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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97162550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14-04-02
책 소개
목차
옮긴이의 말
1. 정착하다
2. 우리는 채식주의자가 아니다
3. 젖소를 들이다
4. 채소 왕국
5. 집으로 돌아가자
6. 돼지
7. 땅
8. 수확한 것 저장하기
9. 기구와 도구
10. 야생에서 얻는 음식
11. 말
12. 근황
13. 바깥세상과 거래하기
14. 13년 뒤
15. 안으로 들어와!
꼬리말 - 존 세이무어의 딸, 앤 시어스로부터
책속에서
집을 찾아다니기 시작한 지 두 달쯤 됐을 때, 우리는 넓은 땅을 가진 사람들한테 편지를 써서 팔거나 세놓을 빈집이 없는지 물어보는 게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냈다. 빈집이 많으니 우리가 편지를 보낼 땅 주인도 많았다. 들어오는 대답은 항상 거절이었다.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 알았다면, 키가 큰 과실나무만 샀을 것이다. 이유는? 과실나무의 키가 크면, 거위나 양, 돼지 등등 가축을 나무 아래에 풀어놓아도 된다. 이런 요령은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다. 그저 직접 깨쳐야 한다.
어려운 일에 진정한 스승은 딱 한 사람뿐이다. 바로, 절실함이다. 내가 브라우니의 젖을 짤 수 있었던 것은 ‘젖을 짜야 했기’ 때문이다. 소젖 짜는 법을 배우는 데에는 다른 길이 없다. 눈썹으로 흐르는 땀이 양동이로 떨어지는 것을 막기 힘들 때까지 가만히 앉아 있어야 한다. 젖소를 진정시키려고 젖소에게 준 짚은 이미 젖소가 다 먹은 뒤고, 까다로워진 젖소가 딱딱한 꼬리로 젖 짜는 사람의 얼굴을 세게 때리고 이리저리 날뛰고 양동이를 찬다. 소젖 짜던 사람은 당황하고, 손목과 아래팔이 점점 굳는다. 그래도 소젖을 계속 짜게 되는 이유는 오직, 젖소의 젖은 젖소의 건강을 위해서도 남김없이 짜 주어야 한다는 지식, 그리고 그 젖을 짤 사람은 나뿐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신에게 은총을 바라도 소용없다. 신이 하늘에서 내려와 도와줄 리 없다. 젖을 짜는 사람과 젖소, 둘만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일주일쯤 지나서 편안하게 소젖 짜는 법을 익힌 뒤에는 그 일이 즐거워진다. 이제 나는 아침과 저녁, 하루에 두 번 소젖 짜는 시간을 기다리게 됐다. 젖소와 나 사이에 우정이 생긴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