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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철학 일반 > 교양 철학
· ISBN : 9788998831042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13-10-15
책 소개
목차
1. 사람을 질리게 하는 철학_14
2. 미스 철학, 미스터 강자를 유혹하다_24
3. 철학, 종교를 만나다_32
4. 신의 세상, 이교도의 꼬리표를 단 철학_44
5. 무슬림, 철학을 껴안다_54
6. 철학의 재발견_63
7. 철학의 암흑기, 천국왕조의 시대_71
8. 철학은 종교의 머슴_82
9. 철학하는 인간_96
10. 철학은 의심한다. 고로 존재한다_101
11. 생각의 레고, 이성주의_115
12. 형이상학, 초절정의 진실을 위하여_121
13. 이원론, 정신과 물질의 위험한 동거_123
14. 환상 속의 그대, 유아론과 목적론_129
15. 희망의 에티카_136
16. 더블 스타, 이성주의 vs. 경험주의_149
17. 철학이라는 이름의 핑퐁 게임_158
18. 거장과 걸작_171
19. 기계론, 신세계를 꿈꾸다_179
20. 결정론, 모든 것이 운명이다_189
21. 의심으로 통하는 길_199
22. 청출어람, 철학괴물_212
23. 데자뷔? 잊고 있었던 일_225
24. 철학의 구세주_241
25. 죽었다 깨어나도 알 수 없는 것들_256
26. 새로운 왕, 그 젊은이_266
책속에서
저자의 말_
“철학으로는 빵 한 덩어리도 구울 수 없다.”
이는 철학을 놓고 한 명언 아닌 명언이다. 철학은 그만큼 실질적인 쓸모가 없다는 뜻이다. 철학을 제외한 학문 중 가장 추상적이라 여겨지는 수학조차도 과학의 기초가 된다. 그러나 철학은 별 의미 없는 공론 중의 공론이라 말할 수 있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철학을 전공하려는 학생이 많지 않다. 돈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 확실히 철학은 실질적이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학은 모든 사람에게 반드시 필요한 학문이다.
인간의 욕망에는 끝이 없지만 인간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 그 때문에 무한한 욕망과 냉혹한 현실이 충돌할 때마다 인간은 감당하기 힘든 고통에 빠져 허우적댈 수밖에 없다. 이를 테면 젊은 시절에는 사랑을 원하지만 쉬이 얻지 못하고, 중년에는 존중받고 싶어 하지만 그런 대접을 받지 못하며, 노년에는 좀 더 장수하길 원하지만 뜻대로 할 수 없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이런 과정을 통과의례처럼 겪어야 한다.
이런 고통을 겪을 때마다 인간은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과 관련된 몇 가지 문제를 깊이 고민하게 된다.
‘나는 무엇 때문에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는 것일까? 이 고통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을까?’
‘고난이 본래 인간의 숙명이라면 영원히 벗어날 길은 없는 것인가?’
‘이런 고통을 감당하는 것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어떤 이는 평생을 고통에 시달리다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져 죽음에 이르게 되는데 그의 삶에서는 행복을 누린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다. 그렇다면 그의 인생은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일까?’
‘나 역시 평생 고통만 받다 절망하며 죽게 되는 것은 아닐까?’
‘내 삶에는 대체 어떤 의미가 있는가?’
‘무엇 때문에’ 혹은 ‘의미’를 논하는 것은 모두 철학의 문제에 속한다. ‘의미’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것이야말로 인간과 짐승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 말할 수 있다. 어떤 일의 숨은 의미를 찾지 못할 경우 인간은 어리둥절해하며 그런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특히 인생에 관한 문제는 더 그렇다. 그런 의미에서 무신론자들에게 인간이란 결국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이며, 인간의 짧은 삶 자체도 언젠가 절대적인 허무로 변모할 수밖에 없는 대상이다. 이런 점을 곱씹다 보면 자연스럽게 ‘인생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끊임없이 되묻게 된다. 나의 진정한 삶도 찾지 못한 채 가만히 넋 놓고 있다 죽음을 맞거나 변변찮은 의식이라고 흘러가는 긴 시간의 강 속으로 사라지도록 놓아둘 수는 없지 않은가.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느낄 때마다 인간은 불안에 시달린다. 이런 두려움과 걱정을 떨쳐버리고 해결책을 세우는 데 필요한 것이 바로 철학 공부다. 그리고 이런 일을 한평생 하는 이들이 바로 철학자들이다.
_한국어판 서문 중에서