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3541373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15-06-20
책 소개
목차
제1부
사내 | 밥에 뜸이 드는 시간이면 | 집밥 | 父子부대찌개 | 김의 끝에 가닿다 | 어이 | 맛은 어디? | 쁘띠, 하고 말하면 웃음이 | 죽음도 영계가 좋다 | 장화, 실색하다 | 냉국에 헤엄치는 여름 | 사단 후에 오는 것들 | 항문과 학문은 서술어가 같다 | 오빠, 믿지? | 맨물의 자리 | 이즈막, 물 들다
제2부
물의 혈을 짚다 | 어두워야 깊다 | 밥에는 색이 있다 | 나이에는 테가 있다 | 귀, 세상을 맛보다 | 몇백만 년의 시간이 들끓는다 | 카, 톡 쏘는 레시피 | 손바닥 같은 꽃잎이 | 바닷속에 떨어진 성기 | 덧방붙인 소리들은 어디로 가나 | 중첩된 시간은 고체가 되어간다 | 국숫집에 가는 사람들 | 물로 보다 | 손이 된, 손이었다 | 것들, 지나가다 | 욕으로 치자면
제3부
풍경 4 | 배를 치다 | 걸어 다니는 사다리 | 윤관영 부르기 4 | 그리되어, 그 말의 전설 | 불알 내려다보기 | 윤관영 부르기 3 | 윤관영 부르기 2 | 비껴, 빛나는 것들 | 삽은 늘 서 있다 | 마더마저 끌리는 | 몸으로 배를 만들어 | 코가 없다 | 어-디-머-엉-게-같-은-이-없-나-요 | 흥부뎐 | 그빨로 끓어오르다
제4부
붉은 망사들 | 외로움은 자꾸 과거로 간다 | 나이들, 불 지피다 | 칠월칠석 | 쉰 살 | 自畵像 | 가늠하다 | 不二門 | 윤관영 부르기 | 함석꽃 피어나는 | 한 상 받다 | 빗속에는 다소의 알코올이 섞여 있어 | 배수진 치다 | 정물 2 | 정물 3
발문 - 윤관영, 시_이준규
저자소개
책속에서
한 상 받다
밥은 얻어먹을 때 맛이 깊다 김은 밥을 쌀 때 바스러지는 맛에 맛나고 이름마저 칼칼한 깻잎은 잎맥이 밥을 싼 여문 모과 빛에 맛나고 콩장은 이에 찡기는 맛에, 두부는 숟갈로 끊는 맛에 맛나고 모양도 감사납고 맛도 쓴 고들빼기는 순전히 이름 맛에, 총각김치는 앞니에 끊어지는 맛에 맛이 깊다 뚜껑을 덮는 밑반찬에 먹는 밥은 얻어먹을 때 비로소 모양도 맛이 된다 공기밥, 얻어먹을 땐 이름까지도 맛이 된다 청국장은 황금빛 국에 콩알 맛에 숟갈 가고 달걀은 후라이가 좋고 계란은 찜이 좋다 맛이라면야 얻어먹을 땐 라면도 좋지만 어머니의 배춧국이야말로 숟갈 씹히게 좋은 일품요리
다들 아는 당연한 맛이 볼수록 깊어진다 씹을수록 구뜰하다 받아든 한 상이
쁘띠, 하고 말하면 웃음이
그 말을 경멸한 적 있다.
부르주아 앞에 붙여 썼는데, 요샌 좋다
기득권의 포기가 강권된 때, 졸업을 포기했다
간신한 수료인 셈인데, 박사보다 좋은 게 밥사란다
밥 파는 놈이 되었기에 망정이다
옆 미용실 원장은 쁘띠 같은 분
밥사보다 나은 게 봉사라니까
경멸해도 쁘띠 부르주아가 되었으면 좋겠다
쁘띠, 쁘띠, 쁘띠
밥 사주는 쁘띠가 되어야지
재활용을 내어다 놓는다 내다 놓은 것은 빈 것
올려다보아야 가로수다
봉사보다 나은 게 감사란다
(요사이 뜨는 분은 웃자란다)
웃자 웃자자(곱빼기다), 기지개를 켜본다
공무원이 대세라 주사를 치지만
술사가 땡긴다 가로수 한 번 올려다본다
한 박자 쉬는, 한잔 좋습니다
쁘띠 술사의 말씀입니다 절로 웃어진다
쁘띠 쁘띠 쁘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