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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01296913
· 쪽수 : 380쪽
· 출판일 : 2025-08-18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꿈꿨네, 다시는 꿈꾸지 않기를
임진강만은 넘지 마
미친 백목련
때로는 쭉정이도 분노한다
한여름의 죽음
겨울나무
문밖의 남자들
에필로그
작품 해설—이남호(고려대교수, 문학평론가)
지금 다시 박완서를 읽으며—김금희(소설가)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내가 살아 낸 세월은 물론 흔하디흔한 개인사에 속할 터이나 펼쳐 보면 무지막지하게 직조되어 들어온 시대의 씨줄 때문에 내가 원하는 무늬를 짤 수가 없었다. 그 부분은 개인사인 동시에 동시대를 산 누구나가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고, 현재의 잘사는 세상의 기초가 묻힌 부분이기도 하여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펼쳐 보인다.
‘우리가 그렇게 살았다우.’
이 태평성세를 향하여 안타깝게 환기시키려다가도 변화의 속도가 하도 눈부시고 망각의 힘은 막강하여, 정말로 그런 모진 세월이 있었을까, 문득문득 내 기억력이 의심스러워지면서, 이런 일의 부질없음에 마음이 저려 오곤 했던 것도 쓰는 동안에 힘들었던 일 중의 하나다.
「작가의 말」중에서
“도둑질보다는 낫게 들리잖아요.” 올케는 어느 틈에 만반의 준비를 해 놓고 있었다. 장도리, 펜치, 끌, 드라이버, 손도끼 따위 이 집에 있는 연장은 모조리 찾아낸 것 같았다. 도둑질 아니라 수틀리면 살인도 하게 생겼다. 전등불 없이 사는 동안에 우리 눈은 올빼미처럼 밝아져 있었다. 보름달은 아니었지만 달도 있었고, 희게 얼어붙은 길과 집집의 지붕마다 이고 있는 눈도 생전 녹지 않을 것처럼 견고해 보였다. 강추위가 계속되고 있었다. 문밖에 나서자 추위 자체가 밝음인 양 차라리 눈이 부셨다. 지금부터 하려는 일에 대한 수치심과 공포감 때문에 더 밝음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앞장선 올케는 힁허케 더 높은 비탈 쪽으로 향했다.
「꿈꿨네, 다시는 꿈꾸지 않기를」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