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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여행 > 국내 여행에세이
· ISBN : 9788996299592
· 쪽수 : 360쪽
· 출판일 : 2011-11-25
책 소개
목차
길 위에서 지난 시간의 뒷표정을 정리하다
자주 걷는다. 익숙한 길, 추억만으로도 충만한 길, 그리고 때로는 호젓한 길
16 제주올레 16코스_모든 길에는 누군가의 기억이 배어 있다
28 백두대간에 난 첫 고갯길, 하늘재_하늘에 닿는 길을 거닐다
42 북한산과 도봉산 사이를 걷는 우이령길_다시 열린 옛길, 생소함만 가득하고…
54 가산, 생원과 함께 걷는 봉평 메밀꽃길_달빛에 숨 막힌 메밀꽃은 보지 못했어도
66 강화 봉천산과 창후물길_새로운 한 해를 향한 다짐
80 서울성곽길에서 사람들의 생태를 보다_시간과 삶이 빚은 자연 앞에서
그래도 부대끼며 사는 게지
떠나는 것만이 다는 아니었다. 가장 혼자이고 싶을 때, 현실을 벗어나고 싶을 때, 오히려 치열한 삶 속으로 뛰어든다.
96 혜화동에서 낙산공원, 그 담벼락과 골목_인연이 만든 비경
112 수원 화성과 팔달문시장_갈비보다 시장, 화성보다 사람
128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_모든 책은, 그냥 책이다
142 시간이 화석으로 남은 군산_볼 품 없는, 그래서 볼 만한 근대의 흔적
156 전주 한옥마을, 그 언저리_조금은 서글픈, 한옥마을의 분칠
170 서울 종로구 청운동_북촌의 풍경
184 습관처럼 찾는 강화 전등사_자그만, 몇 개의 인연
때로는 자연에 기대다
자연은 위안도 주지만 혹독함도 겪게 한다. 역시 자연은 그답게 ‘그러하다.’ 그 무덤덤함이 편하다.
200 춘천 중도에서의 낭만적 혹한의 밤_세상의 모든 잡담 뒤로 물리고
214 경북 예천군 금당실_소나무와 함께 한 가을여행
228 강원도 홍천군 밤벌_세상 낚시꾼들을 위한 변명
242 천은사의 비, 개심사의 소나무_눈 오는 개심사를 찾는 까닭
258 장성 축령산 자연휴양림_숲, 그 향연 속에서
270 제주 비자림과 두모악_좋은 사람은 좋은 풍경을 닮았다
그들도 나처럼 살았으니
역설적이게도 미래를 역사에서 찾는다. ‘역사는 현실이고 미래다’ 그렇다고 역사의 현장에서 답을 구하지는 않는다. 나도 역사의 한 점이라는 것을 느낄 뿐이다.
288 김포 장릉(章陵)과 남양주 광해군 묘_왕릉의 두 모습
300 팔베개하고 눕다, 담양 소쇄원_곁에 두고 보는 낙
316 인천 자유공원 일대_오래된 미래
330 역사의 길, 자연의 길, 남한산성_돌에 새겨진 역사와 인간
346 경주의 하룻밤_왕들의 정원 혹은 무명씨의 웃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는 새로운 풍경이 늘 궁금했다. 서두를 일 없는 날 어둠 속 정류장에서 간혹 첫 차를 기다리는 것도, 끔찍하게 싫어하는 출근 시간 지하철을 어쩌다 타 보는 것도, 여행지 맛집 두고 시외버스터미널 근처에 널리고 널린 ‘전주식당’이나 ‘대전식당’에서 된장찌개를 먹는 것도, 영화 시작 한 시간 전에 도착해 오도카니 앉아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을 멍하니 바라보는 것도, 오래된 시장에서 살 것 없어도 아주머니 옆에 쭈그리고 앉아 그 양반들의 손을 응시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다른 사람들이살고 있는 세상이 궁금해서다.
또 다른 길 하나. 버스를 타고 지나다 보면 대도시 서울의 그저 삭막하기 이를 데 없는 풍경에 지나지 않지만, 종로 5가에서 광화문 거쳐 아현동에 이르는 길은 나에겐 잊을 수 없는 길이다. 여행을 하고 싶었지만 주머니가 곤궁했던 나는 곧잘 집 앞 버스정류장에서 제일 처음 오는 버스를 집어타고 종점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는 여정을 반복했다. 나는 그 서푼짜리 여행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다.
빨래를 널고 싶었다. 긴 비에 눅눅해진 이불 따위를 널어두면 참 잘 마를 날씨였다. 그런 날에 북한산과 도봉산을 나누고 서울 우이동과 경기도 양주군 교현리를 잇는 우이령을 일주일 간격으로 두 번 찾았다. 그 사이 중부지방에 엄청난 비가 내렸지만 우이령을 찾은 이틀은모두 쾌청했다. 북한산은 나의 조강지산이었고, 오랜만에 다시 찾고 싶었다. 북한산과 도봉산을 좌우에 둘러두고 걷는 맛은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