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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98047481
· 쪽수 : 110쪽
책 소개
목차
1부
로마네스크
보석밭
야오 씨와의 대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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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나의 집
유쾌하게 빌었다
현실과 시 ―21세기의 시를 열기 위한 서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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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인생은 3부 형식
상상
아가페 칵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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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
삼계에 뚫린
거리가 우주를 장난감으로 만든다
단일장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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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책속에서
풍선 날리기
대축제다.
어린이들의 풍선 날리기다.
오색 풍선이 200개쯤
일제히 하늘로 솟는다.
풍선의 해방이다.
하늘에 뜬 꽃밭이다.
하늘이 너무 파랗다.
영감적인 너무나 영감적인.
이 놀이엔 의미가 없다.
절대의미絶對意味가 있을 뿐이다.
어린이는 영감靈感의 샘.
노아의 가족인가.
풍선들이 모두 함께 동남풍 미풍을 타고
서서히 흐르며
작아진다.
슬픈 원근법이다.
어린이 마술에 걸린 나는
언제까지나 고개를 뒤로 젖힌 채
풍선의 승천에서
시선을 뗄 수가 없다.
하늘로 하늘로 사라짐.
세상에서 제일
축복 받은 운명이다.
아, 이때 기적이 인다.
나의 눈이 1.5다.
아니, 2.0이다.
바늘 끝만한 것이 계속 보인다.
빛깔은 이미 없고
반짝반짝하는 것.
대낮별이다.
아득히 남은 한 별,
하는 사이
하나가 다시 나타나,
두 별이다.
하는 사이
셋이다.
최후로
이젠 정말 하나다.
그것마저 영영 사라졌을 때
내가 보는 창궁蒼穹에
올챙이꼬리 달린 풍선만한 별들이
일제히 헤엄쳐 들어와
불멸의 성좌 되어 찬란히 빛난다.
보내는 약혼반지에 부침
영원에서 피어오른
우리 인연을 위해 생겨난 반지
여기 약혼 날짜와 내 수결手決을 새겨서 보내오니,
여인네의 가슴 두근거린다는 다이아는 아니어도
창세기 이후 물에서나 불에서나
무궁無窮 불변하는 이 흰 질료質料의
순일純一을 다만 빌어 내 뜻을 담음이니,
꽃, 별무늬는 우리의 사랑무늬,
그 언저리의 화사한 무리[暈]는
뜨거운 내 입김이 영靈을 불어넣어
이제 살아있는 그것의 숨쉼입니다.
아아 과연, 반겨 끼어주시는 그대 손가락
무지개 선 듯 황홀하게 고와라.
길이 귀애貴愛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