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사진 > 사진이야기/사진가
· ISBN : 9788995486864
· 쪽수 : 223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 사진이 내게 말을 걸었다
1. Plant l 내가 반한 세 명의 식물학자 - 어상선
2. Windscape l 바람을 실은 바람 - 배병우
3. Sound l 작은 소리, 긴 울림 - 양현모
4. Smell l 향이 말해 주는 모든 것 - 윤석무
5. Fashion l 패션은 라이프스타일이다 - 박경일
6. Love l 사랑한다는 말 - 김지양
7. 白磁賦 l 백자, 침묵 속에서 대화하다 - 구본창
8. Library l 나의 가정 도서관 - 이윤진
9. Space l 미술관의 담백하고 큰 공기 - 조정환
10. Beauty l 아름다움의 단순한 조건들 - 김현성
11. Image l 이미지는 자유다 - K T Kim
12. Facade l 건강한 파사드의 힘 - 오형근
13. Seoul l 서울에서 할 수 없는 세 가지 일 - 최민호
14. Documentary l 다큐멘터리는 살아 있다 - 박기호
15. Memory l 기록이라는 선물 - 문형민
16. Voyage l 오직 마음과 눈만이 필요할 뿐 - 박지혁
17. Origin l 내 안의 끝없는 세상을 비행하다 - 천경우
저자소개
책속에서
오늘 우리의 대화 주제는 파사드이다.
"원래 파사드는 건물의 전면을 말하는 건축 용어예요. 그런데 이 물리적 용어가 사진과 초상 쪽에 쓰이기 시작하면서 마치 전면을 지탱하는 뒤편의 허술한 각목이 보이느냐 보이지 않느냐 하는 문제가 되었지요. 무대 미술에서 무대 전면은 화려하게 꾸며져 있지만 뒤는 각목으로 허술하게 받쳐져 있잖아요. 앞은 당당하지만 뒤는 허술한 것.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서 신 카나리아, 트위스트 김 등 잊혀져가는 배우들을 촬영하면서 그들의 초상 사진에서 긴장, 불안, 흔들림을 보게 되었지요."
여고생들의 파사드는 어떻게 달랐나요.
"여고생 또한 소녀의 파사드를 가지고 있어요. 예전엔 자연스럽게 가족의 관계에 의해서 여성으로 성장했지만 요즘은 연예인과 패션 잡지를 통해서 취향을 키우고 있고 이것 또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미디어의 편견에 의해서 움직이는 거예요. 한국은 아무리 세상이 변했다 해도 가부장적 사회, 마스크의 사회라는 것을 지울 수 없었어요. 사회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여고생 사진을 통해 느꼈지요."
우리는 모두 파사드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사람마다 파사드의 두께는 모두 다르다. 귀엽게 넘겨줄 만한 가벼운 파사드를 가진 사람도 있고, 너무 두꺼워 도대체 어떤 모습이 얼굴이고 어떤 모습이 파사드인지 분간할 수 없는 사람들도 있다. 파사드가 마스크 쪽에 가까운 사람은 가여운 사람이다. 나이가 들수록 내가 누구인가를 솔직하게 알아 가야 하는데 이 사람들은 안타깝게도 내가 누구인가를 철저히 숨긴 채 가짜 인생을 살아가기 때문이다. 가식은 자신과 타인을 지치게 하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 본문 153~156쪽, '건강한 파사드의 힘 : 오형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