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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예술/대중문화의 이해 > 대중문화론
· ISBN : 9791190566841
· 쪽수 : 224쪽
· 출판일 : 2024-04-12
책 소개
목차
# 들어가며
콘텐츠의 본질은 그것이 아니다 • 9
# K-웨이브와 역사적 비극의 본질
K-콘텐츠의 약진 이면에는 세계 질서의 변화가 있다 • 13
세계의 모든 창세신화는 카오스에서 시작되었다 • 23
한극 드라마와 계급적 상상력 – 드라마 〈오징어 게임〉과 〈D.P.〉를 중심으로 • 32
아름답고 단단한 비극의 역사 – 애플 TV+는 왜 드라마 〈파친코〉를 선택하였을까 • 38
K-드라마가 꿈꾸는 K-정치Politics – 드라마 〈고요의 바다〉 • 45
# K-세계관과 맨몸 서바이벌의 본질
‘아아’는 또 하나의 계급이다 • 57
K-세계관의 붕괴와 맨몸 서바이벌 • 65
2024년 4월 10일, 대한민국의 봄은 어떤 얼굴일까 • 74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창조적 역동성과 스트릿 댄스 유니버스 • 82
세상의 모든 작고 사소한 것, 그래서 우리가 지켜야 하는 가치 – 2023년 올해의 벡델리안 • 93
살아남은 자의 슬픔: 새로운 시대정신으로서 세대 담론 –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을 중심으로 • 101
# 문화콘텐츠와 대중예술의 본질
BL은 2023년 콘텐츠 트렌드의 새로운 좌표다 • 111
문제의 본질은 그것이 아니다 – 문화예술계의 왜곡·편집·표절 논란 • 127
현실과 판타지의 적절한 균형을 찾아서 –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을 중심으로 • 138
윤여정론: 세상에서 두 번째로 연기 잘 하는 배우 • 147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 – 단막극의 ‘오래된 미래’에 대하여 • 153
코로나 바이러스로 읽는 2020년 한국문화 트렌드 – 4가지 장르의 화제 콘텐츠를 중심으로 • 160
# 영화예술과 신화적 인간의 본질
시뮬라크르 세계의 박찬욱‘들’ - ‘올드’보이와 헤어질 결심 • 169
영화 〈탑건: 매버릭〉 ‘다시’ 읽기: 매버릭의 다섯 가지 얼굴 • 180
일본과 한국 MZ세대가 그리는 꿈의 지도 • 189
(한국) 여자는 한 달에 한 번 마녀가 된다 – 다큐 〈피의 연대기〉 • 200
우리는 왜 지금 윤리를 이야기하는가 – 영화 〈증인〉과 〈나의 특별한 형제〉를 중심으로 • 208
저자소개
책속에서
위기는 기회였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넷플릭스를 포함한 OTT의 가입자와 시청 시간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였고, 초국적 콘텐츠플랫폼을 타고 한국 드라마는 전통적인 강세였던 아시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으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글로벌 OTT는 ‘K-드라마’를 전 세계로 뻗어나가게 하는 한국의 ‘디지털 실크로드’가 되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형식이 아니라 내용이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빈부 격차는 점차 벌어지고 계급 단절과 계층 갈등은 악화했다. 그리고 전 세계 사람들이 직면한 절망적인 현실이 바로 한국 드라마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 「K-콘텐츠의 약진 이면에는 세계 질서의 변화가 있다」 중에서
주변이 중심을 구원한다는 것은 주변이 중심을 대체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권력의 단순한 이동은 억압의 대상이 억압의 주체로 바뀌는 것일 뿐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주변이 중심을 진정으로 구원하는 방법은 주변이 주변을 떠나지 않고 자신이 서 있는 바로 그 변방을 중심으로 만드는 일이다. 그리하여 수많은 변방이 중심이 되는 것, 억압의 주체였던 중심을 해체하면서도 다른 주변을 다시 변방으로 만들지 않는 새로운 중심이 되어가는 것이다.
그 중심은 하나일 수도 없고 하나여서도 안 된다. 모든 인간의 언어와 모든 문화의 문법이 제각기 중심이 되는 새로운 세계, 그리고 그 세계를 품어내는 새로운 드라마월드. 그러므로 지금 여기의 우리에게는 그동안의 삶과 평안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는 대범한 용기와 열린 태도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 「세계의 모든 창세신화는 카오스에서 시작되었다」 중에서
드라마 <파친코>는 작품 안팎과 관련해서 모두 경계에 있는 혹은 경계를 넘어서는 작품이다. 드라마에서 공간의 전환을 알리는 자막도 세 개의 언어로 나온다. 영어, 한자, 그리고 한국어. 한국어를 제일 뒤에 배치한 점에서 <파친코>는 한국 배우가 등장하고 한국의 역사를 다루고 있지만 한국과 한국인만을 타겟으로 제작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결국, <파친코>에 내재한 경계성은 국적의 불확실성이나 애매성이 아닌 국적의 무의미성 혹은 무국적성에 대한 새로운 가치 부여라고 해석할 수 있다. <파친코>는 <파친코>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저 ‘드라마’일 뿐이라는 선언이다.
- 「아름답고 단단한 비극의 역사 – 애플 TV+는 왜 드라마 <파친코>를 선택하였을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