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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철학 일반 > 교양 철학
· ISBN : 9788996317609
· 쪽수 : 284쪽
· 출판일 : 2012-06-20
책 소개
목차
서 장 무언가를 향한 전환
제1장 발전 이후
제2장 감사
제3장 인간이 끌어안은 세계
제4장 자신을 책임진다는 것
제5장 앎을 선택하다
제6장 신 없는 임종
제7장 희망
책속에서
책을 집필한 목적은 일관된 세속관의 확립이다. 이때의 세속관은 동시대의 문화, 문제가 되는 것들, 현실적인 일상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어야 한다. 나는 불신론자, 무신론자, 불가지론자, 세속주의자, 인본주의자들이 종교인, 혹은 신의 존재를 믿는 사람과 대화할 때 상실감을 느끼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우리 같은 사람들이 입을 다물게 된 까닭은 상대방의 열띤 태도 탓이 아니라, 살아가며 마주하는 중요한 문제를 두고 망설이거나 불분명하게 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적극적인 종교인이 자신의 믿음을 이야기할 때면 흡사 그러한 믿음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고방식이라도 되는 듯, 말문을 닫는 경우가 잦다. 나는 이 책에서 비非종교 철학 역시 다른 종교관과 마찬가지로 충분히 일관성 있고 유의미하면서도 흥미로울 수 있다는 점을 보이고자 했다. 게다가 삶과 죽음의 의미, 고통의 이유, 자신과 타인, 사회의 개별적이고 공동체적인 책임, 우주와 역사 속에서 개인의 입지 같은 심오하고도 갈급한 문제에 효과적으로 답할 수 있다.
결국 신 없이 사는 것, 그리고 자신과 인생에 합당한 책임을 지는 것 사이에는 깊은 관계가 있다. 세속적 인식의 영역에서는 그 연결고리가 드러날수록 관계성 그 자체, 내부의 한계를 인식하게 된다. 인간은 궁극적으로 이 세상과 자신의 삶이 개인적?집단적 통제 영역을 넘나들며 다양하고 다면적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알게 된다. 신 없이 산다는 것은 자기 자신, 그리고 삶에 내재된 요소는 물론, 비난의 대상, 의무를 주장하고 이행해야 할 때를 알게 되는 과정의 한 단계일 뿐이다.
니체의 말은 하나의 지침이 될 수 있다. 죽음과 마주하는 이유는 ‘삶을 긍정’하기 위해서이다. 신 없는 삶이 조금이라도 유의미해지려면 매일에 충실하고, 경험해야 할 모든 것을 경험하고, 그리하여 스스로 장애물에서 해방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