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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97792016
· 쪽수 : 392쪽
· 출판일 : 2012-05-18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장
2장
3장
4장
5장
6장
7장
8장
9장
작가후기
저자소개
책속에서
라디오에서는 마드리드와 평화협상이라는 말이 반복되었다.
과연 척박한 이 땅에도 평화가 올 것인가. 강탈한 땅을 돌려주고 피해자들의 무덤에 헌화한 후 유족들의 눈물과 비탄을 어루만지며 함께 고통을 나눌 수 있을까. 악랄했던 과거를 참회하고, 핍박받은 자들이 기꺼이 용서하며, 진심으로 서로의 앞길을 축복해줄 수 있을까. 그것은 짓밟힌 자들의 가녀린 꿈일 뿐이다. 「프롤로그」
저들은 추방자들을 눈 덮인 황무지로 몰아내고는, 총질을 하며 레바논 국경으로 밀어넣었다. 거기에 더해 탱크와 박격포탄을 쏘았으며, 국경초소 부근에 지뢰를 매설했다. 철조망과 모래 방벽도 설치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피추방자들이 레바논 영토에 있으므로 자기들과는 절대 관련이 없다고, 모든 책임은 레바논 정부에 있다고 우겼다.
지도자들을 죽이거나 강제 추방하는 것은 이스라엘 건국 때부터 이어온 점령지 정책이었다. 아니면 마을들을 초토화시키고 주민들을 학살했다. 그 과정에서 1백만 명이 넘는 원주민들이 인근 국가로 피신해야 했다. 히틀러가 우크라이나 등지에서 땅을 확보하기 위해 수백만 명의 민간인들을 학살했던 짓과 동일했다.
그날 광장에 서 있던 사람들 중에 상처 없이 돌아선 사람이 누가 있었을까. 쿠데타군에게 함께 저항했지만 마지막 결정이 달랐을 뿐이다. 도청으로 들어가는 것은 죽는 길이었고, 돌아가는 것은 사는 길이었다. 누구도 그걸 대신 결정할 수 없었다.
들어가면 죽을 것이 예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누가 죽음의 공포를 이기고 도청에 남을 수 있겠는가. 아니면, 살아남아 새로운 저항을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죽음을 이기고 머리를 곧게 세운 시민들은 도청 안으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