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기타 국가 소설
· ISBN : 9788995830864
· 쪽수 : 624쪽
· 출판일 : 2011-01-14
책 소개
책속에서
내 이야기는 봄베이에 도착한 첫날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곳에서 운명의 게임이 시작되었다. 운 좋게도 나는 카를라 사라넨을 만나는 카드를 뽑았다. 그녀의 푸른 눈동자를 들여다본 순간부터 게임이 시작된 것이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다른 많은 이야기처럼 한 여자와 한 도시, 그리고 약간의 행운으로부터 시작된다. 봄베이에 도착한 첫날, 내가 처음으로 느낀 것은 냄새가 다른 공기였다. (1권 7쪽)
나는 가방에서 위스키 한 병을 꺼내 마개를 땄다. 그건 뉴질랜드의 한 친구와 약속한 또 다른 의식이었다. 그녀는 위조 여권으로 인도까지 무사히 밀입국하면, 한잔하면서 자기 생각을 해달라고 했다. 대마초를 피우고 위스키를 마시는 이 작은 의식이 내게는 중요했다. 탈옥하고 가족을 잃은 것처럼, 그동안 사귀던 친구들도 전부 잃었다. 그리고 이젠 그들을 다시는 볼 수 없을 것이다. 나는 돌아갈 희망도 없이 세상 속에 혼자 남겨진 놈이었다. 내 인생은 모두 내가 가진 추억과 부적과 사랑의 증표에 머물러 있었다. (1권 25쪽)
굶주린 아이들, 죽은 아이들, 노예들. 얘기를 마치는 프라바커의 목소리는 살짝 떨리고 있었다. 경험보다 더 깊은 진실이 있다. 우리가 볼 수도, 심지어 느낄 수도 없는 진실이 있는 법이다. 단순히 똑똑한 것과는 구분되는 심오한 진실, 지각과 구분되는 실재라는 진실이 있다. 우리는 보통 그런 진실과 마주했을 때 무기력하다. 진실을 아는 대가는 마치 사랑을 아는 대가처럼, 때로는 그 어떤 마음으로도 쉽게 막아낼 수 없을 만큼 클 때가 있다. 그것은 세상을 사랑하게 하지는 못하지만, 증오하는 것은 막아 준다. 그리고 그런 진실을 알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가슴에서 가슴으로 그것을 전하는 것뿐이다. 프라바커가 내게 말해 준 것처럼, 내가 지금 여러분한테 이야기하는 것처럼 말이다. (1권 111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