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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의관의 그녀 1

푸른 의관의 그녀 1

서향 (지은이)
  |  
로담
2011-07-11
  |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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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의관의 그녀 1

책 정보

· 제목 : 푸른 의관의 그녀 1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96666035
· 쪽수 : 391쪽

책 소개

서향의 로맨스 소설. 마음을 세상에 묶어두지 못하고 그렇게 연처럼 떠다니던 사내, 겸신유. 갖고 싶은 것도, 머물러야 하는 이유도, 하고 싶은 것조차 희미하던 그에게 낯선 눈부심으로 찾아든 열정의 그녀. 이제야 앞을 보게 된 사람처럼 정신없이 그녀만 쫓는 그의 시선. 하지만 이름조차 밝히지 못하는 주제면서 어떻게 이 여인을 열망한단 말인가!

저자소개

서향 (지은이)    정보 더보기
출간작 <나 E대 다니는 여자야> <목욕탕에 뚫린 구멍> <새댁 오욕에 빠지다> <순정이모의 건넌방> <양호선생의 부적절한 치료> <콜라에 미원타봤니> <여탕의 남자 때밀이>
펼치기

책속에서

늦은 밤, 무화를 부르는 소리에 그녀가 눈을 떴다. 무화가 창문을 슬쩍 열고 바깥쪽에 시선을 던졌다. 다른 이가 아닌 윤이었다.
“잠시 비켜 보아라!”
뭘 하려나 싶어 몸을 비켰다가 무화는 뜨악하고 말았다. 그가 창을 넘어 방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고, 공자님! 이 무슨!”
“자, 잡아다오!”
손을 건네는 그 때문에 그녀가 얼른 손을 뻗어 그의 손을 꽉 잡아 쥐었다. 움켜쥔 손에 체중이 실리는 것을 느끼자마자 그가 방 안으로 가뿐하게 넘어 들어왔다. 혼자서도 잘할 것 같은데 굳이 제 손을 달란 것도 이해되질 않아 그를 쳐다보자, 잡은 손을 되레 꽉 쥐고 그가 싱긋 미소를 띠었다.
“이때 아니면 언제 잡겠느냐?”
무화가 손을 슬쩍 빼내고는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손을 놓아준 그가 좁은 실내를 살폈다. 짐도 별로 없었고, 가진 것이라고는 서책 몇 권이 전부였다.
“서책이 별로 없구나.”
“네, 그래도 보고 싶은 서책이 있으면 언제든 도서관인 독륜관으로 갑니다. 많은 서책들이 있어 지식의 보고이고 한 번 가면 나오기 싫을 만큼 귀중한 책들이 많습니다.”
그가 침상 끝에 걸터앉더니 이불을 손끝으로 슬슬 훑자, 그녀의 귓불이 붉게 물들었다. 만지는 건 이불인데 제 몸을 만지는 것만 같은 착각이 일었다.
“적적하지 않느냐?”
“괜찮습니다. 다들 그리 견디는걸요.”
“태창관에 있는 것이 힘들지 않느냐?”
“힘들기는요. 매일 즐겁기만 합니다. 배우는 것도 많고 깨우치는 것도 많고…….”
순간 그가 말을 뚝 자르더니 창처럼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 의표를 찍었다.
“이미 네가 다 아는 얘기들만 진부하게 늘어놓는 것은 아니더냐?”
망연히 그를 쳐다봤다가 얼른 표정을 수습하고 말을 이어 나가려 했지만 이미 표정을 들킨 뒤였다.
“거짓말하지 않아도 된다. 너에게 도움이 되라고 이곳에 불러들였는데 도움은커녕 알고 있는 지식을 복습하는 것밖에 안 된다면 그게 무슨 소용이 있느냐? 내가 바라는 것이 그것은 분명 아니었다. 문천부로 가보겠느냐? 이번 시험에서 네가 특이할만한 성적만 낸다면 명분은 확실하다. 어찌하겠느냐? 네가 결정만 내리면 폐하께서도 내 말에 힘을 실어주실 것이다.”
또 멍해졌다. 대체 윤과 황제의 관계는 뭐란 말인가? 격륜 때만 해도 쫓기며 살았던 그였는데, 현륜이 등극 후 완전히 판세가 바뀌어 오히려 황궁 안에서도 제법 힘을 과시하는 위치가 된 듯했다. 그렇다고는 해도 그를 발판 삼아 문천부까지 오르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무엇보다 문천부에 이렇다할만한 학자가 없다 들었다. 대부분 공부와는 담을 쌓고 지내는 한량들이라고만 들었다. 그런 자들의 뒷수발이나 들며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는 이렇게 뭐라도 하면서 지내는 편이 훨씬 잡념도 안 들고 행복하다 느꼈다.
“문천부에는 윤 박사라는 학식이 빼어난 자가 있다.”
듣기는 했지만 술에 미친 자라 들었다. 이번에 자동 물시계의 원리에 대한 그녀의 이론을 듣고 그 작업에 착수했다는 말을 듣기는 했지만 얼마나 대단한 인물인지는 들은 바가 별로 없었다.
“그 밑에 들어간다면 이렇게 설움 당하지 않아도 된다.”
설움? 알고 있었던가? 광 교수가 그녀를 대놓고 타박하는 것도 단 한 번의 수업으로 간파한 듯했다. 몇 번인가 광 교수에게 부당함을 말하고 다른 이론을 제시했다가 야단만 맞고 배은망덕한 자로 낙인찍힌 적이 있었다. 그때부터 그녀가 하는 말은 대놓고 무시하는 광 교수였고, 다른 교수들에게도 그녀에 대한 얘기를 했는지 다른 이들 또한 그녀 알기를 개똥 취급해 잔뜩 기가 죽은 것도 사실이었다.
“갈 수 있다면 가고 싶으나, 혼자는 싫습니다. 머리 좋은 동기들이 많습니다. 그들과 함께 연구를 계속 진행하고 싶습니다.”
그는 잠시 눈을 감고 번뇌하는 듯 보였지만 이내 별 대꾸 없이 그녀의 팔을 잡아당겼다. 무화가 그가 당기는 힘에 이끌려 그의 가랑이 사이로 끌려 들어갔다. 어쩐지 자세가 어정쩡하고 야하다는 싶어 뒷걸음질치며 그의 허벅지 사이에서 빠져 나가려 했지만 그의 완강한 팔뚝이 이미 그녀의 허리에 감긴 뒤였다.
“안심이 안 된다.”
“고, 공자님!”
그가 그녀의 배에 머리를 기대고 눈을 감았다. 내려다보니 그의 긴 속눈썹이 그늘을 만들고 있었다. 진심으로 잘생긴 얼굴이었다. 오뚝한 콧대와 매혹적인 입술이 내려다 보였다. 더욱 꽉 끌어안는 그 때문에 그녀의 다리에 그의 아래쪽 무언가가 닿았다.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죄지은 사람처럼 눈을 질끈 감고 두 손을 꽉 모아 무언가를 빌듯 손가락을 맞잡았다.
“너를 이렇게 내 마음껏 품고 만지면 비로소 내 것이라는 실감이 들지만, 네가 내 손을 벗어나면 불안하다. 네가 내 것이 아니라는 것만 뼈저리게 깨닫고 말아 비참하다. 대답해 보아라! 너는 누구 것이냐!”
“소인이 누구 것이어만 하는 것입니까?”
“내 것이라 해다오!”
“공자님, 소인은 누구의 것도 아닙니다. 소인은 그저…….”
콱, 쇠사슬처럼 몸을 결박하는 팔의 우악스러운 힘에 놀란 그녀가 말을 우뚝 멈췄다. 그가 고개를 들어 그녀를 올려다봤다. 일그러진 눈빛에서 뿜어져 나오는 서늘한 빛이 심장을 결빙시켰다.
“나를 거역하려 함이더냐?”
“그, 그것이 아니라…….”
“내 것이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내 것!”
무화가 다시 입을 벙긋하려는 순간, 그녀의 몸이 침상 위로 넘어갔다. 무너진 그녀의 몸 위에 묵직한 체중이 느껴졌다. 너무 놀라 눈을 부릅뜨고 윤을 바라봤다. 애초에 따뜻함이라고는 없었던 사람처럼 무정한 눈빛이 폭압적이었다. 심장이 아프도록 죄어왔다. 무화의 크고 검은 눈망울에 물기가 차올라 찰랑거렸다. 이렇게 무시무시한 얼굴로 언제든 변해 버릴 수 있는 사내였다. 사내란 그런 존재였다. 무감한 얼굴로 그녀를 내려다보는 그의 싸늘한 얼굴에 극도의 공포가 척추를 휘감았다.
“다시 묻겠다. 너는 누구 것이냐?”
“대답하지 않겠습니다.”
“극무화!”
“소인은 극무화일 뿐, 누구의 소유도 될 수 없는 몸입니다. 공자께서는 그런 소인을 연모하십니까?”
그가 입술 끝을 비스듬히 말아 올렸다.
“연모가 뭔지 모른다. 허나 한 가지는 분명하다. 온통 내 머릿속에는 너뿐이다. 너만 가질 생각으로 가득하다. 너는, 너는 날 갖고 싶지 않느냐?”
갖고 싶습니다. 원합니다. 그러나 나는 그대를 가져선 안 됩니다. 황족과 몰락한 귀족의 여식이 가당키나 하답니까? 고개를 저었다.
“어찌 이리 계속 밀어내기만 하느냐? 내가 왜 네 곁을 맴돈다 생각하느냐?”
압니다. 왜 이리 맴도는지 어찌 모르겠습니까?
맴돌기를 바란다. 오래도록 그가 다른 이를 마음에 품지 말고 그렇게 그녀의 곁을 맴돌아 주기를 바란다. 그가 떠나 버린다면 오래도록 사는 것이 사는 것 같지 않으리라. 숨을 쉬어도 쉬는 것이 아니리라. 갖고 싶지만, 더 좋은 조건의 여식과 혼사를 치르고 그에게 그럴 듯한 뒷배가 생겨줘서 평생 그의 안위가 평탄하기만 하다면 바랄 것이 없었다. 그녀는 가진 게 없다. 그러나 황족이라는 이유로 어떤 식으로든 받게 될 오해나 의심을 돌려줄만한 힘이 없다. 그가 막강한 배경을 가진 처가가 있는 여식과 혼례를 치르기를 진심으로 염원했다. 그것이 그를 위해 그녀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배려였다.
“너를 원한다. 깊이 갈망한다. 너 때문에 매일 목이 마르다. 네가 고프다. 나를 채워다오!”
무화가 머뭇거리던 손을 뻗어 그의 양 뺨을 손으로 감쌌다. 사내답지 않게 고운 피부 결이 손바닥에 느껴져 가슴이 묵직해졌다. 뜨거운 온기가 전해지는 그의 뺨을 오래도록 놓고 싶지 않았지만 그것은 욕심일 뿐.
“보십시오. 공자님 눈에 소인이 무엇으로 보입니까?”
“무화로 보인다.”
무화는 고개를 저었다.
“사내 분장을 하고 있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 자가 보일 겁니다. 소인은 지금 너무 즐겁습니다. 동기들과 과학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그들이 지닌 소양을 듣고 배우며 매일 뿌듯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공자님께서는 지금 소인에게 이 모든 것을 포기하라 하십니다.”
이 말을 하고 싶은 게 아니었다. 본심은 좀 더 큰 배경을 가진 여인을 만나 살라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차마 내 것일 수 있는 사내의 등을 떠밀 용기도 나지 않아 다른 말을 구차하게 내뱉고 있었다.
“이대로 평생 살라한들 무엇이 두렵겠습니까? 하나를 얻었으니 다른 모든 건 저버릴 수 있습니다.”
“네가 사내로도, 계집으로도 살 수 있는 방안을 연구 중에 있다. 그러니 그런 말도 안 되는 핑계는 집어 치워라!”
부디 잡아 주십시오. 원래 여인이라 함은 제 속맘을 오롯이 드러내지 않는답니다. 늘 마음과는 반대되는 말로 상대방의 진정을 떠보려 하지요. 지금 내가 그런가 봅니다. 윤……, 나를 잡아 줘요.
애틋한 시선으로 그를 올려다보며 눈물을 뚝뚝 흘렸다. 이 눈물의 의미를 그가 알아주기를 바라면서…….
“그럼 한 가지 약조하시겠습니까?”
“말해 보아라!”
“좋은 혼처가 나타나면 언제든 소인을 놓겠다고……. 그리만 해주신다면 기꺼이 공자님의 단 하나가 되겠습니다.”
“너를 원껏 품다가 내쳐달라는 말이냐?”
순간 그의 눈빛이 사납게 얼어 붙어가는 것을 느꼈다. 윤이 상체를 비스듬히 기울여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다가 갑자기 그녀의 어깨를 침상 위에 못이라도 박듯 무작스러운 힘으로 짓눌렀다. 서슬 퍼런 눈빛이 그녀를 찌를 듯 매섭게 노려보고 있었다.
“너는 자존심 따위 없는 게냐?”
없겠습니까? 허나 그대 앞에서는 그 따위 모릅니다. 그대가 나에게 온 이후 나는 단 한 번도 그대가 내 운명이라는 사실을 거부한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해줄 것이 아무것도 없는 남루하고 가난한 나를 그대에게 짐처럼 짊어지게 할 수는 없습니다.
매섭게 쏘아보는 눈빛을 그녀는 감연히 받아쳤다. 여기서 짓눌리면 그 순간 보랏빛 마음 한 자락을 드러낼 것 같았다.
“없습니다.”
“너도 날 원한다. 그 눈빛이 너와 처음 유미당에서 만난 그날 다 말해 주었다. 왜 숨기려 하느냐? 너에게 원하는 것은 없다. 오직 너뿐!”
아, 이 사람을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무화는 아랫입술을 세게 물고 고개를 획 돌렸다. 더 이상 분노한 그 눈빛 속에 일렁거리는 기대감을 바라볼 수가 없었다. 철벽같은 그의 가슴에 한 송이 꽃을 피운 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했다. 뭘 더 이상 바랄까? 그가 깊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내려다보는 것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미치게 짜릿했다. 그의 시선이 닿는 얼굴이, 그저 감사했다. 어떤 눈빛이어도 좋으니 오래도록 그가 자신을 바라봐 주기를, 간사한 마음은 바라고 원했다.
순간 무언가 축축한 것이 목 줄기를 훑어 내리는 것 같아 눈을 번쩍 떴다. 그의 혀가 그녀의 목덜미를 핥아 내리고 있었다. 눈이 번쩍 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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