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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여행 > 스페인여행 > 스페인여행 에세이
· ISBN : 9788994757131
· 쪽수 : 184쪽
· 출판일 : 2014-08-30
책 소개
목차
1. 800킬로미터를 걸어야 한다고요?
2. 국경이 뭐 이래? (1일째)
3. 용서의 언덕에서 누구를 용서할까? (4일째)
4. 누르면 와인이 콸콸콸 (6일째)
5. 제발 우리 좀 재워 주세요 (7일째)
6. 조금만 더 맛있게 해 주세요 (10일째)
7. 마을아, 마을아 어디에 있니? (14일째)
8. 하늘과 땅이 맞닿은 곳으로 (17일째)
9. 퍼붓는 빗속의 아빠와 나 (19일째)
10. 그래도 난 아빠가 좋아 (22일째)
11. 누군가의 간절한 기도 (24일째)
12. 이글대는 태양, 지쳐 가는 나 (25일째)
13. 날 꼬드기지 마세요 (26일째)
14. 이제 남은 거리는 100킬로미터 (29일째)
15. 아빠, 사랑해요 (32일째)
16. 스페인의 땅끝에서 (33~36일째)
17. 고마워요, 아빠
책속에서

나는 조금 긴장하며 침대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내 여행의 들뜬 기분으로 형, 누나와 이야기를 나누고 침대에 누웠다. 처음 보는 사람들끼리 한 방에 모여 잠을 자는 게 처음이라 너무 신기했다. 게다가 옆 침대에는 외국에서 온 아줌마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옷은 어떻게 갈아입어야 하지? 뭔가 말을 건네야 하면 어떻게 말하지? 영어로? 난 영어 잘 못하는데……. 괜히 설레면서도 재미있었다.
어쨌든 드디어 내일부터 산티아고 가는 길, 스페인어로는 ‘까미노 데 산티아고’ 또는 ‘까미노’라고 줄여 말하는 길을 걷는다.
‘기다려, 산티아고. 내가 꼭 걸어서 갈 테니.’
8시 방향으로 돌아 10분쯤 걸어가니 수도원이 나왔고 벌써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며칠 전에 만난 11살 난 스페인 누나 에스테드도 있었다.
와인이 안 나올 때도 있다고 들었는데, 사람들이 모여 있는 걸 보니 지금은 와인이 나오는 모양이었다. 물병을 비우고 왼쪽 꼭지를 누르니 보랏빛의 와인이 나왔다. 한 병 가득 채우려는데 아빠가 말씀하셨다.
“성민아, 그만 받아. 다 못 마셔. 괜히 많이 받았다가 버리면 아까우니 조금만 받으면 돼.”
“아빠, 마셔 봐도 돼요?”
“그래.”
입에 살짝 대고 조금 마셨는데 역시나 맛이 없었다. 어른들은 시고 쓴 와인을 대체 무슨 맛으로 먹는 걸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