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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88996339700
· 쪽수 : 411쪽
· 출판일 : 2009-12-04
책 소개
목차
글머리에
회상의 시작
젊은 구도자
길에서 배우다
산천재
도둑으로 몰리다
도의결의
일은 바르게 돌아온다
.
.
.
역모의 죄
금성탕지
죄를 얻다
신선이 되다
하늘의 별
연표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1. 세상에 실망하여
스승 남명과 동문 선배들의 얼굴이 그리웠다. 산천재를 떠나기 전 스승 남명의 마지막 가르침이 떠올랐다.
“선비들은 말로는 도와 의를 부르짖고 백성들을 위한다는 말을 버릇처럼 내뱉으나 정작 필요할 때는 실천을 하지 않는구나. 마음 속에 도의가 없음에도 거짓으로 말하는 선비들이 많으니 장차 나라가 누란의 위기에 빠지게 되면 어느 누가 백성을 구하겠는가. 재우는 산천재를 떠나더라도 가슴속에 도와 의를 새겨 참선비의 길을 잊지말도록 하여라.”
“스승님, 제자 재우, 스승님의 유지를 잊지 않고 도의를 지키기 위해 살고자 하나 세상이 하도 척박하여 천지에서 고아가 된 느낌이 드는 것은 무슨 연유이옵니까. 제자가 스승님의 가르침을 평생 잊지 않고 실천하려하나 이 세상에서 능히 이를 이루지 못할 것 같으니 제자는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스승님, 저에게 힘을 주십시오.”
스승 남명의 유지를 떠 올린 재우가 압록강을 바라보며 허공에 외쳤다. 재우의 외침은 압록강을 넘어 허공에서 산산이 부서졌다.
2. 의병을 일으키고
허리에 칼을 차고 재우는 문 앞을 나서며 하늘을 쳐다봤다. 먼 산에 걸려 있는 붉은 노을의 심연이 재우를 감싸 안았다. 이윽고 재우의 심장도 붉게 타오르고 뜨거운 피가 용솟음쳤다. 나라와 백성을 구하고자 하는 그의 마음이 활활 타 올랐다. 재우가 하늘을 보고 크게 외쳤다.
“나라가 위기에 처해 의를 세우는 것은 이 땅에 살아가는 백성의 당연한 본분이다. 내 붉은 심장을 터뜨려 산천을 물들이고 내 피끓는 영혼을 천지(天地)에 뿌려 하늘을 움직이리라!”
3. 정암진에서 외치다.
이때 바람이 불었다. 갈대가 흔들리고 재우의 땀을 식혀주었다. 바람이 땀만 식혀준 것은 아니었다. 재우의 가슴을 시원하게 하고 격한 마음의 심상을 일으켰다. 재우가 정암진을 바라보며 허리에 매여 있던 운검을 들고 외쳤다.
“장검을 치켜세워 천하를 호령하니
적들의 핏빛울음 산하에 가득하네.
장부의 드높은 기개 정암진에 세우리라.”
재우가 이렇게 외치자 바람이 멎고 강물이 멈추었다. 정암진은 영웅을 이렇게 맞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