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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밀회

천사의 밀회

박해빈 (지은이)
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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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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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천사의 밀회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97830893
· 쪽수 : 432쪽
· 출판일 : 2013-03-02

책 소개

박해빈의 로맨스 소설. 가족에게 버림받은 킬러 오세욱. 가족을 잃은 새장속의 공주님 한소윤. 눈물많은 천사가 살고 있는 앉은뱅이 섬에 갑자기 나타난 불청객으로 인해 벌어지는 사건들. 그 속에서 공주님은 자신도 모르게 불청객의 심장을 자극하는데…

목차

프롤로그 _ 7
1. 앉은뱅이 섬의 소녀 _ 16
2. 현무(玄武)의 귀환 _ 38
3. 기이한 만남 _ 57
4. 킵(keep) _ 86
5. 들개의 방식 _ 112
6. 개화(開化) _ 140
7. 들개 길들이기 _ 156
8. 매와 들개의 짧은 조우 _ 186
9. 같지만 다른 그들의 하루 _ 206
10. 새장 밖을 향한 날갯짓 _ 243
11. 이탈자(離脫者) _ 268
12. 일파만파(一波萬波) _ 284
13. 폭로(暴露) _ 304
14. Retake _ 325
15. Good-bye, my Angel _ 344
16. 슬픔이 머무는 자리 _ 368
17. 뒤엉킨 인연 _ 383
18. 비공식적 관계 _ 398
에필로그 _ 424

저자소개

박해빈 (지은이)    정보 더보기
RPG 게임을 사랑하고, 불어나는 몸무게 때문에 고민 중인 평범한 부녀자. 출간작 사막에서 온 편지 그녀는 타란툴라 마녀와 바이킹
펼치기

책속에서

2001년 8월 15일.
대한민국, K 국제공항.
피서 철을 맞아 발 디딜 곳 없이 붐비는 공항 대합실에 저마다 다른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여행객들을 구경하며 지루함을 달래던 소윤은 조금 전부터 계속 한 곳을 응시하고 있는 어머니의 손을 잡아 당겼다.
“엄마, 뭐 해? 그쪽에 뭐 재미난 거 있어?”
딸의 목소리를 듣고 정신을 차린 은설희는 쓸쓸히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 재미있는 건 없어. 그냥, 조금 슬퍼서 보는 거야.”
“슬퍼? 어디가 슬퍼?”
호기심이 동한 소윤은 어머니의 시선을 따라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한 어린 아이가 외국인 여성의 손을 잡고 얌전히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갈색 머리카락과 또렷한 눈매가 인상적인 예쁘장한 남자 아이였다. ‘male’이라고 쓰인 커다란 이름표가 조금 거슬렸지만, 그 외에 특별히 이상한 점은 발견할 수 없었다.
‘쟤는 별로 안 슬퍼 보이는데, 엄마는 왜 슬프다고 그러지?’
고개를 갸웃거린 소윤이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이제 겨우 11살인 소윤은 어머니가 하는 말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근데, 엄마. 쟤는 왜 저렇게 이상한 이름표를 달고 있어?”
“저 입양……. 아니, 저 남자애 가슴에 달린 거 말하는 거니?”
“응, 저거. 여기는 학교도 아닌데, 저렇게 큰 이름표를 달 필요가 있을까?”
“으음! 그건…….”
직설적인 질문을 받은 설희는 몹시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밝은 면만 보여주며 키운 소윤에게 냉정한 현실을 가르쳐 주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가다듬은 설희는 차분한 음성으로 설명을 시작했다.
“소윤아, 그건 말이야. 저 애가 해외로 입양되는 아이라서 그런 거야. 저 이름표에는 아이들의 출신국과 이름, 생년월일과 혈액형 같은 중요한 정보가 쓰여 있거든.”
“입양? 그럼, 쟤 고아야?”
“음, 그런 것 같아.”
“그렇구나. 근데 입양되는 애들은 전부 쟤처럼 외국으로 가는 거야? 그냥 우리나라에서 입양하면 안 돼?”
“그, 그게…….”
눈을 반짝이며 설명을 요구하는 소윤을 보자 설희는 순간적으로 말문이 막혔다. 냉정한 현실을 정면으로 직시하기엔 아직 소윤의 나이가 너무 어렸다. 해마다 문을 닫는 고아원은 점점 늘어 가는데, 그에 따른 대책은 전혀 마련되지 않았다. 그래서 소중히 키워야 할 어린 새싹들이 타국에 입양되어 하나둘씩 모국을 떠나게 되었다. 고아 출신인 은설희는 어린 딸에게 이 사실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서 잠시 고민에 잠겼다.
‘왜 우리는 다른 애들처럼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안 계시냐고 물었을 때도 곤혹스러웠지만, 이건 그것보다 더 대답하기 어렵네. 과연 소윤이한테 우리나라의 치부를 알려줘도 되는 걸까? 아무리 똑똑하다고 해도 아직 초등학생인데…….’
설희는 식별 카드를 달고 있는 남자 아이를 바라보며 말없이 입술을 깨물었다. 어머니의 침묵이 길어지자, 소윤은 이내 흥미를 잃은 듯 대합실에 구비된 잡지를 꺼내 뒤적였다. 무사히 상황을 모면한 설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비행 스케줄을 확인했다. 한동안 잡지에 얼굴을 파묻고 있던 소윤은 어머니의 관심이 다른 곳을 향한 틈을 이용해 슬그머니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건너편 의자에 앉은 남자 아이의 모습을 유심히 관찰했다.
‘으음, 쟤는 왜 계속 화난 얼굴이지? 새 부모님을 만나는 게 싫어서 그런가? 하긴, 부모님이 외국인이면 좀 싫긴 하겠다. 어쩌면, 만날 영어 공부만 시킬지도 몰라.’
아이가 안쓰러워진 소윤은 충동적으로 어머니를 졸랐다.
“엄마, 저 남자애 우리가 입양하면 안 돼? 나 동생 갖고 싶어.”
“뭐, 뭐어?”
우아하게 커피를 마시던 설희는 황당한 표정으로 소윤을 바라보다가 이내 단호한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건 안 돼! 저 애는 이미 가족이 생겼는데, 어떻게 우리가 입양을 하니? 네 마음은 알지만, 그래도 그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우웅…….”
“그렇게 마음이 불편하면, 뭔가 선물이라도 하지 그러니? 한국을 떠나기 전에 선물을 받으면 저 애도 조금은 기분이 좋아질 거야.”
“엄마도 입양가기 전에 선물 받고 기분 좋아졌어?”
“당연하지! 엄마가 아주 어렸을 때 스웨덴 행 비행기를 탔는데, 어떤 친절한 할머니가 자기가 끼고 있던 옥 반지를 선물로 줬어. 외국에 가더라도 한국을 잊으면 안 된다고 하면서……. 다른 일은 하나도 생각이 안 나는데 그 할머니가 했던 말은 전부 기억하고 있어.”
설희는 항상 보물처럼 끼고 다니는 낡은 옥 반지를 소윤에게 보여주며 환하게 미소 지었다. 잠자코 이야기를 듣고 있던 소윤은 몹시 아쉬운 얼굴로 고개를 끄떡였다.
“알았어. 동생은 포기할게. 그 대신! 나도 쟤한테 선물 줄 거야.”
입양에 대한 미련을 버린 소윤이 자신의 보석함을 꺼내 선물로 줄 만한 물건을 찾았다.
하지만 보석함 안에는 만화 캐릭터가 들어간 핑크색 손목시계와 강아지 모양의 머리핀, 작은 색종이와 플라스틱으로 만든 유치한 장신구들뿐이었다. 낙담한 소윤은 이제껏 애지중지하던 보석함을 성의 없이 배낭에 쑤셔 넣어 버렸다.
‘이럴 때 아빠한테 받은 야구공이나, 동화책이 있으면 좋을 텐데. 아우, 동화책 한 권쯤은 그냥 가지고 있을 걸…….’
선물용으로 안성맞춤인 사인볼이나 명작 동화 시리즈는 이미 여행용 트렁크에 담겨서 뉴질랜드로 날아가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니 뒤늦게 후회해 봐야 아무런 소용도 없었다. 한참을 고민하던 소윤은 무언가 결심한 얼굴로 보석함을 다시 꺼냈다. 그리고 가장 아끼는 하늘색 색종이로 무언가를 만들기 시작했다.
‘미술 시간에 배운 걸로 만드는 선물이지만, 그래도 제일 예쁜 색이니까 쟤도 좋아할 거야. 어? 쟤가 일어났네? 히잉, 비행기가 벌써 왔나 봐!’
다급해진 소윤은 부지런히 손을 놀리면서 남자 아이에게 달려갔다.
“얘, 잠깐만! 잠깐 기다려!”
마음이 급해진 소윤은 아무런 설명도 없이 대뜸 자신이 만든 선물을 내밀었다.
“너 이거 가져! 내가 만든 거야.”
하늘색 색종이로 만든 작은 거북이 새 주인을 향해 머리를 내밀고 있었다. 갑작스런 선물에 놀란 남자 아이는 잔뜩 날이 선 독특한 억양으로 소윤에게 물었다.
“이걸 왜 내한테 주나?”
“외국에 가더라도 우리나라를 잊지 말라고 주는 거야.”
“우리나라?”
“응. 우리 선생님이 그랬거든. 엄마 거북이가 모래 속에 알을 낳고 가면 나중에 알에서 태어난 아기 거북이들이 전부 엄마를 찾아서 바다로 간대. 바다로 가는 동안 나쁜 새들이 막 쪼고 잡아먹는데도 아기 거북이들은 절대로 바다로 가는 걸 포기하지 않는대. 그러니까 너도 새 부모님 만나는 거 너무 겁먹지 마.”
“……!”
“만약에 진짜로 힘든 일이 있어도, 지금처럼 화난 얼굴 보이면 안 돼. 우리 아빠가 그러는데 비즈니스 스마일이란 게 있대. 그래서 힘들수록 더 많이 웃어야 한다고 하셨거든. 그래야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대. 누나가 하는 말 알아들었지?”
“…….”
“자, 어서 받아.”
속사포처럼 제 할 말을 끝마친 소녀는 물끄러미 자신을 바라보는 남자 아이의 손에 선물을 꼭 쥐어 주었다. 그러자 계속 묵묵부답을 고수하던 남자 아이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고, 고마워…….”
남자 아이의 갈색 눈동자가 반짝 빛나는가 싶더니, 맑은 액체 한 방울이 또로록 굴러 떨어졌다. 소윤은 자기보다 어린 남자 아이가 상당히 감수성이 예민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조금 충격을 받았다.
소윤이 다니던 영재 학원에도 비슷한 나이대의 남자 아이들이 있었지만, 그 애들 대부분은 같은 또래의 여자 아이들보다 현저히 E.Q(emotional quotient)가 떨어지는 철없는 장난꾸러기들뿐이었다. 그런데 어른처럼 조용히 슬픔을 삭이는 남자 아이를 보니, 마치 자신이 더 철없는 행동을 한 것 같아서 괜스레 얼굴이 달아올랐다.
‘아, 엄마 거북이나 부모님 얘기는 하지 말 걸…….’
미안한 마음이 든 소윤은 얼른 자신의 원피스 자락으로 아이의 눈물을 닦아 주었다.
“얘, 울지 마. 누나가 잘못 했어. 응?”
“치아라! 내는 누나 없다. 와 자꾸 내한테 누나라 카노?”
남자 아이가 갈색 눈에 힘을 주며 쏘아보자, 기가 죽은 소윤이 저도 모르게 목을 움츠렸다.
“어? 미, 미안…….”
소윤이 남자 아이의 눈치를 살피며 우물쭈물하는 사이. 웬만한 남자보다 더 거대한 몸집을 지닌 중년 여자가 그들에게 다가왔다.
“세욱아, 아줌마가 너 부르는 소리 못 들었니? 얼른 가자!”
중년 여자는 소윤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고 대뜸 남자 아이의 손을 잡아 당겼다. 그러자 남자 아이의 조그만 몸이 짐짝처럼 질질 끌려갔다. 그 모습을 본 소윤은 아이에게 더욱 미안해져서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었다. 자신이 괜히 말을 거는 바람에 남자 아이가 꾸지람을 듣게 된 것이다.
마음이 무거워진 소윤은 게이트로 가는 남자 아이에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배웅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아이를 위해서 보란 듯이 힘차게 팔을 흔들었다.
“잘 가! 밥 잘 먹고, 새 부모님 말씀 잘 들어! 너무 화 많이 내지 말고! 나중에 꼭 훌륭한 사람이 돼서 돌아 와. 이거 약속이야! 알았지?”
소윤은 미안한 마음과 외국에서 잘 적응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목청껏 소리를 질렀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게이트를 지나던 남자 아이가 힐끗 뒤를 돌아보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를 본 소윤은 새털처럼 가벼워진 마음으로 남자 아이를 전송했다.
“잘 가! 안녕!”
“소윤아, 한소윤! 이제 그만하고 얼른 가자. 비행기 도착했어.”
“으응, 알았어. 엄마. 잠깐만!”
설희의 말에 건성으로 대답한 소윤은 게이트 너머로 사라지는 남자 아이의 모습을 끝까지 지켜보았다.
“아, 갔네…….”
“얘가 정말, 빨리 안 오면 그냥 두고 간다?”
“같이 가, 엄마! 같이 가요, 은설희 씨!”
게이트를 향해 달리는 소윤의 입가에 함박웃음이 걸렸다.

* * *

몇 번씩이나 뒤를 돌아보던 세욱은 기내에 들어오고 나서야 계속 쥐고 있던 작은 손을 펴보았다.
엄지손가락 크기의 하늘색 종이 거북이 한 마리가 손바닥 위에서 빳빳이 고개를 들고 있었다. 처음 보는 예쁜 여자 아이가 준 소중한 선물이었다.
“그래도 거북이가 쫌 못 생겼네.”
절대 잊으면 안 되는 추억이 또 한 가지 생겼다. 이륙을 알리는 안내 방송이 들리자, 세욱은 조심스럽게 이름표 안쪽에 종이 거북을 집어넣었다. 낯선 곳으로 가는 것이 무서웠는데, 종이 거북이가 함께 간다고 생각하니 전혀 겁나지 않았다.
‘바라, 거북아. 내는 나중에 꼭 훌륭한 사람 되서 울 엄마 찾을 끼다. 글고, 시간 나믄 니를 맹글어 준 그 웃기는 가스나도 함 찾아 볼란다. 가서, 억수로 고마웠다고 인사 할란다. 바보 맨키로 울지 않게 돠 줘서 고맙다고…….’
낯선 곳으로 가는 것이 무서웠는데, 종이 거북이가 함께 간다고 생각하니 전혀 겁나지 않았다. 세욱은 가슴에 달린 자신의 이름표를 꼬옥 끌어안고서 하늘에서 볼 수 있는 고국의 마지막 풍경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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