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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92969420
· 쪽수 : 398쪽
· 출판일 : 2014-12-23
책 소개
목차
1권
1부
1. 날개
2. 무대 위에서
3. 황금마차
4. 숨겨진 진실
5. 불확실한 미래
6. 배경
7. 굳은 신념
8. 물리학의 세계로
9. 신혼집
10. 겨울 방학
11. 학습 효과
12. 졸업
13. 생활의 법칙
14. 불완전한 세계
2부
1.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2. 굳건한 대지
3. 천체
4. 위험한 활력
5. 모든 것의 확장
6. 캠페인
7. 상승 운동
8. 지성과 무지
9. 러시아에서
10. 차가운 바람
11. 균형 잡기
12. 사건의 지평선
2권
3부
1. 미국에서 쓴 편지
2. 정착
3. 묻어둔 보물
4. 보드게임
5. 켈트의 숲
6. 뒤돌아보다
7. 막다른 골목
8. 도움의 손길
9. 예상 밖의 일들
10. 불협화음
11. 거친 바람
12. 별을 향하여
13. 조화의 회복
14. 끝내지 못한 일
15. 출발
4부
1. 가장 어두운 밤
2. 가느다란 실
3. 책임감의 무게
4. 반란
5. 잿더미에서
6. 수학과 음악
7. 양 극단
8. 붉은 여왕
9. 천국의 답사
10. 귀향
11. 명성의 대가
12. 명예를 위하여
13. 명예훈작
14. 분노의 날
15. 적나라한 현실
16. 무효
에필로그
감사의 말
리뷰
책속에서
시험관들은 이 독특하고도 괴상한 후보자에게 최우수를 줄 것인가, 우수 2등급을 줄 것인가, 아니면 실패나 마찬가지인 그저 합격을 줄 것인가를 결정해야 했다. 게다가 논문에서는 이미 번득이는 명석함을 드러낸 바가 있는 학생이다. 그는 당황한 시험관들에게 태연하게 말했다. 만약 그들이 그에게 최우수 등급을 주면 그는 케임브리지로 가서 박사학위 연구를 할 것인데, 이는 라이벌 대학에 트로이의 목마를 심는 기회가 될 것이다. 반면 만약 그들이 우수 2등급을 준다면(물론 이 등급을 받아도 연구는 할 수 있겠지만), 그는 옥스퍼드에 남을 것이다. 시험관들은 이 골칫덩어리를 케임브리지로 내쫓아 버리려고 그에게 최우수를 주었다.
2월의 어느 토요일 아침, 나는 세인트토마스 병원의 간호 실습생으로 일하고 있던 다이애나와, 초등학교 교사가 되려고 실습 중인 또 다른 동창 엘리자베스 챈트를 만났다. 세인트올번스의 유일한 백화점인 그린스에 있는 커피숍이 우리의 아지트였다. 우리는 수업시간에 필기한 것도 비교해보고 친구와 지인들에 대해서도 수다를 떨었다. 갑자기 다이애나가 물었다. “너희들 스티븐 소식 들었니?” 엘리자베스가 대답했다. “응, 들었어. 정말 안됐지 뭐야?” 나는 그들이 스티븐 호킹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무슨 소리야? 난 아무 소식도 못 들었는데?” 내가 물었다. “2주 동안이나 병원에 입원해 있었대. 아마 바츠 병원일 거야. 그 애 아버지도 거기서 수련의를 했고 메리도 그 병원 실습생이니까 말야.” 다이애나가 설명해줬다. “계속해서 넘어지고 구두끈도 맬 수가 없었대.” 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끔찍한 검사를 엄청나게 많이 했는데, 온몸이 마비가 되는 무시무시한 불치병에 걸렸다는 거야. 일종의 다발성 경화증 같은 건데, 그렇다고 다발성 경화증도 아닌가 봐. 그리고 몇 년밖에 살지 못할 거라고 그랬대.”
케임브리지로 가는 드라이브는 끔찍했다. 알고 보니 스티븐의 운전 방식은 제 아버지를 빼닮았다. 그의 아버지는 오르막이나 코너에서도 추월을 하는 빠르고 난폭한 운전자였다. 심지어 중앙분리대가 있는 고속도로에서 차를 돌리기도 한다는 것이었다. 대화를 나눠보려는 모든 시도는 소음에 묻히고 말았다. 미친 속도로 하트퍼드셔의 들판과 숲을 지나 허허벌판의 케임브리지셔로 접어드는 동안 열린 창문으로 바람이 세차게 들이쳤다. 나는 차마 눈앞의 도로를 눈뜨고 쳐다볼 수가 없었지만, 스티븐은 도로를 제외한 모든 것들을 다 쳐다보고 있는 것 같았다. 운명이 이미 그에게 잔인한 일격을 가한 이상, 그는 어쩌면 자신은 위험하게 살아도 된다고 느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나는 불안하기 짝이 없었고, 집으로 돌아올 때는 반드시 기차를 타야겠다고 속으로 다짐을 했다. 동화 속 이야기 같아야 할 오월의 무도회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피어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