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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96694700
· 쪽수 : 220쪽
책 소개
목차
10/04/28 수요일
10/04/29 목요일
10/04/30 금요일
10/05/02 일요일
10/05/04 화요일
10/05/03 월요일
10/05/04 화요일
10/05/05 수요일
10/05/06 목요일
10/05/07 금요일
10/05/11 화요일
10/05/28 금요일
10/05/29 토요일
10/06/15 화요일
10/06/21 하지
발문
후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10/04/28 수요일
우박, 돌풍, 황사, 비, 120년 만에 같은 시기 최저 기온
하늘이 노랬다. 앞이 캄캄했다.
아직 날이 밝지 않았다. 그녀는 전날 약국에서 사온 임신 진단 시약 탓에 잠을 설친 모양이다. 새벽, 화장실에서 첫 오줌을 받아 테스트 한 뒤 이불 속에 다시 들어오며 말했다.
-임신이야.
-뭐? 너가 성모 마리아야? 왜 임신이야?
-다 원인이 있으니까 그렇지.
-무슨? 언제?
-7주 됐어.
-7주? 그런데도 몰랐단 말이야?
- 어린이, 너는 손님이다. 물고기 카페에 온 많은 손님 중에 하나일 뿐이다. 다만 걸어 들어온 것도, 안겨서 들어오거나 업혀 들어온 것이 아니고 날라서 들어온, 뱃속으로 들어온 좀 어이없는 손님이다. 네가 떠날 때까지 먹여주고 입혀주고 재워주기는 할 것이다. 학교도 원한다면 보내주겠다. 하지만 나중에 떠날 때 손님답게 계산은 잘 하고 가라. 내가 먼저 가겠지만 그렇다면 엄마한테 계산 잘 해라. 돈으로 지불 못하면 공부를 열심히 해서 할일을 다 마치고 생사를 벗어나라. 태어남도 죽음도 없는 곳으로 너는 가라.
부다 바’는 우리 집에 있는 이를테면 홈바이다. 이 집을 고칠 때 주방 쪽에 빠데(핸디코트)를 바르면서 바르던 헤라로 한쪽 벽에 ‘Buddha Bar-since 2005’라고 새겼었다. 땔감으로 가져다 준 나무들을 골라서 며칠 걸려 테이블을 짜고, 두꺼운 합판을 상판으로 깔고, 주방에 붙이다 남은 백색 타일을 그 위에 붙였다. 그럴 듯했다. 타일이어서 무엇을 흘려도 괜찮았다. 그 옆으로 선반도 하나 짜서 넣었다. 그리고 거기 앉아 밥도 먹고, 밤이 되면 술도 마셨다. 그녀는 내가 주문하는 대로 안주도 만들어주고 술도 주었다. 그녀는 주모였고, 언제나 그 바에 손님은 나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