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logo
x
바코드검색
BOOKPRICE.co.kr
책, 도서 가격비교 사이트
바코드검색

인기 검색어

실시간 검색어

검색가능 서점

도서목록 제공

버스 드라이버

버스 드라이버

김미선 (지은이)
개미
12,000원

일반도서

검색중
서점 할인가 할인률 배송비 혜택/추가 실질최저가 구매하기
알라딘 로딩중
yes24 로딩중
교보문고 로딩중
11st 로딩중
영풍문고 로딩중
쿠팡 로딩중
쿠팡로켓 로딩중
G마켓 로딩중
notice_icon 검색 결과 내에 다른 책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중고도서

검색중
서점 유형 등록개수 최저가 구매하기
알라딘 판매자 배송 6개 6,700원 >
로딩중

eBook

검색중
서점 정가 할인가 마일리지 실질최저가 구매하기
로딩중

책 이미지

버스 드라이버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버스 드라이버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94459301
· 쪽수 : 260쪽
· 출판일 : 2013-11-11

책 소개

<눈이 내리네>, <그녀가 사는 세상> 등의 책을 펴낸 김미선의 장편소설. 이동이 자유롭지 못한 장애여성과 그 불편함에 날개를 달아주는 버스. 김미선 작가는 독창적인 배치를 통해 한 여성의 몸에 담긴 의식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목차

작가의 말
본문
해설 「억압되고 배제된 욕망의 파기」차희정 (문학 평론가, 중국해양대학 한국학과 교수)

저자소개

김미선 (지은이)    정보 더보기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계명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94년 『동서문학』에 단편소설 「그녀의 이중생활」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창작과비평』 『문학사상』 『문예중앙』 등에 작품을 발표하면서 한계를 느낄 때 ‘장애’라는 실존의 조건이 개인적인 틀에서 해결되기란 어렵다는 걸 절감하고 장애인 인권운동가로 활동했다. 한국장애인연맹 부회장, 장애인인권교육센터 기획위원장을 지냈다. 2018년 「바리데기 언니」로 구상솟대문학상을 수상하며 시에 한 걸음 다가섰다. 소설집으로 『눈이 내리네』 『버스드라이버』, 에세이집으로 『이 여자가 사는 세상』 등이 있다.
펼치기

책속에서

버스 타는 일이 꿈만 같아진다.
그가 시간에 맞추어 버스 위에 오르면 먼저 그녀를 향해 눈을 날려 보냈다. 차에 키를 꽂는 순간 그의 눈이 잽싸게 그녀를 향해 날아오는 것이다. 그녀 얼굴 역시 붙박이듯 앞의 백미러를 보고 있다가 재빨리 그의 눈을 받아들였다. 이건 두 사람만의 인사이자 사랑법이었다. 이 의례는 점점 더 다정해지고 뜨거워져서 이제는 그녀의 몸 전체로 그의 눈을 받아들인다. 그와 그녀 사이에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있다고 해도 그들의 은밀한 눈길을 막지는 못한다. 그것은 말없이, 그리고 번개처럼 한 순간에 그들의 존재를 나누어가졌다.
하지만 그 눈빛 때문에 울고 싶다. 품안에 둥글게 안겨오는 무릎처럼, 따뜻하고 말랑말랑한 몸뚱이처럼, 그녀는 그 눈을 끌어안고 펑펑 울고 싶다.
나의 몸속 어디에 이토록 강한 남자의 화인火印이 고스라니 간직되어 있었던가, 다른 어떤 아름답고 형이상학적인 언어로도 드러나지 않던 곳, 어떤 행복이나 웃음에 의해서도 자극된 적이 일찍이 없었던 곳, 오로지 한 남성의 강력한 눈빛으로만 녹일 수 있는 이토록 관능적이고 뜨거운 욕망의 용광로가 숨어 있던가.
그러나 그녀는 울지 않는다. 이제 눈물로서가 아닌, 존재 전체로 그 눈빛을 감당해내려고 한다.


경계하지 않는 눈빛.
결코 다른 곳으로 돌려지지 않는 눈동자.
그 앞에서 그녀는 새로이 태어나고 있었다.
나이 마흔 살의 신생아는 그 눈빛에 대한 사랑으로 숨이 차오른다. 푸른 날개를 가진 버스가 아파트 진입로 끝에 모습을 드러내면 그녀의 가슴은 터질 것처럼 뛰어올랐다. 아니, 드러나기도 전에 언제나 그녀의 가슴으로부터 먼저 존재했고 그리고 소멸되어 갔다. 그녀의 호흡처럼 버스는 매 시간마다 모습을 드러냈고, 거기에는 도대체 눈빛을 숨기려고 하지 않는 사내가 있었다. 다른 사람들 속에 섞여 각각 다른 곳을 보고 있을 때에라도 그들의 시선은 더욱 은밀해지고 그리고 사정없이 엉켜들었다.

여태까지 아무도 그녀의 존재를 기뻐해주지 않았다.
어머니에게 그녀는 납덩어리 같은 짐이었고 평생 업고 다닌 슬픔이었다. 그리고 그녀가 만났던 몇 번의 남자. 그들은 그녀를 아끼고 존중하긴 했지만 그들 역시 연민과 곤혹스러움이 함께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그녀의 여성성에 대해서는 아예 눈을 돌려버리는 것으로 서로의 평화로움을 유지해나가곤 했다. 그녀가 가장 완성된 순간이라고 믿을 때에라도 그녀는 결코 여성이 아닌, 한 인간에 속해 있었을 때뿐이었다. 여성성이 제거된 인간. 남자도 여자도 아닌, 그러므로 인간이라는 더 큰 타이틀을 갖다 붙일 수밖에 없는 존재.
이제 그는 남성의 눈으로 그녀를 바라본다. 여자를 만나는 남성의 기쁨이 그 눈에 담겨 있었다. 그런 남자의 기쁨을 확인하는 여자의 깊은 희열이 그녀의 온몸을 거듭거듭 적셔냈다.


안아 줘, 어떤 말이나 의미도 붙이지 말고, 그 여자를 안아주었던 것처럼 그냥 그렇게 안아 줘. 봉애는 마음속으로 빌었다.
내 생애의 한 터널을 지나갈 수 있도록 도와줘. 제발, 나를 당신의 몸속으로 통과시켜 줘. 아무 미련, 어떤 터럭도 남기지 않고 그냥 나의 길로 걸어갈 거야. 타박타박.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이 포스팅은 제휴마케팅이 포함된 광고로 커미션을 지급 받습니다.
도서 DB 제공 : 알라딘 서점(www.aladin.co.kr)
최근 본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