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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연재

익명 연재

이종호, 홍지운 (지은이)
텍스티(TX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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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연재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익명 연재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호러.공포소설 > 한국 호러.공포소설
· ISBN : 9791193190609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26-01-21

책 소개

같은 한 줄, 다른 두 편의 이야기. 매드앤미러 프로젝트.
매드앤미러는 ‘매력적인 한 문장이 각기 다른 작가를 만날 때 어떻게 달라질까?’라는 재미있는 상상에서 시작한 텍스티(TXTY)의 프로젝트다. 그 상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호러 전문 창작 집단 ‘매드클럽’과 환상문학 웹진 ‘거울’을 모았다.
같은 한 줄에서 출발했으나, 전혀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는 다채로운 매드앤미러의 이야기 세계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공통 한 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나의 과거가 웹툰이 되어 연재되고 있다.

「스며드는 것들」 이종호
“걱정 마. 죄에 대한 형벌은 이미 시작됐으니까.”

웹툰 작가 우진이 어떻게든 벗어나고자 했던 낡고 좁은 번영빌라 404호. 그러나 그의 차기작 <빙의>는 오직 이곳에서만 완벽하게 웹툰으로 완성된다. 시나리오 속 굿판의 요란한 꽹과리와 장구 소리가 귓전을 울리고, 신을 부르기 위해 펄쩍펄쩍 뛰는 무당의 거친 숨결이 얼굴에 닿는다. 생생한 감각에 몸을 맡긴 채 그림을 그리다 보면, 정신을 차렸을 때 태블릿은 도무지 우진이 그린 것 같지 않은 그림들로 가득 차 있다. 그리는 동안의 기억은 거의 없지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빙의>야말로 이 지긋지긋한 빌라에서 벗어나 미영과 새로운 삶을 시작할 유일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아니었다면, 수희의 시나리오를 훔치지도 않았을 것이다. 처음 마주한 순간, 욕망에 찬 광기로 마음을 출렁이게 한 그녀의 시나리오 <빙의>. 결국 우진이 수희의 작품을 빼앗은 밤 극심한 우울증을 앓던 수희는 자살하고 말았다. 우울증 때문이야. 죽을 만한 일은 아니었어. 우진은 마음을 다스렸고, <빙의>를 웹툰으로 옮기며 죄책감은 점차 희미해져 갔다.

그러나 오늘, 아직 런칭하지 않은 <빙의>의 표절 웹툰이 한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그 안에는 <빙의>의 일부뿐 아니라, 우진이 수희의 작품을 빼앗은 과정이 생생하게 담겨 있었다. 심지어 우진이 작업에 몰두한 뒤 기억에서 사라진 그의 행적까지 기록돼 있었다.

도대체 이 작품의 작가는 누구일까.
우진의 사라진 기억은 무엇을 감추고 있는 걸까.

「이계전기 연재 중단을 요청합니다」 홍지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웹툰 작가로 다시 만난 용사와 마왕.
검과 마법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요일별 랭킹 전쟁이다!

아시아,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유럽, 남아메리카, 북아메리카.
학창시절 배운 ‘오대양 육대주’ 그 어디에도 ‘칼드레아 대륙’이라는 건 없었다. 망할 놈의 트럭에 치인 열일곱의 어느 날, 태양은 그 이름을 처음 들었다.
마족과 인간이 공존하는 세계의 대륙, 칼드레아. 사고 후 그곳에서 깨어난 태양은 전설이 계시한 용사로 추대받았고, 5년에 걸친 전투 끝에 거대마신을 쓰러뜨리고 마왕을 봉인하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다시 대한민국으로 돌아왔을 때, 태양의 칭호는 고교 중퇴자로 추락했다. 교사도, 변호사도, 의사도 아닌 용사는 대한민국에서 쳐주지 않는 ‘사’자였다.
다행히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는 제법 괜찮은 선택지였다. 현대 유통업의 최전선에서 ‘에이스’라는 이름으로 자신만의 일상을 만들어 가던 태양은 지인의 소개로 <이계전기>라는 웹툰을 보게 된다. 칼드레아로 이세계 전생한 용사의 모험을 담은 인기 웹툰. 그 작품에는 실제 겪지 않고는 도저히 알 수 없는 디테일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게다가 용사의 얼굴은 아주 악의적으로 못나게 묘사돼 있었다. 놀란 태양은 작가의 사인회를 찾아가고 그곳에서 작가로 등장하는 마왕을 본다. 그녀는 분명 태양이 직접 봉인했던 마왕이었다.
천만마족의 군주이자 여섯 거대마신의 지배자인 마왕의 목표가 고작 ‘요일별 랭킹 베스트 3위’라고?
자신의 어시스턴트가 되지 않으면 대한민국 한복판에 거대마신을 풀겠다는 마왕의 치사한 협박을 들은 태양은 결심한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이 세계에 온 마왕의 진짜 목적을 파헤쳐 보겠다고.

「스며드는 것들」
자기 존재를 경계 짓던 죄책감의 감각이 소실될 때,
파멸과 형벌은 삶을 잠식하기 시작한다.

「스며드는 것들」이라는 제목은 이 작품의 공포가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를 정확히 가리킨다. 주인공 우진에게 스며드는 것은 외부의 악이나 초자연적 존재만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죄책감에 대한 면역, 다시 말해 자기 존재를 경계 짓던 감각의 소실이다.
이 소설은 죄책감을 단순한 윤리적 감정으로 그리지 않는다. 죄책감은 괴로운 감정인 동시에, 자기 자신을 지키는 본능적 장치다. 그것은 “이건 내가 아니다”라고 말하게 하는 마지막 감각이다. 그러나 우진은 ‘성공하는’ 웹툰을 그리기 위해 수희의 시나리오에 눈독들이고, 탐내고, 끝내 빼앗는다. 그리고 이를 스스로 정당화한다. 마침내 수희의 시나리오 <빙의>가 우진의 신작 웹툰 <빙의>가 되었을 때 그의 죄책감은 완전히 질식당하고 만다. 그 대가로 창작의 감각은 극도로 선명해지고, 원하던 대로 뛰어난 웹툰이 탄생한다. 그러나 사실 그 선명함은 미래를 비추는 빛이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을 집어삼키는 화염에 가깝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의 기억은 서서히 사라지고, 낯선 타인의 기억이 우진을 채운다. 겪은 적 없는 굿판의 소리가 생생히 들리고, 타인의 원한이 그의 내면을 끓어오르게 한다. 안타깝게도 형벌은 고통이 아니라 보상의 형태로 그의 삶에 스며들기에, 우진은 그것을 점점 더 강하게 끌어안는다. 그 사이, 그가 진정으로 원하던 더 나은 삶과 사랑, 결혼 등의 가치들은 성공에 대한 욕망으로 대체되고, ‘살아 있는 우진’으로서의 자리는 비어간다.
이 작품이 남기는 가장 섬뜩한 잔상은 분명하다. 가장 무서운 것은 외부의 침입이 아니라, 내부의 경계가 무너지는 순간이라는 것. 그렇다면 우리의 삶에는 지금 무엇이 스며들고 있을까. 다행히 아직, 우진과 달리 우리는 되돌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부디, 우리의 형벌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기를.

「이계전기 연재 중단을 요청합니다」
이세계 SSS급 판타지의 관습을 비트는
스타일리시한 코믹 B급 판타지

이 작품이 흥미로운 이유는, 이세계물이 관습적으로 제공해 온 ‘현실 도피의 판타지’를 정면에서 뒤집기 때문이다. 보통의 이세계물에서 주인공은 우연히 막강한 힘을 얻고, 그 힘으로 도착한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며 영웅이 된다. 독자가 이 장르에 빠져드는 까닭은 어쩌면 단순하다. 누구나 한 번쯤은 ‘내가 영웅이 되는 세계’를 꿈꾸기 때문이다. 빌런을 무너뜨리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 이름을 남기는 일. 그러나 이 영웅 서사에는 분명한 공백이 있다. 악역의 사정, 전쟁 구도를 만든 역사와 정치, ‘악’으로 규정된 존재가 악이 될 수밖에 없었던 조건은 좀처럼 사유되지 않는다. 빌런은 그저 한 번 반짝이며 쓰러질 역할이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계전기 연재 중단을 요청합니다」는 바로 그 지점을 비튼다. 주인공 태양이 이세계 전생한 칼드레아 대륙에서 인간들은 ‘마족’이라는 이유만으로 프레임을 씌워 그들을 배제하고, 전쟁을 정당화하는 구도를 만들어 왔다. 그런 맥락을 알지 못한 채 오로지 ‘힘’만을 부여받은 소년병 태양은 용사로 추대되고, 전쟁의 선봉에 서서 마왕을 봉인한다. ‘용사의 탄생’은 정의로운 영웅 서사의 출발점이 아니라, 프레임과 무지가 결합해 만들어낸 전쟁의 서막이었다.
반면 마왕이 대한민국, 즉 ‘용사의 세계’로 왔을 때 그는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 마왕은 오히려 역사와 정치를 공부하고, 힘 대신 웹툰이라는 매개를 통해 균열을 만들어낸다. 그 과정에서 칼드레아 대륙에서와 마찬가지로 대한민국에서도 일어나는, 정치적 프레임을 씌워 누군가를 밀어내고 원래 주권을 지니고 있던 존재를 ‘외부자’로 만들어버리는 문제를 날카롭게 지적한다. 그리고 태양은 웹툰 어시스턴트로서 함께하며 이번엔 진짜 용사로 성장하기 시작한다.
어쩌면 독자는 아무런 의심 없이 ‘용사는 선인, 마왕은 악인, 마족은 빌런 세력, 거대마신은 전쟁의 도구’라는 이야기적 관습을 따라 이 작품을 읽기 시작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작가는 낯선 설정을 하나씩 등장시켜, 그 자동화된 도식을 해체하며 독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이런 점에서 「이계전기 연재 중단을 요청합니다」는 가벼운 듯 보이는 판타지를 통해 오히려 현실의 무게를 되돌려 놓는 의미 있고 스타일리시한 작품이다.

매드앤미러 프로젝트의 또 다른 재미!
모든 작품을 잇는 매드앤미러의 세계관을 소개합니다.

[인류는 과거 유리 매미의 수호 아래 번영을 누렸다. 매미는 온 세상의 ‘악’을 거울 조각으로 이루어진 자기 날개에 가두어 해독하였다. 그러나 ‘악’에 잠식당한 타락한 사냥꾼들이 유리 매미의 날개를 파괴하였고 세상은 불안, 혐오, 폭력으로 가득 찼다. 세상을 정화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부서진 유리 매미의 날개 조각을 모아 매미를 부활시키는 것뿐이다.
“어둠을 비추는 거울 조각들을 찾아라. 거울은 거울이 아닐 수 있음이라.”]

매드앤미러 세계관에 등장하는 ‘거울 조각’은 바로 시리즈의 각 작품입니다. 텍스티는 독자들(일명 ‘거울 조각 조사단’)이 그것들을 찾고 수집할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각 조각을 발견한 독자들이 감상하고, 소개하고, 대화하며 이야기를 확산시키고 그 힘이 크게 모이면 유리 매미가 힘을 되찾아 다시 세상을 정화해 줄 것입니다. 텍스티가 그 선봉대에 서겠습니다.

목차

스며드는 것들
이계전기 연재 중단을 요청합니다
Mission Completion Check
작가 7문 7답

저자소개

이종호 (지은이)    정보 더보기
한국공포문학 작가모임인 ‘매드클럽’을 결성하여 한국공포문학단편선을 기획하였고, 단편 「아내의 남자」, 「오해」, 「폭설」 등을 수록하였다. 장편으로는 공포소설인 『이프』, 『귀신전』, 『모녀귀』 등을 썼다. 영화 <분신사바>로 만들어지기도 했던 『모녀귀』는 가도카와 호러문고로 일본에서 출간되었고, 태국에서도 출간되었다. 소설 외에 공포영화 <두 개의 달>, <소녀괴담>, <귀문>의 시나리오를 썼고 공포영화 <요가학원>의 스토리 디자인을 했다. 황금드래곤 문학상과 종말문학상 등의 심사위원을 맡았다. 공포 장르는 소재와 형태에 따라 스펙트럼이 워낙 넓고, 독자의 선호도 역시 극단적으로 나뉘는 편이라 작가 입장에서는 대중의 평가를 예측하기 힘든 장르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오컬트 소재를 선호하지만 현실 공포를 다루는 이야기도 좋아한다. 지금까지 쓴 모든 작품이 공포는 아니지만, 독자나 관객의 입장으로도 공포 장르의 작품을 좋아한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상상의 유연함과 미지의 영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의 의외성이 공포 장르가 주는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부디 「스며드는 것들」이 이 장르를 좋아하는 독자에게 만족을 주는 작품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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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운 (지은이)    정보 더보기
공상연애소설가. 기혼. 청강문화산업대학교 웹소설창작전공 교수. 본명 홍석인. 제2회 SF어워드에서 『무안만용 가르바니온』으로 대상 수상. 단편집 『구미베어 살인사건』, 『공상연애소설』, 『대통령 항문에 사보타주』, 『악의와 공포의 용은 익히 아는 자여라』, 『월간주폭초인전』을, 장편 『천국게임』, 『우주 달 별 사랑』, 『냉장고와 넷플릭스』 등의 작품을 출간하였으며 『창작자를 위한 마블 스토리텔링』 등 여타 작법서 또한 집필한 바 있다. B급 호러와 코미디를 사랑하며, 본질적인 영역에서 이 둘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전대물로 치면 핑크, 슈퍼히어로로 치면 개그성 캐릭터”라는 김보영 작가의 평을 가슴에 깊이 담은 채 살고 있다. 니혼바시 요코와 마찬가지로 어릴 때부터 <아담스 패밀리> 같은 가정을 꾸리고 싶었으며, 요즘은 어떻게 하면 이 꿈을 실현할 수 있을지 고심하며 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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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나는 다시 한번 수희를 부르려다 이내 입을 다물었다. 잠든 수희를 배려해서 한 행동은 아니다. 스치듯 시야에 들어왔던 수희의 극본 한 장면이 불쑥 호기심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난 잠자는 수희를 그냥 두고 노트북으로 시선을 돌렸다. 노트북 화면에 수희의 극본 <빙의>의 한 장면이 띄워져 있었다. 극본 1화의 초반 장면인데 스치듯 봤음에도 기억에 남을 만큼 묘사가 강렬했다. _ 「스며드는 것들」


‘이제 <빙의>는 내 작품이야.’
비로소 격렬하게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불안한 흥분과 함께 형언하기 힘든 희열이 동시에 머릿속에서 휘몰아쳤다. <빙의>를 삭제하기 전까지만 해도 어렵지 않게 완전범죄가 될 것 같았는데 뒤늦게 무서운 죄의식이 밀려들었다. _ 「스며드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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