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88997995196
· 쪽수 : 532쪽
책 소개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가자! 멋지게 잡는 거야!”
얼굴에 여드름 자국이 선명한 청년은 치열이 가지런한 흰 이를 드러내며 웃고 있었다. 그러더니 아흔을 넘긴 노인에게 야구공을 건네며 나가자며 손짓을 했다. 그가 쓴 흰 모자, 가슴에 P자가 선명하게 새겨진 흰 유니폼, 어쩐지 낯이 익었다. 70여 년 전, 자신이 몸담았던 배재 고보의 유니폼이었다.
“이보게 젊은이, 난 노인이야... 더 이상 자네 같은 젊은이가 아니라고...”
용훈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지만 그 젊은이는 아랑곳없이 미소를 짓더니 이내 야구장을 향해 뛰어나갔다.
“너, 야구의 꽃이 뭔 줄 알아?”
“몰라. 야구하는데 왜 꽃이 필요해?”
“그게 아니라. 야구에서 가장 멋진 것이 뭔지 아냐고...”
“몰라...”
“호므랑!”
“뭐! 호므랑? 그게 뭔데?”
“배트로 공을 쳐서 담장 밖으로 넘겨 버리는 거. 그게 진정한 야구의 꽃 호므랑이지.”
“그게 뭐... 그게 그렇게 대단해?”
“그럼.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이번 게이오 대학 대 연희 전문의 대결은 일본과 조선의 학생 야구를 대표하는 팀으로서의 대결인데 승부는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일본 기자의 질문에 게이오 대학의 후지하라 감독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기자님, 농담이 심하십니다. 우린 동경 6대학 리그를 제패한 게이오 대학입니다. 일본 최고의 팀이란 말입니다. 그런 팀을 하찮은 조센징 팀과 비교하라니... 허허.”
“하하하..”
기자들이 후지하라의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 질문을 던진 기자가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따라 웃었다.
“100년 동안 일본 야구를 절대로 넘볼 수 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