거기
포기와 망설임과 설렘은
한 항아리에 담겨 있다는 편지
당도하는 거. 기
― 「가을, 구룡포」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