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97081455
· 쪽수 : 480쪽
· 출판일 : 2011-09-06
책 소개
목차
폐비의 피눈물
1. 반동反動
2. 의식意識
3. 모순矛盾
4. 비밀秘密
5. 파동波動
6. 향기 없는 꽃
7. 춘궁春宮
8. 꽃과 곤충
9. 계두鷄頭의 비책
10. 탐색探索
11. 조율調律
12. 사고事故
13. 열熱
14. 정情
15. 매향梅香
16. 미끼
17. 독毒
18. 다른 꿈
19. 타개打開
20. 춘궁의 꽃
21. 꽃의 결실
대군의 바람
작가 후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재이는 세자의 은근한 시선을 느끼고 어정쩡하게 웃었다.
“저하. 그리 보지 말아주세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하자 세자가 시치미를 떼며 물었다.
“내가 어찌 보았습니까?”
“그리 보시면 조금 전 일이 생각나서…….”
분위기에 휩쓸려버린 이성은 제 역할을 하고 있지 못했었다. 아마 조카라는 불청객만 없었더라면 재이는 오늘, 세자와 만리장성을 쌓았을 것이다. 말을 잇지 못하는 재이를 보며 세자가 흐리게 웃었다.
“생각나서?”
한 발자국 다가온 세자가 귓가에 속삭이자 재이는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섰다.
“그만하세요. 여인이라고 해서 애욕을 모르는 것이 아니니.”
대낮에 여인의 입에서 나오기에는 대담무쌍한 발언이었다. 세자의 얼굴에 놀람이 스치는 것을 보며 재이는 쓰게 웃었다.
“놀라시는 것을 보니 이런 반응을 기대하신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재이가 세자에게 한 발자국 다가갔다. 고개를 꼿꼿하게 세우고, 자기보다 키가 훨씬 큰 세자의 눈을 직시했다.
“저는 저하의 배우자로서 평생을 함께하겠노라 문무백관 앞에서 맹세했습니다. 그렇지만 오늘처럼 갑작스럽게 합방을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허면 어찌하길 바랍니까?”
“저하께서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좋겠습니다.”
“빈궁의 말대로 우리는 이미 부부인데 시간이 더 필요합니까?”
“저는 몸보다 마음을 먼저 나누고 싶습니다.”
세자는 자못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빈궁의 말대로 하겠습니다. 그런데 얼마나 기다릴 수 있을지 확언은 못 하겠습니다. 하루가 될지, 이틀이 될지, 한 달이 될지는 내가 정할 겁니다.”
세자는 재이에게 가볍게 입을 맞췄다. 깜짝 놀란 재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면, 다시 입술에 짧게 입맞춰주었다. 더더욱 놀란 재이의 얼굴을 보며 세자는 씩 웃었다.
“난 정말 ‘조금만’ 기다릴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