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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88997659197
· 쪽수 : 400쪽
· 출판일 : 2013-04-12
책 소개
목차
아버님 윤승한을 회고함
제1장. 서곡序曲
제2장. 달 뜨는 밤
1) 인연의 뿌리
2) 장옥정의 꿈
제3장. 갈등과 대립
1) 허적의 무지개
2) 허견의 호색
3) 김석주의 계략
제4장. 서산에 지는 해
1) 몰락의 이유
2) 은인과 업보
제5장. 용무곡龍舞曲
1) 흥이 다하면 슬픔이 오고
2) 쓴 것이 다하면 다 것이 오고
3) 대리청정의 혼란 속으로
4) 당쟁은 끝났지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어머니!”
“왜 그러니?”
“나, 그 깨끼저고리보다…….”
신부인은 20세가 훨씬 넘었어도 어머니에게 응석을 버젓이 한다.
“저, 그 침모는 저를 주세요.”
“무어, 침모를 달라고? 그건 안 된다!”
“어머니도! 어머니는 또 그런 사람을 얻어 두시면 그만 아니에요!”
“네가 아직 아무 철도 없는 것이 어떻게 네 또래 되는 사람, 더구나 마음을 못 잡고 애를 쓰는 그런 사람을 거느리겠느냐? 그러니까 안 된다. 나이 지긋한 사람을 구해서 보내주마.”
“아니, 마음을 잡지 못하다니요?”
“그 침모가 원래 침모질 할 사람이 아니란다. 원래 아랫대 사람으로 역관(譯官, 통역을 맡아보는 관리)하는 사람 첩의 딸로 태어났다가 역시 역관질하는 사람의 아들에게 시집갔는데, 팔자가 기구해서 소년과부가 되었단다.”
“아씨?”
“그래.”
“그렇지만 서방님께서 쇤네를 보시고 예전 정리(情理)를 생각하시고 너무 언짢아하시며 차마 못 잊어 하시면 어떻게 해요?”
“글쎄, 그때는 어떻게 하나?”
“호호, 아씨는 자꾸 쇤네 속만 떠보려고 저러시지!”
“호호호. 아니, 내가 자네 속을 떠본단 말인가, 자네가 내 속을 떠보는 게지!”
“호호. 참 애매해요.”
“그러나저러나 간에 그런 마음은 가지는 게 아니니 만일 서방님이 자네를 보시고 못 잊어라 하시면 그때에는 또 별수 있나. 자네 처분이지.”
“호호. 별말씀을 다 하시네요.”
“왜, 네 남편이 무서워?”
“그까짓 것이야 무서울 게 없지만요!”
“그럼, 내가 무서워서?”
“호호. 아씨두 참!”
… 나라의 형편이 흔들리는 때라 이때를 이용해서 어깨가 처져 있던 남인들이 기회를 엿보아 판국을 뒤집고 자기네 세상을 만들어 놓아야 할 터인데, 임금은 어느 때 승하할지 모르게 위독한 형편이었다. 이럴수록 무슨 일이 있을까 염려해서 서인 재상들은 궁중과 조정에 철벽을 치고 그야말로 계엄령을 내린 듯이 단속이 삼엄했다.
이런 판국에 남인들은 그 틈을 헤치고 궁중이나 조정에 들어갈 수가 없었다. 남인들이라면 모두 그 방법을 생각하나 이렇다 할 묘책이 나서지 않았다.
이때에 조사석이 동평군과 밀책을 하나 생각해냈으니, 그것은 다름 아니라 우선 궁가의 내정도 정찰할 겸 또 어느 임금이 들어서더라도 일단 총빈(寵嬪, 임금으로부터 총애를 받는 여자)이라도 될 법하여 장현의 딸 옥정을 나인(內人, 궁녀)으로 만들자는 것이었다.
우선 옥정이 그만큼 똑똑하니 어느 왕자가 들어서든지 즉위해서 총빈이 될 수도 있고, 또 장현의 아들 희재가 자라면 부친의 원수도 갚아야 하므로 희재를 무예청에 들어가게 하고, 옥정은 궁중 내정을 살피고, 희재를 시켜서 내정을 알아내어 오도록 한다……. 이런 공작을 꾸며 차차 일을 도모하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