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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91163169543
· 쪽수 : 304쪽
· 출판일 : 2023-11-30
책 소개
목차
서장
무술년(1598년)
9월(九月)
이순신
고니시 유키나가
이연
이문욱
예교성
장도해전
서로군
방문객
사천왜성
귀순
10월(十月)
왜교성 공방전
사천왜성 전투
철수
궁궐
전선들
11월(十一月)
수면 아래
쐐기
결전전야
노량
최후의 전장
순국 이후
후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이순신은 바다에 있었다.
석년(1597년) 명량에서의 대승 이후 이순신은 계속해서 바다에 머물렀다. 달리 갈 곳도 없었다. 왜군의 침입 이후 수없이 치른 해전으로 곁을 나누던 사람들이 많이 떠났고 또 다른 이들이 옆에 남았다.
“우리는 이제 마지막 전투의 길에 오를 것이다. 나는 이 싸움에서 전력을 다할 것이며 그로 인해 쓰러져 죽는다 해도 그대들은 적을 완전히 섬멸할 때까지 싸움을 멈추지 말라. 적을 조금의 자비도 없이 이 땅에서 몰아내야만 지난 7년 동안 죽어간 수많은 병사와 백성을 위로하는 길이며, 왜적이 이후로 오랫동안 이 땅을 다시는 넘볼 수 없게 만드는 길이다. 우리 모두가 바다에 몸을 묻는다 해도 우리의 영혼은 이 남해의 바다에서 시퍼렇게 살아있을 것이다. 다 함께 진군하자!”
이순신의 말에 수많은 장병들이 하늘을 찌를 듯이 함성을 지르며 대답했다.
드디어 명나라 전선 300여 척과 이순신 전선 80여 척으로 편성된 380여 척의 연합전선이 왜군의 길목을 막기 위해 마지막 장도에 올랐다.
지난 7년 동안 죄 없이 죽어간 생명들과 이 땅 곳곳에 배어든 한은 누가 풀어줄 것인가? 아무런 반성 없이 돌아간 자들이 또다시 쳐들어오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 있는가?
그들이 맨몸으로 와서 고스란히 맨몸으로 돌아간다던가! 셀 수 없이 많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붙잡아 갔으며 이제 돌아가는 마당에서도 한껏 싸들고 가지 않는가! 이런 자들을 어찌 그냥 보낼 수 있단 말인가!
삶과 죽음의 자리는 바로 한 뼘 차이다. 수면에 잠겨 물 위로 머리를 들고 있으면 사는 것이고 물에 고개를 처박으면 죽는 것이다. 바로 그 한 뼘의 거리를 두고 기를 쓰고 발버둥친다. 모두 살아있는 자의 숙명이다. 나 또한 그 선 안에 있다.
그는 이 마지막 싸움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고 지독하리라는 것을 예감했다. 그리고 다짐했다. 그때는 이 지옥에서 기꺼이 악귀가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