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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93506457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12-08-31
책 소개
목차
prologue 4
Ⅰ. 사춘기 9
Ⅱ. 행복 52
Ⅲ. 삶 81
Ⅳ.유산 171
Ⅴ.믿음 240
epilogue 270
저자소개
책속에서
목이 타는 갈증을 느낄 만큼 간절히 기도하는 중에 주위에 이상한 기운이 감도는 것을 느꼈다. 누군가 내 어깨를 감싸는 듯한 기분이 들면서 주위에 한기가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이내 기분 나쁘게 시끄러운 바람 소리가 나의 기도를 방해했다. 이상함을 느끼고 눈을 떴을 때에는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오히려 잔잔하기만 했다. 그러나 다시 기도에 열중할 때에는 기분 나쁜 소리가 다시 나를 괴롭혔다.
이윽고 악한 영들이 나를 방해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오기가 생겼다. 여기서 악한 영들에 지면 다시는 하나님을 만나지 못할 것 같았다. 그래서 더 거세게 기도하기 시작했다.
“하나님이시여! 내가 여기에 와 있습니다. 당신을 알고자 이곳에 왔습니다! 진정, 진정으로 당신이 계시다면 나를 한 번만 만나주십시오. 저 악한 영들이 나를 방해합니다.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절대로 포기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제발 만나주십시오.”
*집으로 돌아가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신구의 말에는 섭섭함과 아쉬움이 묻어 있었다. 할아버지는 그런 신구의 마음을 이해한 듯 빙긋 웃으며 방안에서 조그마한 상자를 하나 꺼내어 신구에게 주었다.
“이게 뭐예요”
“할아버지가 신구에게 주는 선물이란다. 한번 열어 보거라.”
신구는 조심스레 상자를 열었고 그 상자 안에는 손목시계가 들어 있었다.
“할아버지 이건…….”
“그래 손목시계란다. 그런데 그 손목시계는 보통 손목시계가 아니야. 건전지로 돌아가는 시계가 아니라 하루에 한 번 용두로 태엽을 감아줘야 하는 수동 손목시계지. 할아버지가 아주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었던 시계야. 오래 돼서 이제는 차고 다니지는 못하고 장식용으로 쓰고 있었는데 이제는 그걸 신구에게 주마.”
신구는 처음 보는 수동 손목시계를 이리 둘러보고 저리 둘러보면서 신기해했다.
“할아버지가 이 시계를 선물한 건 다 이유가 있단다. 할아버지가 신구에게 이야기하려는 내용이 시계 안에 다 들어있기 때문이야.”
“이 시계 안에요”
“그렇지, 자 한번 들어보렴. 이 시계에는 시침과 분침, 초침이 있어. 시침은 이 할아버지를 나타내는 거야. 이 세 개의 침 중에 시침은 가장 느리게 움직이잖니? 할아버지는 이 시침처럼 느린 행동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할아버지와 닮았지. 그리고 분침은 네 아버지를 나타낸단다. 네 아버지는 현재와 미래를 위하여 바쁘게 움직이고 있잖니? 그리고 초침은 너, 바로 신구를 나타내고 있어. 빠르게 움직이는 이 초침처럼 신구는 빠르게 행동하고 시간을 잘게 나누어 역동적으로 생활하게 되지. 이 시계 안에서 시침, 분침, 초침은 제각기 다르게 움직이지만, 하루에
스물네 번을 만나게 되어있단다. 그렇지? 이 할아버지와 네 아버지, 그리고 신구는 각자 다른 삶을 살게 될 거야. 하지만 우리는 결국 하나인 게지. 이 시계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