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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3541571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19-08-07
책 소개
목차
1부
묵호항 | 이윽고 | 바다에서 무슨 일이 생겼다 | 남항진 애너벨리 | 해누넘 바닷가 | 순포 점박이물범 | 소돌항 눈사람 1 | 소돌항 눈사람 2 | 소돌항 눈사람 3 | 토종 다시마 | 남애리항 | 별빛 흐르는 밤 | 바다학교 모자반 | 별지누아리 바다 사근진 | 주문진 해녀
2부
당신과 나 사이엔 우두커니가 산다 | 다람쥐눈물고개 | 감잎차 | 화비령 | 안묵호 덤불해무 | 아우라지 단풍열차 | 소돌항 아들바위 | 정동진 첫눈 | 장수공깃돌바위 | 장수고인돌바위 | 용화암그림바위 | 장수샘물웅덩이 | 겨울 서학골 | 경포호 옛 이름 | 안도리지돌이다래미한숨바우는 다정하다
3부
별 보러 가자고 보채는 애인 | 안반데기 마을 | 손목 | 낙산사 홍련암 | 순비령 | 안목항 | 하늘말나리 | 허구한 날 | 길고양이 밥 주는 시인 | 내 슬픈 전설의 22페이지 | 시 쓰는 애인 | 능소화 피는 계절을 사랑하네 | 물외 | 사랑한다는 말을 쏟았지 | 쌍둥이돼지국밥 |
4부
동해 소금길 | 테헤란 소식 | 눈먼 사랑 | 참지누아리 | 도원리 복사꽃 | 보슬비해장국 | 고욤나무감나무 접붙이기 | 꽃말 | 물깨말 구구리길 | 삼인행 필유아사 | 소금강 서어나무 | 곤드레나물죽 | 바다열차 | 세상에서 제일 예쁜 말 | 달방 가는 길
해설
장소의 정동_ 남기택/강원대 교수/평론가
추천사
삶과 앎이 함께하는 세계_ 김희배/가톨릭관동대 교수/교육공학박사
저자소개
책속에서
소돌항 눈사람 1
바다를 사랑하지 않았습니다
바다를 떠나와서야 그리워하게 되었습니다
울퉁불퉁한 파도 재우며 살아오는 동안
손목 꼬옥 잡아준 소돌항 눈사람
용광로 같았던 지난여름
느닷없이 눈은 나를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다행히 몸이 나를 기억하며 지내던 한 달간
바다가 보고 싶어서 몸으로 찾아간 소돌
사람을 기다리면 첫눈이 먼저 옵니다
첫눈을 기다리는 사람은 슬프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눈사람의 눈물은 별이 되어 태어나지요
소돌항에 첫눈 내리던 날
눈사람 키가 세 뼘은 커졌습니다
첫눈 내려서 한 뼘, 목이 길어져서 한 뼘
마음이 풍선 되어 한 뼘
사랑을 하면 눈사람 키가 더 커지겠지요
별지누아리 바다 사근진
갈매기보다 별지누아리가 먼저 자라는 곳
사람이 가장 먼저 지누아리 맛에 빠지는 바다
몸 먼저 육지의 경계를 허무는 사근진 바다
사근작사근작 씹으면 오독오독 터지는
별지누아리 맛이란
한 사나흘 사근진 바닷가에 머물며
고봉밥에 올리고 싶은 별지누아리 장아찌와
흰 양떼를 몰고 온 파도와 별빛 데려와
파도 꽃병에 느리게 별지누아리 담으며
가난한 시인은 밥상머리에서조차
두 번째 시집 ‘동해 소금길’을 궁리한다
그동안 별지누아리를 모르고 살았다
그동안 사근진 바다가 어딘지 모르고 지냈다
그동안 사랑을 멀리하고 살았다
장수공깃돌바위
동해에서도 바다와 가장 먼 동네 서학골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도 전깃불이 없던
호롱불 아래서 코 까매지도록 귀신놀이와
장수공깃돌바위가 어릴 적 놀이터였다
달방댐 지나서 가장 서쪽인 동네
예쁜 달구경 가자고 손목 끌던 어머니는
여름 원추리꽃 피던 계절, 흰 고무신 신고
아버지 따라 하늘나라 가셨다
곡우穀雨 내리는 밤, 아버지와 막걸리 한 잔
나누기를 즐겨하며, 흥이 많던 우리 어머니
장수바위에 쪼그리고 앉아서 달래 냉이
두릅 다듬던 엄마 대신, 코고무신 한 켤레만
밤송이를 몇 년째 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