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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과학 > 기초과학/교양과학
· ISBN : 9788997429578
· 쪽수 : 208쪽
· 출판일 : 2015-08-17
책 소개
목차
생물분류 수첩
연체류 부드러운 것이 강한 법 …12쪽
갑각류 미안하지만 참 맛있는 그 이름 …19쪽
어류 물의, 물에 의한, 물에 살기 위한 …26쪽
곤충 진정 적응할 줄 아는 너희가 이 지구의 챔피언 …32쪽
거미 나는 너를 오해했다 …37쪽
양서류 흔하다고 여길 게 아니었다! …42쪽
파충류 '애매한' 가족의 탄생 …48쪽
포유류 엄마 젖을 먹고 자라므로 내 조카도 포유류다 …52쪽
조류 그들은 뼛속까지 비행주의자다 …58쪽
양치식물 고사리 홀씨 되어 …63쪽
겉씨식물 진화의 한 수, 껍질로 씨앗을 품다 …68쪽
속씨식물 식물계의 갑(甲) …73쪽
이끼식물 초록빛 베일 속 그대 …79쪽
생태개념 수첩
먹이사슬 먹고 먹히는 잔인한 관계? 평형을 유지하기 위한 질서! …86쪽
공생 서로 도우며 더불어 사는 것만은 아니더라 …93쪽
성장 그렇게 어른이 된다 …99쪽
생존 작전명: 어떻게든 살아남기 …104쪽
번식 생명 존재의 이유? …110쪽
진화 '진보'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것 …115쪽
멸종 과거완료가 아닌 현재진행형, 그러나 멈출 수 있다 …120쪽
깃대종, 핵심종, 지표종 우리는 왜 그들을 기억해야 하나 …126쪽
외래종 그들도 살아갈 뿐이다 …135쪽
생물다양성 지구에 사는 모든 생명의 풍요로움 …141쪽
기후변화 자연스럽거나 인위적이거나 …147쪽
이산화탄소 너, 정말 나쁘니? …155쪽
에너지 그대는 나의 태양이어라 …163쪽
분류학 생물을 이해하는 두 가지 시선 1 …171쪽
생태학 생물을 이해하는 두 가지 시선 2 …179쪽
복원 어떻게 하면 그대를 되돌릴 수 있을까? …186쪽
자연 곁에 두고서도 몰랐던 것 …194쪽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흔히 사람을 만물의 영장이라 한다. 하지만 이제는 많은 이들이 아는 것처럼, 그건 지극히 인간중심적인 사고의 발로이자 지구 생물에 대해 뭘 모르고나 하는 소리다. 다른 지구 생물의 진화 역사나 그들이 지구에서 차지하는 비율과 삶꼴을 안다면 그런 말은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연체동물이야말로 지구 생물의 '숨은 강자'라 하겠다. 선캄브리아기부터 나타나 현재까지 지구 곳곳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으며, 종수 또한 절지동물 다음으로 많다. 뼈도 없이 말랑말랑한 몸으로 긴긴 세월 동안 수많은 진화를 거듭하며 살아온 연체동물을 보면, 역시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이라는 말이 맞는 모양이다. 12쪽
문득, 지난 가을에 본 신문기사가 떠올랐다. 은행나무 씨 때문에 행인들이 불편함을 겪는다며 앞으로 가로수로는 암그루 대신 씨를 맺지 않는 수그루를 심을 예정이라는 기사였다. 아주 오랜 세월 동안 식물 진화의 길을 열며 영광스러운 시대를 살았을 테지만, 지금은 사람의 편의와 쾌적함 때문에 번식에도 제한을 받으며 암수가 나뉘는 신세가 되었다. 이런 걸 두고 상처뿐인 영광이라고 하려나. 73쪽
이처럼 곤충은 다양한 생존 전략을 구사하며 있는 힘껏 자신에게 주어진 생을 산다. 때로는 그 모습이 치열하다 못해 구차해 보이기도 하고, 안쓰럽게 여겨지기도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사람의 시선으로 곤충을 바라보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의 삶과 살아가는 방식을 들여다보면 어떤 허세나 계산도 없어 보인다. '왜?'라는 질문도 없고, '어떻게?'라는 부연도 없이 매우 명징하다. 곤충의 생존 방식을 살펴보니 이제 조금 알 것도 같다. 생존이라는 것은 매 순간순간이 생의 마지막인 양 최선을 다해서 그저 살아갈 뿐이라는 것을. 109쪽
사라지지 않고 영원할 생물은 없다는 점에서, 멸종은 정상적인 현상이다. 과거에도'5대 멸종'을 비롯한 수많은 멸종사건이 있었다. 원인은 대부분 기후변화나 소행성·운석 충돌 같은 천재지변적 재앙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많은 생물학자들은 오늘날이 6번째 멸종 시기라 주장하며, 그 원인을 과거 멸종과는 달리 인간에게서 찾는다. 현재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멸종을 그저'정상적인'것으로만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120쪽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보호도 중요하지만, 한 생물의 생명 또한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 지역 생태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므로 개체수 조절이 필요하다 할지라도, 생명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갖춰야 할 것이다. 게다가 그들은 사람에게 이용될 대로 이용된 뒤에 버려진 생물이지 않은가. 그러니 적어도 죽어 가는 황소개구리를 보고 아이가 해맑게 웃으며 '좋다.'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이벤트성 행사는 다시 없어야 할 것 같다. 140쪽
기나긴 지구의 삶에서 또 한 번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인간의 힘으로 완전히 멈추게 할 수야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두 손 놓고 바라보거나 지금까지와 같은 방식으로 살아간다면, 그건 지구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 '지구의 주인'이라고 외치며 행세할 수 있었던 것은, 유사 이래로 극심한 기후변화 없이 인간을 품어 준 지구 덕분이니 말이다. 그러니 미약하게나마 변화를 멈출 수 있든 없든, 인간은 자칭'호모 사피엔스'답게 지혜를 짜내고 행동해야 하지 않을까. 154쪽
생물다양성 보전과 지속가능한 발전, 자연과의 공존이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로 평가받는 지금, 더 이상 자연환경(생물)과 사람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방식과 사회를 바라보는 기계적 시선으로는 어떠한 긍정적 변화도 이끌어 낼 수 없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을 중요시 여겼던 동양 사상이나, 아프리카·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사고방식이 다시 회자되는 것 또한 생태학의 중요도가 높아지는 것과 같은 맥락일 것이다. 18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