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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88993722277
· 쪽수 : 48쪽
· 출판일 : 2018-09-15
책 소개
목차
1. 봄을 여는 물소리
2. 할아버지의 사진
3. 오솔이가 들려 준 이야기
4. 들쥐의 습격
5. 안녕, 엄마
책속에서
구상이가 보란 듯이 하늘을 향해 나뭇가지를 들어 올리며 옆을 보았다. 건너편의 어린 가문비나무인 가문비도 눈이 녹아 흐르는 개울물을 벌컥벌컥 들이 마시고 있었다.
“천천히 마셔! 아직 물이 차서 사레들릴 수도 있어.”
“내가 넌 줄 아니? 난 이 정도는 끄떡없다고!”
구상이와 친구인 가문비는 워낙 친하다 보니 자주 티격태격하곤 했다.
“너희들은 또 싸우니?”
이 둘을 보고 있던 어린 주목인 주목이가 혀를 차며 나무랐다.
“그럴 시간 있으면 한 모금이라도 더 물을 마셔두라고!”
“그러는 너도 우리한테 말할 시간이 없을 텐데?”
모두 침엽수라 뾰족한 입을 가져 ‘뾰족이 삼총사’라고 불리는 구상이와 가문비와 주목이는 함께 어울려 자라고 있다. 이런 삼총사의 아옹다옹하는 모습을 주변의 엄마, 아빠 나무들은 흐뭇하게 바라보곤 한다.
처음에는 영어를 써서 대화가 어려웠지만 크리스 아저씨가 더듬더듬 우리말을 해서 오솔이와 그나마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다.
“나 많이 무서웠어. 사람들이 우리 동네에서 구상나무 많이 뽑고 베어. 나도 뽑힐 때 울었어.”
특히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수많은 나무가 베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오솔이도 소름이 돋았다. 크리스 아저씨도 거의 죽을 뻔한 고비를 넘겨 이 집 뒷마당에 올 수 있었다는 얘기였다.
“근데 이상해. 나를 보고는 주인이 혼자 중얼거렸어. ‘구상나무는 원래 우리나라 것인데 외국에서 온 것을 사야 하다니 이게 말이 돼?’라고 말이야.”
크리스 아저씨의 말을 들은 오솔이도 고개를 꺄우뚱했다.
”근데 이 나라에는 나와 같은 구상나무가 많니?”
크리스 아저씨가 묻자 오솔이가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했다.
“네. 높은 산 위에 넓은 구상나무 숲이 있어요. 거기엔 크리스 아저씨보다 훨씬 키가 큰 나무도 많아요.”
오솔이의 대답을 듣고 크리스는 흥미로운 듯 귀를 쫑긋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