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노년의 정원 제4집

최경란 - 4월의 노란 깃발 외 4편
등하 정구희 - 주름살 외 4편
전정일 - 자유의 평화 외 3편
장지영 - 란(蘭)꽃을 그리며 외 4편
이예경 - 노년은 인생을 살아온 벌일까 외 4편
이봉남 - 그늘 외 4편
여영애 - 내 딸 상희야! 외 4편
양방옥 - 병상일기 1 외 4편
송인관 - 아버지의 삽 외 4편
방영희 - 망각 외 2편
박종희 - 내 사랑 외 4편
김인애 - 산행 외 4편
김옥화 - 영원한 꽃밭 외 4편
김연숙 - 내 걸어온 길 외 4편
김남주 - 바람 외 4편
하영애 - 미련 없이 외 4편

존재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해 우리 살아온 역사와 생활을 후세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해 우리보다 나은 세상을 열어가는 데 일가를 하고 싶은 마음 간절합니다.
그 마음 잊지 않고 글을 쓸 수 있을 때까지 변하지 않을 겁니다. 인생의 마지막 못다 한 길을 가 보고 싶은 우리 노인들의 작은 소망입니다.
-김연숙, 「발간사」 중에서

노인

여영애

지팡이 소리에 눈을 떴다
창밖에는
하얀 싸락눈이 내린다

노인은 마치 결혼식장에 들어가듯
뚜벅뚜벅 소리 내며
걸어가는 모습이 슬퍼 보인다

나의 운명을 생각해 보았다
네 발로 걷던 때가 있었나?
아니 두발로 여기까지 분명 걸어 왔는데
세 발로 막장을 향하다니?

마음은 아직 새파랗다
청춘! 그 모습으로 지금 두근대는데
세상은 종래 나를 어디로 데려가려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