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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영화/드라마 > 시나리오/시나리오작법
· ISBN : 9788994197548
· 쪽수 : 456쪽
책 소개
목차
1권
작가의 말
[모래시계]를 만든 사람들의 말
등장인물
용어정리 / 일러두기
1부~13부
언론이 바라본 [모래시계]
2권
작가의 말
[모래시계]를 만든 사람들의 말
등장인물
용어정리 / 일러두기
14부~24부
대본 속의 역사 되짚어보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 50 검찰 보호실
일회용 컵 두 잔에 소주가 따라진다. 마주 앉은 우석과 태수. 우석이 가져온 소주를 마시는 중이다. 두 사람, 각자의 컵을 들어 건배를 하고 마신다.
태수: 좋은데. 근데 이거 규칙에 어긋나는 거 아니냐?
우석: (웃기만)
태수: (또 한잔을 따른다)
우석: 혜린이가 너 만나고 싶어하던데.
태수: …‥ 그 친구, 참 소주 맛나게 마시지. 기억 나냐? 너 대학 다닐 때 그 자취방 말이야.
우석: 그때 혜린이 그 녀석 술 엄청 마셔댔지.
태수: 우리 어머니도 술을 좋아하셨어.
우석: (그렇게 말하는 태수를 본다)
태수: 그래. 처음 혜린이 봤을 때 어머니 생각했어. 비슷한 데가 있어. 둘이 만났으면 참 잘 통했을 거야. (웃는다)
(시간 경과)
소주병은 비어 있다. 둘은 나란히 앉아 있다. 소주 한 병으로는 술이 취하지 않는 밤.
우석: 아마 검사가 바뀔 거 같다.
태수: (돌아본다)
우석: 재판 도중에 이런 일은 별로 없지만 그렇게 될 거야. 어쩌면 너, 다시 조사받아야 할지 몰라. 성가시더라도 협조해줘.
태수, 그런 우석을 보다가 웃는다. 대충 짐작이 간다.
태수: 우석아.
우석: 어.
태수: 니가 해줘.
우석: ‥‥ 싫어.
태수: 너 힘든 거 알어. 아는데‥‥ 니가 해.
우석: (고집스레 앞만 보고 있다)
태수: 난 널 알어. 너 같은 놈이 구형을 주면 나, 납득할 수 있어. 너 말고 다른 놈은 못 믿어. 너 말고 다른 놈이 나서서 내 죄가 어쩌고 그래봐. 나 속으로 그럴 거야. 웃기지 말고 너나 잘해라.
우석: …… 나 광주에서 너 봤어.
태수: ?
우석: (자기 앞을 본 채로 덤덤하게) 그때 나 계엄군이었다. 몽둥이로 사람들 패고 총 들고 쏴댔어. 그때 넌 시민군이었고. 광주에서 죽었다는 니 후배. 우리가 쏜 총에 맞았어. ‥‥ 너, 이제까지 나한테 속아왔어.
태수, 잠시는 놀라움에 우석을 보다가 문득 웃기 시작한다. 웃음이 잦아들고 침묵이 흐르다가.
태수: 그 다음이 문제야. 그러고 난 다음에 어떻게 사는지. … 하나는 너처럼 살고 하나는 나처럼 산 거야.
우석: …‥.
태수: 어이. 너 대단해. 진심이야.
우석, 그대로 앞을 보고 있는데 눈물이 고여든다. 문득 한 팔을 들어 눈을 가린다. 태수의 한마디가 내내 쑤시던 상처를 단숨에 어루만져놓았다.
태수: 우석아.
우석: ‥‥.
태수: 니가 해줘. 다른 놈은 싫다. …… 미안하다.
우석, 그 자세 그대로‥‥.
_ 24부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