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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한국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96876632
· 쪽수 : 284쪽
· 출판일 : 2012-11-05
책 소개
목차
◆ 불빛 속에 숨은 남자 / ◆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사체
◆ 현장부재증명 / ◆ 취조실의 거울
◆ 새로운 용의자, 그리고 얼룩진 신분증 / ◆ 반갑지 않은 의뢰
◆ 불신, 강력반 팀장과 여변호사 / ◆ 현장의 소리들
◆ 사건 번호 99 고합 572 / ◆ 굴절되는 빛
◆ 의문의 총성 / ◆ 에필로그, 작가의 글
저자소개
책속에서
…… 잠시 후 남자는 점퍼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 휴대폰 액정 화면에 비친 숫자는 8:45. 수영은 그때까지도 그것이 자신이 세상에서 마지막 확인한 시각이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 누군가 주정석에게 랜턴을 내밀었다. 주정석은 배관 통로 아래쪽을 랜턴 불빛으로 이리저리 비췄다. 랜턴 불빛이 닿자 배관 통로가 밝아졌다.
“저게 뭐지?”
주정석은 배관 통로 한 곳에 랜턴 불빛을 고정시켰다. 그곳에 반투명의 비닐봉지 안에 혀를 내밀고 눈이 뒤집힌 채 반듯이 올려다보고 있는 여자의 얼굴이 있었다. “아악!” “사람, 사람이 죽었다!”
…… “살인과 강간 미수, 사체 유기로 들어왔습니다.”
정수가 자신의 죄명을 밝히는 순간 웬만한 범죄 앞에서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수감 생활에 이골이 난 다른 재소자들도 일순간 조용해졌다. 정수가 이번에 수감된 것이 세 번째라고 밝혔을 때는 한숨 소리까지 들려왔다.
정수가 송 형사를 떠올릴 때마다 몸을 부르르 떨면서 눈동자에 핏발이 곤두서는 것도 그래서였다. 정수를 이 지경으로 몰아넣은 것은 바로 송 형사였다.
‘이 자식, 내가 여기서 살아 나가기만 하면……. 죽인다.’
정말 그랬다. 정수는 법원에서 무죄가 입증되어 나간다면 송 형사를 살려 두지 않을 생각이었다. 다시 붙잡혀 정말 사형을 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 “잠을 안 재웠나요?”
김정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민승희는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 단지 잠을 못 자서 그런 진술을 할 수 있을까, 민승희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단지 잠을 못 자서 안 한 짓을 했다고 말했단 말이에요?”
“정말 죽을 지경이었어요. 그리고 제가 몇 번 경험해 보니까, 경찰에서는 아무리 안 했다고 그래도 결국 경찰이 말하는 대로 되기에 될 대로 되라 하고, 그랬습니다.”
“그러니까 힘든 경찰 조사를 빨리 끝내고 싶어서 그랬단 말이죠?”
“그런 점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또 어떤 생각을 했죠?”
“내가 경찰에서 진술을 잘하면 현태를 빨리 내보내 준다고 그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