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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94655192
· 쪽수 : 288쪽
· 출판일 : 2012-02-20
책 소개
목차
1. 머피의 인연
2. 똥차와 벤츠
3. 사랑의 정의
4. 이별에 대한 예의
5. 이별 후 愛
6. 그 사람이기에 가능한 일
7. 우리를 사랑할 수 없게 하는 것들
8. 사랑은……파랑새
9.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10. 나를 나답게 하는 사람
저자소개
책속에서
사랑이 끝나면 세상이 끝나는 것처럼 고통스럽다. 숨 쉬는 것조차 아픈, 가슴을 쥐어뜯는 듯한 고통. 하지만 사랑이 끝난다고 해서 인생이 끝나지는 않는다. 그렇기에 신은 우리에게 망각이라는 선물을 주었다. 시간이 흐르면 심장에 생긴 상처는 아물고 지나간 사랑의 흔적도 옅어진다.
“바보 같은 소리! 똥차 가면 벤츠 온다잖아요. 사랑이 지나가면 새로운 사랑이 오기 마련이에요. 하지만 조건이 있어요. 지나간 사랑을 놓을 줄 알아야 새로운 사랑도 시작돼요. 뒤에 오는 벤츠가 깜빡이를 켜고 들어오려 해도 수정 씨가 똥차만 보고 있으면 벤츠가 어떻게 들어올 수 있겠어요?”
창수의 멱살을 쥐던 손이 스르륵 풀렸다. 가슴을 찌르는 뼈아픈 말에 뿔테 안경이 고개를 떨어뜨렸다. 창수는 먼지를 털어내듯 목의 옷깃을 툭툭 정리했다.
“사랑할 때는 저돌적이던 남자들…… 이별 앞에서는 소심하게 주저하고 망설이죠. 남자들은 절대 ‘이별’을 먼저 입에 올리지 않아요. 왜냐고 물으면 여자가 상처받을까 봐, 라고 핑계를 대죠. 근데 그거 악어의 눈물 같은 거예요. 좋은 남자, 착한 남자인 척하면서 여자 친구 말을 건성으로 듣고, 데이트 약속도 뜸해지고, 전화 연락도 먼저 하는 법이 없죠. 행동으로는 온갖 이별 신호를 보내놓고 입으로 ‘이별’을 말하지 않았으니 상처 주지 않았다고 스스로 위안하는 겁니다. 하지만 남자가 이별 신호를 보낼 때마다 여자는 속이 까맣게 타들어갑니다. ‘내가 뭔가 잘못했나?’, ‘더 잘하면 괜찮아질까?’ 자책과 헛된 희망을 반복하면서 여자는 점점 지쳐가죠. 그리고 마침내 흐지부지 이별하게 되는 겁니다. 그런데 애매모호한 결별 이유만큼 실연의 상처를 깊게 하는 것도 없어요. 그러니 착한 남자? 절대 될 생각 마세요. 상처 없는 이별? 그런 거 없습니다.”
“이별통보단 일을 하면서 알게 된 건데요, 연인들이 계속 사랑하지 못하는 이유가 뭔지 아세요?”
“……”
“바로 사랑을 램프의 요정 지니처럼 여겨서예요. 사랑하는데 왜 그걸 못 해 주지? 사랑한다면 이 정도는 당연한 거 아니야? 하고, 연인의 모든 행동에 사랑이라는 잣대를 들이대는 거죠. 그래서 그 사람을 내가 원하는 대로 깎고 바꾸려 드는 거 말예요. 근데 사랑은 마이너스가 아니라 플러스잖아요. 그러니까 사랑이라는 잣대로 깎으려고만 들지 말고 보태보세요.”
“깎으려고만 하지 말고 보태라…….”
유선이 보은의 말을 되풀이했다.
“그리고 여자들, 흔히 남자 친구가 자기 기분을 이해하고 더 잘해 주길 바라며 ‘이별’을 언급하잖아요. 하지만 남자들은 단순해서 곧이곧대로 헤어지자는 얘기로 알아듣거든요. 그러니까 정말 헤어지려는 게 아니면 그런 말 입에 담으면 안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