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변해도

프롤로그
첫 번째 세상
두 번째 세상
세 번째 세상
네 번째 세상
다섯 번째 세상
여섯 번째 세상
일곱 번째 세상
여덟 번째 세상
아홉 번째 세상
에필로그
작가 후기

“네가…… 그…… 딸이야?”
충격을 받은 도진은 망부석이라도 된 듯 선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여은을 뚫어질 듯 쳐다보았다. 도진의 말은 질문처럼 들렸지만 질문이라기보다는 확인에 가까웠다.
“새…….”
‘어머니’라는 말을 채 하기도 전에 여은은 생모가 도진의 새어머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도진은 여은의 앞에서 그의 계모에 대한 말은 거의 하지 않았다. 하지만 여은은 도진이 새어머니를 달갑게 여기고 있지 않다고 느꼈다.
“하…… 하하.”
도진은 충격에 헛웃음만 삼켰다. 세상에 많고 많은 사람 중에 박여은, 그가 사랑하는 여자가 새어머니의 딸이었다니. 운명의 장난이라고 웃어 버리기에는 너무 어이가 없었다.
“……오……빠.”
여은의 충격도 만만치 않았다. 여은의 생모가 도진의 새어머니라니. 그런 가능성에 대한 고민을 단 일 초도 하지 않았다. 이건 그저 꿈이었다.
“누가 오빠야!”
날이 선 차가운 도진의 음성 때문에 여은은 움찔 뒤로 물러나면서 어깨를 움츠렸다. 도진에게 다가서지 못하게 할 정도로 차가운 음성이 있는 줄 미처 몰랐다. 여은은 이도 저도 하지 못하고 넋을 놓고 도진을 바라만 보았다. 도진은 낯선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