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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동양철학 > 한국철학 > 퇴계/율곡
· ISBN : 9788994054438
· 쪽수 : 264쪽
· 출판일 : 2013-08-10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처음으로 공부를 하려는 사람은 반드시 어떻게 공부를 할 것인지 뜻을 먼저 세워야만 한다. 반드시 스스로 성인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한 개의 터럭만큼도 자신의 능력을 낮게 보고 그 목표로부터 물러서거나 다른 일로 미루려는 생각을 지녀서는 안 된다. 대체로 보통 사람들도 타고나는 본성에 있어서는 성인과 똑같은 것이다. 비록 자라나면서 외부의 영향으로 이루어지는 성질이 사람에 따라 맑기도 하고 흐리기도 하고 순수하기도 하고 잡되기도 한 차이가 없을 수는 없는 것이나, 진실로 참된 것을 알고 그것을 실제로 행하여 그가 이전에 물든 것을 모두 버리고 처음의 본성으로 되돌아갈 수만 있다면 곧 터럭만큼도 잘못된 것은 늘지 않고 모든 훌륭한 것들이 잘 갖추어지게 될 것이다. 보통 사람이라 하더라도 어찌 스스로 성인이 되겠다고 목표를 세우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그러므로 맹자는 사람들의 타고난 본성은 본시 훌륭한 것임을 논하면서 반드시 요임금과 순임금을 실례로 들고 말씀하시기를 “사람이면 누구나 요임금과 순임금과 같이 될 수가 있다”고 하셨다. 어찌 맹자께서 우리를 속이시겠는가?
우리는 마땅히 언제나 분발하여 “사람의 성질은 본시 훌륭한 것이어서 옛날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지혜롭고 어리석은 차이가 없는 것인데, 성인은 어찌하여 유독 성인이 되었고 나는 어찌하여 유독 보통 사람으로 있는가?”라고 반문해야 한다. 차이가 나는 것은 진실로 뜻을 제대로 세우지 못해 아는 것이 분명하지 않고 행동이 착실하지 않기 때문인 것이다. 뜻을 제대로 세우고 아는 것을 분명히 하고 행동을 착실하게 하는 일은 모두 나에게 달려 있는 것이다. 어찌 다른 곳에서 구하려 해서야 되겠는가?
사람의 얼굴과 모습은 미운 것을 예쁘게 고칠 수가 없고, 체력은 약한 것을 강하게 고칠 수가 없고, 몸은 키가 작은 것을 키가 크게 고칠 수가 없다. 이것들은 이미 정해진 타고난 것이어서 바뀔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지닌 마음과 뜻만은 어리석은 것을 지혜롭게 고치고 못난 것을 현명하게 고칠 수가 있다. 그것은 곧 마음은 텅 비었으면서도 작용은 영묘하여 타고난 성품에 구애받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에게는 지혜로운 것보다도 더 아름다운 것이 없고, 현명한 것보다도 더 귀중한 것이란 없다. 어찌하여 현명하고 지혜롭게 되지 않고 자기가 타고난 본성을 망친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