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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88996641032
· 쪽수 : 348쪽
· 출판일 : 2012-01-26
책 소개
목차
성문 앞 ● 자객이 온다 ● 한산도의 붉은 달 ● 죽은 사람 ● 광야(廣野) ● 반간(反間) ● 어둠의 암살자 ● 밀정의 조건 ● 타초경사(打草驚蛇) ● 검은 바다 ● 일본 사유(思惟) ● 도깨비 ● 미로(迷路) ● 시체가 말하는 것 ● 닌자의 탄생 ● 서(西)로 가는 구름 ● 낙과(落果) ● 안배(按配) ● 빈 섬 ● 남도순행(南道巡行) ● 추격자들 ● 반전(反轉) ● 마지막 전투 ● 늙은 꿈 ●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서종필은 회의장을 나와 외성의 여장(女墻)에 서서 구포 강변을 굽어보았다. 낙동강 하안에 지은 구포왜성에서 동쪽은 김해고 북쪽은 양산이었다. 저쪽 어딘가에 조선군의 진영이 있다.
그는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아군의 진영에 보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계속 생각했다. 기밀이라면 기밀일 수 있는데 내용이 너무 소략(疏略)했다. 게다가 그들 자신도 자세히 아는 바가 없어서 그랬을지 모르지만 귀순했다고는 하나 적국의 사람 앞에서 스스럼없이 얘기한 것도 의심의 여지가 있었다. 함정일까.
첫째, 자객을 보냈다는 것은 사실인가 아닌가.
둘째, 사실이라면 왜 그 이야기를 자신이 있는 데서 했는가.
풀어야 할 숙제였다. 저 벼랑처럼 한 발만 잘못 디디면 나락으로 떨어진다.
구포 앞을 흐르는 도도한 강물은 아무 말이 없었다.
“이얍!”
놈이 기합을 지르면서 칼을 사선으로 쓸어 왔다. 확실히 일반 군사들의 칼질과 다른 점은 피할 곳이 마땅찮은 궤적을 만든다는 점이다. 피한다면 뒤로 물러서는 것밖에 없는데, 그러면 역습을 할 수가 없다.
호준은 환도를 들어 막았다. 두 개의 칼이 십자(十字)로 부딪치며 불꽃을 피웠다. 챙, 하는 쇳소리가 산속의 정적을 깨웠다.
칼이 부딪쳐 튕기는 반동을 얼마나 빨리 잘 제어하고 이용하느냐에 따라 고수와 하수가 구별된다. 첫 충돌에서는 장호준이 조금 빨랐다. 그러므로 두 번째 부딪침은 상대의 몸 가까이에서 일어났다. 연달아 불꽃이 튀었다. 한시도 상대의 칼에서 눈을 떼어서는 안 된다.
호준은 한번 잡은 승기를 놓치지 않고 무자비하게 몰아쳤다. 놈은 교묘하게 몸을 비틀어 피했지만 날카로운 칼날이 옆구리를 훑고 지나가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다시 한 번 휘두른 그의 환도에 무사는 팔과 함께 칼이 날아갔다.
“남북의 외적들을 다 경험한 자네이니 묻겠네만, 앞으로 정세가 어떻게 돌아갈 것 같은가?”
“어지러움입니다.”
한 낱말로 대답했다.
“난(亂)이라……. 그 때문에 자네를 부른 걸세. 이해하겠나?”
“예.”
“어쩌다 보니 학봉(鶴峰, 김성일)의 주장을 받아들였지만 학봉이나 나나 왜노(倭奴)의 위험성을 아주 도외시하고 있는 건 아니야. 그래서 북쪽 번진의 유능한 장수들을 불러들여 하삼도(충청, 경상, 전라)에 보내 대비하려고 하네.”
그리하여 전임한 이들이 이순신과 원균 등이었다.
“예.”
“그래서 자네도 힘 좀 써 줘야겠다는 얘길세.”
“알겠습니다.”
“그런데 자네에게 좀 미안한 얘긴데…….”
“말씀하십시오.”
“낭청은 낭청이되 비밀 낭청을 맡았으면 하네.”
“비밀 낭청이요?”
“자네라면 굳이 설명할 필요 없이 알 것이라 생각되네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