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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88996489924
· 쪽수 : 200쪽
· 출판일 : 2011-04-29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글_고통을 껴안고 죽는 사람들
물속에서 죽다
텅 빈 죽음
산송장의 죽음
하늘집에서 죽다
조용한 죽음
예쁜 죽음
열린 창문과 죽음
날아올라 죽다
쓸쓸한 죽음
빨강 이야기
열공의 죽음
나 모르게 죽다
매운 죽음
노랑 이야기
누추한 밤
피를 마시며 죽다
다리 밑에서 죽다
더워서 죽다
모르그 가(家)의 자살
비를 맞으며 죽다
우주 파리되어 날다
이빨 사이로 투신자살하다
백사장에서 죽다
하양 이야기
빨래와 십자가
코끼리 등에서 죽다
하늘에서 권하신 죽음
돛단배에서 죽다
사자와 함께 죽다
흡연 소녀의 죽음
유령 소녀의 자화상
그네뛰기의 죽음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죽다
가로등 밑 눈발에서 죽다
물고기의 죽음
나오는는 글_이 책이 마음의 상비약이 되기를
리뷰
책속에서

찜통에 쪄지는 고구마가 된 것 같았어.
고구마가 익었는지 먹을 만큼 익었는지
젓가락으로 찔러보았어.
젓가락 행진곡을 치듯이 똥똥똥 똥똥똥.
무의식으로 잦아들었어.
고구마가 언제 익을 지 고구마가 언제 죽을 지
죽어야 죽고 나서야 찜통에 벗어나겠지.
가물거리는 찜통 속의 한낮.
이글거리는 한낮의 태양.
한껏 달아오른 우울한 분홍 구름
에라 모르겠다.
그냥 편히 누워서 잠이나 자야지.
잠자듯 익는다면 잠자듯 죽는다면 참 좋을 거야.
고구마가 익기 시작했어. 가물거리며 죽기 시작했어.
아지랑이 흔들림 속에서 나는 생각했어.
다음 생이 허락된다면 나무가 되고 싶어.
쉴 수 있는 그늘을 만들 수 있는
자기만한 크기의 멋진 그늘을 만들 수 있는
자기의 그늘에 남도 쉬게 할 수 있는 아름다운 나무.
갑자기 기적이 일어났어.
누군가 가스불을 확 올렸던 거야.
순식간에 고구마가 익었어. 순식간에 나도 죽었어.
고구마 한 개 드실래요.
이왕이면 시원한 나무 그늘에서 드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