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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96682417
· 쪽수 : 306쪽
책 소개
목차
1. 이유 없는 반항
2. 꼬이는 인생
3. 참피온 뮤직
4. 나랑 하자
5. Mr. 칠드런
6. 리허설
7. 데뷔
8. 희망을 꿈꾸는 무대
9. Summer Dream
10. 불협화음
11. 12월 31일
12. Happy Together
책속에서
가사와 리듬이 약동하는 부분에선 유진의 심장도 함께 빠르게 뛰었고, 몽환적으로 부드러워지는 곳에선 유진의 목소리도 한껏 유려해졌다. 처음 부르는 곡이 분명할 텐데도, 유진은 늘 이 곡을 연습해왔다는 듯 한 치의 막힘도 없이 자신만의 음색을 허공에 쏟아냈다.
[포근한 이 바람 소리 나를 찾아주는 익숙한 목소리
꿈처럼 달콤하게 그보다 더 행복하게 네가 있어 난 웃고 있어]
유진은 숨이 넘어갈 듯 말 듯, 호흡이 끊길 듯 말 듯 하면서도 기어코 후렴구 클라이맥스를 넘겨버렸다. 곡의 끝까지 달려간 유진이 질주를 마쳤을 때, 오디션 장 안에는 잠시 침묵이 흘렀다.
“……오호. 쟤 숨이 멈췄다, 야.”
“완전 또라이네.”
처음으로 입을 연 상식의 말에 현이가 피식 웃었다. 애초에 네 명이서 부르라고 만든 노래고, 코러스까지 다 들어가 있는 악보다. 보통의 호흡으로 부르면 자연스레 못 부르는 마디가 생기는 게 당연지사. 그걸 저 녀석은 숨을 참으면서까지 모조리 불러젖히고 있었다. 최소한 폐활량이 남다른 것만은 분명했다.
사실 상식과 현이의 말대로 유진은 그야말로 실신하기 직전이었다.
“헥헥, 무슨 노래가 사람 잡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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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 같아.”
“……네?”
노래를 부르던 유진은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듯한 느낌을 받으며 반문했다.
“게다가 후졌어.”
거침없는 독설에 유진의 미간이 사정없이 구겨졌다. 구주는 가늘게 눈을 뜬 채 말을 이었다.
“근데 나한텐 들리더라? 네 노래가.”
“뭐요?”
이 여자가 갑자기 무슨 소리야? 책상 위에 있는 저 병에 물이 아니라 소주가 들어 있었나? 유진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구주를 바라보았다.
“서툴고, 거칠고, 무식하고! 네 노래엔 오로지 너밖에 없고, 네 소리가 전부야.”
‘내 소리가 전부라고?’
밴드 리더를 맡고 있는 유진에겐 더없는 모욕이었다. 순간 울컥하긴 했지만 참고 구주의 독설을 끝까지 듣기로 했다.
“너 혼자는 죽어도 힘들어. 근데 나랑 하면 될 거 같기도 하고…….”
상식과
“왜 자꾸 저한테만 이러세요? 저는 밴드거든요.”
“너, 나랑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