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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93883503
· 쪽수 : 400쪽
· 출판일 : 2011-02-21
책 소개
목차
prologue
one
two
three
four
five
six
seven
eight
nine
ten
eleven
twelve
thirteen
fourteen
fifteen
sixteen
seventeen
eighteen
epilogue
p. s.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내가 첫날밤에 왜 남편한테서 도망쳤죠?”
“날 싫어했으니까.”
“왜 내가 싫어하는 당신과 결혼했죠?”
“내가 그렇게 만들었으니까.”
“어떻게?”
잠시 정적이 흘렀다.
“네가 숨기고 싶어 하는 비밀을 다른 이들에게 까발린다고 협박했고, 그걸 빌미로 널 내 아내로 만들었어.”
승재는 잔인한 자신의 행적을 마저 내뱉었다. 은수가 덤빌 듯이 다가와 다시 그의 뺨을 힘껏 후려쳤다.
“후회하지 않아. 널 얻기 위해선 뭐든지 할 수 있어. 나한테 그건 아무것도 아니야.”
은수는 그에게서 손을 빼려고 했지만 강력한 힘에 잡혀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날 겁탈했나요?”
그 압도적인 힘과 잔인한 표정에 질린 은수가 아득해지는 정신을 간신히 다잡고 물었다.
“아니, 그건 못 해. 너랑 아직 잔 적 없어. 네가 원할 때까지 기다릴 수 있으니까. 사람 말 못 알아들어? 너 바보야? 몇 번을 말하게 해!”
승재가 냉정함을 잃고 격렬하게 외쳤다. 아직도 그녀를 안지 못했다는 심한 낭패감은 그의 속을 다시 뒤집어놓았다.
“믿을 수가 없어.”
“난 널 내 식으로 존중했어.”
“존중? 그건 존중이 아니야. 농락이지. 날 사랑했다면 어떻게 이럴 수가…….”
그의 눈에 짜증이 불길처럼 번졌다.
“누가 사랑했대? 없던 말 지어내지 마. 난 널 사랑한 적 없어. 그 누구도 사랑하지 않아. 난 사랑이란 너저분한 감정과 담 쌓고 지낸 지 오래야. 아니, 그게 대체 뭔지도 몰라. 네가 그랬잖아. 난 자신을 사랑하지 못해서 남도 사랑하지 못한다고.”
‘나처럼…….’
갑자기 승재의 말이 끝나자마자 동감하는 그 짧은 생각이 은수의 뇌리에 마치 기억처럼 스쳤지만 분노 때문에 마음에 스며들지 못했다.
“그런데 왜 나한테 이런 짓을……?”
“널 갖고 싶으니까.”
혐오스런 은수의 표정에 그의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졌다.
“사랑보다 갈망을 못한 것으로 보지 마. 난 사랑이란 게 뭔지도 모르고, 그런 미덕에 따라 행동할 줄도 모르지만 원하는 게 뭔지는 알아. 널 원해. 협박하는 것은 나에게 아무것도 아니야. 흔한 일상이니까.”
은수의 분노는 승재의 말을 들으며 급격히 슬픔으로 변질되었다.
“네가 비참해하는 것도 상관없어. 단지 내 옆에 있으면 돼.”
그가 다가와 그녀의 어깨를 움켜잡았다. 그 바람에 작은 어깨는 경직되고 비틀어졌다.
“널 처음 본 순간부터 그랬어. 날 바라보는 그 커다란 까만 눈을 보면서 언젠간 널 가져야겠다고 결심했어. 입으로는 날 무시하는 말을 서슴지 않아도 네 눈은 나를 마치 분신처럼 보더라고. 웃기지? 나의 착각일 수도 있겠지. 하지만 이미 박힌 마음은 변하지 않아. 처음엔 속였지. 친구로서 만족하는 척했지만 곧 본심이 드러났어. 나에게 여자는 너 하나면 돼. 그러니 가져야지. 안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