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승의 어머님 시봉일기

서문 · 4
추천사 · 9
어머님 일기 · 11
총무원장 스님께 · 109
1969년 첫 동안거 · 138
성철스님과 돈오 돈수 · 155
후기소감 · 285

자승화상의 성찰을 간곡히 바랍니다. 종단 제 1리더인 자승화상이 세세생생 원력보살로의 출발로 이 시점에서 몸을 던진다면 상당한 성과가 가능하고 불보살님들께서 찬탄하시고 남아 대장부로써 엄청난 공덕 쌓을 참으로 좋은 때라 사료됩니다. 서로 함께 살아가 보자는 세상의 正義具現도 대부분 상당히 장시간의 진통을 겪어내고서야 다소의 성과가 있습니다.
우리의 佛法은 철두철미 淸淨本然 그대로의 당처에 바탕함이질 않습니까? 적어도 불교 운운 할려면 이 기본이 깃들여 있어야한다. 참됨이 결여된 相놀음이나 천한 人情이나 私私로움이나 제멋대로의 利己心 노릇 등의 非法이 발 붙일 수 없어야한다.

비워지고 또 비워지며 버리고 또 버려서 비우고 버릴 자취까지도 완전히 쓸어버려야 도와 먼발치서라도 좀 친숙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저절로 도에 관하여 한마디 씩이라도 자연스레 입이 벌려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성철스님의 경우는 인위적인 면이 많이 개입되어 있음을 누구나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또 한 가지 실제로 성철스님은 누구보다 識量의 바다가 광활하고 이것저것 참으로 많이 아시는 어른이신데 왜 밥을 따로 끓여 잡수셨을까? 나는 이해할 수 가 없었다.
어차피 이 몸둥아리는 길들인대로 따라가고 무염식(無鹽食) 한다고 해서 천만년 사는 것도 아닌데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 승가(僧伽)는 오직 대중(大衆)이며 우리 부처님께서 얼마나 얼마나 대중의 소중함을 말씀하셨던가?
열반을 앞두고 계신 우리 거룩하신 부처님께서 그 힘든 노구를 이끄시고 대중 앞에 나와 自恣를 행하셨지 않으신가?

그러면 돈오돈수는 무엇이고 돈오점수는 무엇인가?
개괄적으로 살펴보면 닦음의 여지가 남아있는 깨달음은 돈오점수에 해당하고 더 이상 닦을 것이 없는 깨달음은 돈오돈수에 해당된다 할 수 있을 것이다.
말인즉 이와 같이 엇비슷하게 표현가능 할지 모르나 실제적으로는 분명코 논의해서도 안되고 논의할 수 없는 엄청난 문제다. 왜냐하면 실제적이고 진정한 깨달음을 요하는 우리 불법문중의 수행에 있어서 이러한 논의는 오직 해악만을 초래 할 뿐이다. 때문에 옛 스님들의 행하신 바는 중생에게 이익을 주는 자비와 지혜이고 오직 실다움이다. 이에 반하여 성철스님은 1981년 출간된 선문정로에서 온갖 인용문구 기언묘구(奇言妙句)를 다 동원하여 돈오와 견성 등의 이론을 전개해 나갔다. 거기에는 돈오점수는 일체 쓸어버리게 하고 오직 돈오돈수만을 주장하는 이분법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