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도그

팬데믹, 바다 건너 일어나고 있는 전쟁, 큰 사건들, 축제, 경사, 작별……. 수많은 일에 눈과 귀를 빼앗겨 현실에 대한 감각이 사라지 고는 한다.

그럴 때 나는 사진을 찍는다. 사진은 기억을 돕는 도구다.

이 사진집은 돌아가신 어머니, 강아지, 나, 가족의 과거와 현재, 그 리고 그 주변의 ‘인연’을 기록한 것이다. 코로나19의 유행과 동시에 강아지를 키우기 시작하게 된 우연한 계기로 우리는 리키와 함께 잠잠해진 동네를 매일 산책하며 사진을 찍었다. 책 속의 사진들은 2019년 12월부터 2022년 6월까지 아이폰Xs로 촬영한 9,287장의 사진 중에서 일부를 추려낸 것이다.

누구에게나 마음속에 소소하지만 소중한 일상을 기록할 수 있게 하는 ‘해피’와 같은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이 많은 이들의 ‘해피’를 떠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옮긴이 류명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