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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발 짚은 하이진

목발 짚은 하이진

(사고로 파괴된 사춘기 소녀의 몸과 기억에 관하여)

쥬느비에브 튀를레 (지은이), 발레리 부아예 (그림), 박언주 (옮긴이)
한울림스페셜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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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발 짚은 하이진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목발 짚은 하이진 (사고로 파괴된 사춘기 소녀의 몸과 기억에 관하여)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93143416
· 쪽수 : 176쪽
· 출판일 : 2015-01-05

책 소개

장애공감 1318 시리즈 13권. 사고로 장애를 입은 10대 소녀가 겪을 수 있는 직접적인 문제들과 극복 과정을 현실감 있게 그려 낸 청소년 소설이다. ‘장애’라는 다소 무게감 있는 주제를 담담한 어투로, 현실적으로 풀어내어 독자들의 깊은 공감과 이해를 불러일으킨다.

목차

하늘이 끌어
내 몸이 추락하네
물웅덩이로

바람을 따라
태양을 따라 쫓네
꿈의 구름을

무거운 안개
세상을 비워 내면
삶이 채우네

창에 서린 김
손가락이 가르네
빛과 공허를

잿빛 안개가
먹물의 냉기 숨겨
밤을 붙드네

저 아래 강가
골짜기 채운 안개
길을 감추네
짙은 수평선
희미한 하얀 빛이
고개를 드네

하늘 젖히고
황금 보인 짓궂은
찰나의 바람

느릿한 일출
붉은 빛의 하늘을
흩어 버리네

쓰는 그 순간
소리 없이 부서진
시간 한 조각

슬픈 하늘에
희망의 색 뿌리는
무지개 하나

새 봄을 쫓는
희미한 그림자들
그리고 태양
내 눈 한 켠에
그늘 드리운 공범
작은 참새여

비 품은 바람
그 외침 속 춤추는
무거운 구름

저자소개

쥬느비에브 튀를레 (지은이)    정보 더보기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자,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책을 쓰는 작가이다. 어린 시절에 직접 듣거나 경험한 기억과 감정들을 책에 담아내고 있으며, 일본의 정형시인 하이쿠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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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언주 (옮긴이)    정보 더보기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알베르 카뮈 작품 연구로 석사와 박사과정을 마쳤다. 대학에서 강의를 하며, 바람직한 좋은 번역에 대한 관심과 고민을 놓지 않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나의 정원 여행》, 《인 러브》, 《나의 고통은 보이지 않아》, 《시지프 신화》, 《이방인》, 《처음 시작하는 철학》, 《위대한 생각과의 만남》, 《일상에서 철학하기》, 《페르세폴리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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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 부아예 (그림)    정보 더보기
파리 장식예술학교를 졸업하고 그래픽 디자인, 가구 디자인, 영상 예술 등의 다양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텍스트를 시적이고, 시각적으로 탁월하게 풀어내는 일러스트레이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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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이것은 내가 맨 처음으로 쓴 ‘하이쿠’다. 그 뒤로도 수많은 하이쿠를 썼다. 하지만 이 첫 작품이 가장 마음에 든다. 누구는 ‘하이쿠’라고 하고, 누구는 ‘하이카이’라는데 뭐라고 부르든 상관없다. 하이쿠는 하이카이에서 시작된 것이니까. 어쨌든 나는 하이쿠라고 말하는 게 더 좋다. 이 단어가 더 부드럽기 때문이다. 하이카이가 두려움에 차서 내지르는 고함처럼 느껴진다면, 하이쿠는 마치 약간 긴장되는 중요한 일을 앞두고 들이마시는 숨 같달까? 글을 쓰면서 들이마시는 이런 숨은 맛깔나다.
하이쿠를 이루는 열일곱 개의 음절은 돌차기 놀이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 내딛는 열일곱 번의 작은 발걸음과 비슷하다. 돌차기 놀이를 할 때 아이들은 자신이 가려고 하는 하늘이 진짜가 아니라, 땅바닥에 그려 놓은 가짜 하늘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긴장한다. 그런데 심지어 자신의 다리가 휘었다는 것을 안다면 아무리 그 하늘이 가짜라고 해도 아마 거기까지 이르지 못할 것이다. 바로 두려움 때문이다.
하지만 하늘까지 갔다가 땅으로 다시 되돌아오면 결국 중요한 것은 휘고 구부러진 몸뚱이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몸이다. 길과 숨의 리듬이 만들어 낸 몸 말이다.
하이쿠를 하나씩 쓸 때마다 나는 내 몸을 조금씩 고쳐 간다. 그 덕분에 지금, 나는 살아 있다.


나에게 그 사고는 엄청나게 강한 어떤 진동 같은 것이었다. 사람들이 내 곁으로 모여들었다. 누군가 나를 만지고, 말을 걸었다. 주변에는 가느다란 호스 같은 것들이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새하얀 불빛 하나. 얼마 동안인지는 몰라도 꽤 오랜 시간 나는 해파리 같은 연체동물이 된 기분이었다.
따뜻한 손이 내 손을 어루만졌다. 엄마였다. 튜브 바로 옆에 놓인 팔 위로 부드러운 무언가가 살짝 스쳤다. 아빠였다.
입속에 넣어 놓은 튜브 때문에 내 목소리가 희미했다. 보이는 것이라곤 하얀 빛과 침대 옆에 서 있는 사람들의 그림자뿐이었다. 두 귀에는 사람들이 낮게 웅성거리는 소리와 윙윙거리는 기계음만 들려왔다. 나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눈을 떴다.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메트!” 처음에는 끄트머리만 어렴풋하게 들렸다. 그러다 차츰 내 이름이 온전히 귀에 닿았다.
“기유메트, 기유메트, 기유메트!”
하지만 그 소리는 무척 멀었다.
사람들이 서둘러 내 곁으로 모여들었다. 나에게는 모든 것이 무겁고, 아득하고, 느렸다. 그 사람들과 나, 그러니까 우리는 같은 시간에 살고 있지만, 속도가 다른 두 개의 세계로 분리되어 있었다. 그것은 편안하지도, 힘들지도, 고통스럽지도, 불안하지도 않았다. 나는 풀 한 포기, 흐느적거리는 한 마리의 연체동물, 현미경 렌즈 아래의 한 마리 단세포 생물이었다. 나는 그저 살아 있을 뿐이었다. 살아 있다는 느낌은 아주 강렬해서 오로지 그것만 인식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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