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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미술 > 미술 이야기
· ISBN : 9788994228471
· 쪽수 : 352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
1. 내게 없는 것을 욕망하다/「밀로의 비너스」 - 밀로의 비너스
2. 여신의 귀환/「비너스의 탄생」 - 산드로 보티첼리
3. 두 가지 판본의 유일한 명작/「암굴의 성모」 - 레오나르도 다빈치
4. 모성인가, 관능인가/「피에타」 -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
5. 물러설 때 새로운 것이 탄생한다/「아담의 창조」 -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
6. 조연들을 주목하라/「시스티나의 마돈나」 - 라파엘로 산치오
7. 아르침볼도 스타일/「여름」 - 주세페 아르침볼도
8. 언어는 힘이다/「바벨탑」 - 피터르 브뤼헐
9. 르네상스의 빛과 어둠/「속임수」 - 조르주 드 라투르
10. 진실은 언제나 숨어 있다/「시녀들」 - 디에고 벨라스케스
11. 매력적인 죽음의 광경/「니콜라스 툴프 교수의 해부학 강의」
12. 일상의 재발견/「우유를 따르는 하녀」 - 요하네스 페르메이르
13. 패자들의 승리/「1808년 5월 3일」 - 프란시스코 고야
14. 혁명의 그리스도로 죽어 가다/「마라의 죽음」 - 자크 루이 다비드
15. 훔쳐보기 시나리오/「터키탕」 -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
16.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메두사 호의 뗏목」 - 장 루이 앙드레 테오도르 제리코
17. 영원한 스캔들, 드러낸 젖가슴/「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1830년 7월 28일」 - 외젠 들라크루아
18. 가난한 자들의 운명/「만종」 - 장 프랑수아 밀레
19. 꼭꼭 숨겨졌던 비밀/「세상의 기원」 - 귀스타프 쿠르베
20. 메두사를 직면하다/「죽음의 섬」 - 아르놀트 뵈클린
21. 풀밭에서 탄생한 근대 에로티시즘/「풀밭 위의 점심」 - 에두아르 마네
22. 생각의 마조히즘/「생각하는 사람」 - 오귀스트 로댕
23. 저주받은 예술의 표상/「귀에 붕대를 감은 자화상」 - 빈센트 반 고흐
24. 연인 뒤에 숨은 아버지/「키스」 - 구스타프 클림트
25. 침묵의 비명/「절규」 - 에드바르드 뭉크
26. 아이의 리듬감을 찾아라/「춤2」 - 앙리 마티스
27. 예술로 혁명하다/「게르니카」 - 파블로 피카소
28. 군중 속의 고독을 그리다/「밤을 지새우는 사람들」 - 에드워드 호퍼
29.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이미지의 배반」 - 르네 마그리트
30. 명작의 죽음/「캠벨 수프 통조림」 - 앤디 워홀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그는 창조가 ‘분리’라는 사실을 설득력 있게 보여 준다. 미켈란젤로의 아담은 신이 다가갈 때가 아니라 오히려 물러설 때 창조된다. 예술가의 창조도 이와 다르지 않다. 아담의 반대 방향으로 멀리 나부끼는 신의 머리카락만 봐도 화가의 이런 생각을 충분히 읽을 수 있다. 신과 아담의 손이 마주 닿지 않았다는 것은 서양 세계에서는 익숙하지 않지만, 유대교 신비주의자들에게는 익히 알려진 초월성을 의미한다. 즉, 하나님은 뒤로 물러나서 창조하신다는 ‘침춤’의 개념이다. 물론, 우리는 신에게 다가갈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가까이 다가가도 그와 접촉할 수는 없다. 우리가 다가갈수록 그는 멀어지기 때문이다.
- 제5화. 물러설 때 새로운 것이 탄생한다 -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의 「아담의 창조」 중에서
「터키탕」은 세상에 아주 잘 알려진 그림 중에서 유일하게 원형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화가가 그림을 원형으로 연출함으로써 감상자는 열쇠 구멍으로 금지된 실내를 들여다보는 관음증자의 처지가 되어 버렸다. 관음증의 작동 원리는 무엇일까? 관음증자는 왜 열쇠 구멍으로 안을 들여다보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히는 것일까? 은유적으로 표현하자면 관음증은 쿠르베도 들여다보았던 ‘세상의 기원’에서, 다시 말해 여성의 내밀한 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알고 싶어 시선으로 내부에 침투하며 쾌감을 느끼는 증세를 말한다. 그러나 관음증자는 자신이 훔쳐보는 ‘대상’에서 쾌락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보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고 싶은 욕망, 은밀한 것을 바라보며 놀라움을 느끼고 싶은 욕망이 충족될 때 기쁨을 얻는다. 아마 감상자들도 이 그림을 보고 있는 자신을 ‘의식할 때’ 진정한 만족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제15화. 훔쳐보기 시나리오 -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의 「터키탕」 중에서
「만종」은 죽은 아이처럼 ‘아직 꽃피지 못한, 혹은 이제 겨우 피다가 시들어 버린 것’이라는 주제를 연상시킨다. 「만종」의 세계적 성공의 비결은 분명히 무의식의 정의를 반영하는 ‘태어나지 않은 것’이라는 주제와 관련이 있다. 그렇다면, 무의식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우리가 알고 싶지 않은 영혼 깊숙한 곳에 감춰진 공간일 뿐 아니라, 의식하지 못한 채 솟아오르지 못하게 억누르는 충족되지 않는 욕망과 불건전한 추억과 기쁨이 숨어 있는 공간이다. 그처럼 이 그림이 환기하는 것은 그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더는 이루어질 수 없는 것, 단 한 번밖에 찾아오지 못하지만, 의식에서 이미 영원히 잃어버린 것, 하지만 같은 시각에 반복적으로 짧은 음악을 울리는 종소리의 비유처럼 다른 형태로 다시 찾아오는 어떤 것이다. 무의식에서는 모든 것이 울림으로 존재한다.
- 제18화. 가난한 자들의 운명 - 밀레의 「만종」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