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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7386116
· 쪽수 : 146쪽
· 출판일 : 2012-04-20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5
1부 검은 염소를 끌고 오는 사람
숲으로 간 詩 12
미루나무 주머니는 따뜻했던가 14
불쥐 16
식은 밥 한 덩이 18
얼음 홍시가 녹는 동안 19
눈 많은 그늘나비 20
노란 발자국 22
아내를 모자로 착각하는 남자 24
가죽 주머니 26
돌멩이들 1 28
물방울 하나가 30
절두산 성지 32
농담 34
사나흘 머리 없이 36
검은 염소를 끌고 오는 사람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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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책속에서
불쥐
불타는 머리털을 움켜쥐고 그녀가 달려갑니다 지하도 바깥까지 머리를 흔들어대는 불꽃들 온몸에 불씨를 매달고 달려갑니다 구멍 뚫린 하늘로 검은 연기가 치솟아 오릅니다 소방관이 머리 위로 물을 뿜어댑니다 경찰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거리를 봉쇄합니다 그녀는 불에 잡히지 않기 위해 골목으로 도망갑니다 불에 잡힌 쥐들은 숯검뎅이가 되어 지하도에서 나옵니다 불구덩 속에 죽은 쥐들을 눕힙니다
십년 째 불붙은 전동차 안에 갇힌 그녀가 한 손에 연탄집게를 들었습니다 이 골목 저 골목 불덩이의 살해자를 찾아 나섭니다 남의 집 대문간에 몰래 번개탄을 갖다놓기도 합니다 그녀의 방은 사방이 불꽃 천지입니다 형광등이 지글지글 살타는 냄새를 풍기며 빛납니다 꽃무늬 벽지에 불이 옮겨 붙을까봐 손톱으로 꽃을 긁어댑니다 그녀는 방바닥을 뜯어내고 몸을 숨깁니다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지하로 지하로 달아나도 불의 길은 끝나지 않습니다 불붙은 머리털을 헤집고 쥐 한 마리가 들어옵니다 그을린 쥐는 더 깊은 불구덩이 속으로 도망갑니다
그녀는 종일 머리털을 꼿꼿이 세우고 화염 속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불붙은 그녀를 싣고 전동차는 멈추지 않고 굴러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