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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55112786
· 쪽수 : 416쪽
· 출판일 : 2014-12-13
책 소개
목차
Prologue 7
1. 남자라고 불러다오 15
2. 여장을 하다 53
3. 혼돈의 일요일 82
4. 조력자 103
5. 평온한 일상, 난장판 일상 123
6. 떠나는 녀석들 145
7. 뜻밖의 재회 165
8. 계속되는 거짓말 184
9. 우리는 친구 207
10. 녀석은 남자 228
11. 그들의 이상형 248
12. 내 마음을 알아주오 282
13. 오해 아닌 오해 301
14. 거짓말 아니지? 326
15. 나는 여자랍니다 349
16. 그해 마지막 밤 377
Epilogue #1 400
Epilogue #2 411
저자소개
책속에서
“여기야.”
카페 입구로 들어서는 선은을 알아본 기윤이 손을 들었다. 선은이 그를 보며 멋쩍게 웃으며 다가왔다.
“일찍 왔어?”
“조금 전에 왔어.”
조금 전에 온 것치고는 테이블 위에 올려진 잔의 커피가 반쯤 줄어 있었다. 선은이 늦은 것은 아니지만, 기윤이 상당히 일찍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커피 마셔. 그러고 나서 저녁 먹으러 가자.”
기윤은 커피를 마시면서 선은을 유심히 보았다. 만나기 싫어한다고 느낀 것은 기윤의 착각이었나? 뭔가 한결 부드럽고 여유로운 말투였다.
“난 네가 날 만나기 싫어하는 줄 알았어.”
선은은 뜨끔했다. 굉장히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주변 사람에게 리서치를 해본 결과, 잠깐 동안 학창 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가 십 년이 넘어서 다시 만난 경우에 그리 자주 만나거나 친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말에 결심을 굳히고는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뭐? 아…… 어색해서. 그리고 인사 한마디 없이 유학 간 녀석이 불쑥 반갑다고 친근한 척하는 거 별로…….”
선은은 인사도 없이 유학을 가버린 친한 친구를 다시 만났다고 해도 같았을 것이다. 자신이 여자인 것을 차치하더라도 친구인 기윤을 만나서 느끼는 명확한 감정이었다.
“하하하, 그래. 그건 생각을 못했네.”
기윤은 선은의 모든 행동이 이제야 이해가 되었다. 기가 막히게도 선은에게 상처를 주고 떠났다는 것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자신이 선은이라 해도 마냥 기쁘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이유를 알고 나니 마음이 홀가분했다.
“대신 맛있는 거 살게.”
왠지 아이 취급을 하는 것 같은 말에 선은은 뿌루퉁하게 대답했다.
“내가 애냐? 그런 걸로 퉁 치려는 거야? 너 되게 ……그렇구나.”
뭐가 그렇다는 것인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느낌만은 충분히 알 수 있을 법한 선은의 표정이었다. 나름 인사를 한다고 한 것이지만 받아들이는 사람이 그렇지 않다면 그것도 기윤의 책임이었다.
“미안. 그때는 정말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어. 네가 들으면 웃겨 죽을지도 모를 만한, 그런 거.”
선은은 피식피식 웃으며 말하는 기윤을 마뜩찮게 보았다.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났고, 굳이 그때 일을 사과받으려는 의도는 없었다. 하지만 그런 말이 나오면 조금은 진중할 줄 알았는데, 기윤은 참 가벼웠다. 가벼운 태도의 기윤에게 욱하기는 하는데 웃겨 죽을지도 모를 만한 이유가 많이 궁금했다. 심각한 것도 아니고, 웃겨 죽다니!
“뭔데?”
“차차 알려줄게. 지금은 말 못해.”
“차차?”
앞으로도 계속 만나겠다는 소리라서 선은은 선뜻 반가운 얼굴을 할 수가 없었다. 오늘 기윤을 만나기 위해 압박붕대를 사서 얼마나 가슴을 동여매었는지, 숨을 쉬기가 힘겨웠다.
“왜? 만나기 싫으냐?”
“아니…….”
웃겨 죽을 이유가 궁금하기도 하고, 순수하게 친구를 만나서 기뻐하는 기윤에게 상처를 주기도 싫었다. 어차피 고등학생 때처럼 매일 만나는 것도 아니고, 적당한 시간을 두고 이유를 듣고 난 후에 적당히 멀어지면 괜찮을 것 같았다. 여자라고 고백을 할 타이밍을 잡기도 힘들었다. 애초에 다시 만났을 때 여자라고 고백을 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